본초 법제 - 황정
황정, 9번 찌고 말리기를 반복해서 쓴다
황정(黃精)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속줄기가 짧게 갈라지고, 굵기가 1~2센티미터 정도 된다.
줄기는 곧게 서지만, 드물게 덩굴 형태를 띠기도 한다.
다 자라면 높이가 50~90센티미터에 이른다.
잎 뒷면은 회청색이고, 맨 끝은 뚜렷하게 말리거나 구부러져 있다.
꽃은 5~6월에 유백색 또는 연한 노란색으로 핀다.
열매는 8~9월에 검은빛으로 익으며, 씨는 4~7개가 들어 있다.
다른 이름으로 층층갈고리둥굴레, 무기지(戊己芝), 선인유량(仙人遺糧), 옥죽황정(玉竹黃精), 토영지(土靈芝), 산생강(山生薑), 황지(黃芝)이라고도 한다.
황정과 둥굴레는 서로 비슷하나, 이 둘은 분명히 다르다.
일례로 잎의 모양을 볼 때 황정은 대나무잎과 비슷한 모양으로 4-5개씩 마주하며 돌려난다.
반면 둥굴레는 휘어진 줄기에 잎이 각각 어긋나게 난다.
뿌리의 모양을 보면 황정은 굵기가 3센티미터 이내인 반면, 둥굴레는 1센티미터 이내다.
참고로 대황정은 뿌리 굵기가 3센티미터 이상인데, 전체적으로는 황정이라기보다는 둥굴레와 가깝다.
황정은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귀한 약재였다.
보약(補藥)으로서 효능이 커 비장과 위장의 기(氣가 허(虛)하거나, 온몸이 무기력할 때 사용하면 큰 효과가 있다.
특히 근육과 뼈의 무력증에 뛰어난 효과가 있고, 병후 허약할 때 사용하면 좋은 효과가 있다.
또 폐질환으로 인한 객혈(喀血)과 마른기침, 풍습에 의한 통증, 비위가 허약한 데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최근 각종 연구에서는 백혈구 감소증과 재생불량성 빈혈 등에 현저한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또 당뇨, 고혈압, 관상동맥경화증, 심장병 등의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해당 질환의 치료에 응용되고 있다.
황정에 대한『동의보감』의 설명을 보면, “독성이 없고, 기를 보한다.
비장·위장·심장·폐를 보하고,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한다.
또 오로칠상(五勞七傷)으로 쇠약해진 몸을 다스리고, 뼈와 근육을 강건하게 한다”고 하였다.
또『동의학사전』의 설명을 보면, “맛이 달고, 성질이 평(平)하다.
약성이 비경(脾經)과 폐경(肺經)에 작용한다.
비위와 폐를 보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며, 정수(精髓)를 불려 준다.
약리실험에서 혈압강하작용, 혈당저하작용, 동맥경화 치료 작용, 지방간 치료 작용 등이 밝혀졌다.
몸이 허약하고 기운이 없는 데, 비위가 허약한 데, 마른기침, 폐결핵, 당뇨병 등에 쓴다”고 하였다.
황정은 숙지황과 마찬가지로 9번 찌고 9번 말리는 과정을 겪어야만 비로소 보약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다만, 황정과 숙지황은 다 같이 보약이고, 법제 방법이 똑같긴 하지만, 그 효능은 다르다.
즉, 황정은 비장을 보하고, 폐를 윤택하게 하는 등 오장육부를 고루 보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숙지황은 오로지 신장의 음(陰)과 정혈(精血)을 보하는 효과가 있다.
황정을 활용하는 예를 몇 가지 소개하면, 황정을 분말하여 콩알 크기의 환을 만든다.
이것을 식전 30분에 30환씩 장기간 복용하면, 오장육부의 기능이 좋아지고 기력이 넘치게 된다.
또 구기자와 함께 같은 양으로 넣고 달여서 차처럼 꾸준히 마시면, 간장과 신장이 좋아져 노화가 방지되고 정력이 강해진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봄 또는 가을에 뿌리를 캐어 잔뿌리를 다듬어 버리고 물로 씻어 찐 다음 말려서 쓴다.
『동의보감』『의방유취』『방약합편』은 아홉 번 쪄서 아홉 번 말리라고 하였다.
아홉 번 쪄서 아홉 번 말리라는 것은 여러 번 되풀이하거나 가열하는 시간을 많이 할수록 좋다는 뜻이다.
쪄서 쓰면 인후를 자극하고 목이 아린 것을 없앤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임상가에 따르면 약재를 잘 고르고 그대로 썼다고 한다.
또 약재를 술로 씻어 쓰기 나, 혹은 술에 담갔다가 썼다고 한다.
또한 술에 담갔다가 찌는 것을 여러 번 되풀이하여 썼다고도 한다.
일부 경험에는 약재를 그대로 찌거나 꿀술에 담갔다가 여러 번 쪄서 썼다고 한다.
◎ 현대적인 법제법
약재에서 겉껍질을 벗겨 버린 다음 잔뿌리를 다듬어 버린다.
그러고 나서 물로 깨끗하게 씻어 충분히 누기를 준 다음 5밀리미터 정도의 두께로 자른다.
이것을 잘 말렸다가 쓴다.
두 번째 방법은 위에서 가공한 약재에 알코올 도수 20도의 청주를 약재의 1/4정도 부어 술이 약재에 전부 잦아들면 꺼내 밀폐된 증기 가마에 넣는다.
약재가 붉은 밤색의 윤기를 내며 속까지 익을 때까지 12~24시간 정도 찐다.
이것을 꺼내어 잘 말렸다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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