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뇨 = 가미익기탕
김태환 선생은 침술, 약, 복진법 등 전통 의술의 맥을 잇고 있는 향토명의다.
선생은 중학교 때부터 계룡산 신원사 주지인 이대진(李大振) 선생 밑에서 의술을 배우며 침과 약의 묘리(妙理)를 터득하였다.
선생의 스승인 이대진 선생은 침술과 약과 역학에 통달한 당대의 명의로 이름이 높았다.
김태환 선생은 스승의 의술 비법을 이어 받아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한편, 후학(後學)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 김태환 | 靑山醫學會
사람은 하루에 소변을 보는 횟수가 나이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대개 4세가 넘으면 깨어 있는 동안 4~6회 정도의 소변을 본다. 또 잠을 자는 동안에는 0~1회가 보통이다.
빈뇨증(頻尿症)은 하루의 배뇨량에는 변화가 거의 없으나, 배뇨 횟수가 많아지는 증세를 가리킨다.
단순히 물이나 음료, 술 등을 많이 마셔서 일시적으로 자주 소변을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심한 사람은 10~15분 간격으로 소변을 보기도 한다.
빈뇨가 있으면 낮에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지만, 무엇보다 밤이 되면 더욱 괴롭다.
깊은 잠에 빠졌다가도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수면 부족,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때로는 소변이 마려운 순간을 참지 못하여 그대로 옷에 싸 버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소변을 보고 난 후 잔뇨감이 있어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소변을 볼 때 심한 통증이 있어 애를 먹기도 한다.
또 평상시에 하복부와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회음부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나아가 잔뇨가 지속됨으로써 심하면 방광염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 외에도 수면 부족과 불면증으로 인해 건강이 크게 악화되어 2차적인 병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과 고통을 주는 빈뇨가 생기는 것은 신장과 방광의 기운이 허한(虛寒)하여 소변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는 삼초(三焦)의 기화 작용이 약하거나, 비장과 폐장의 기가 허하여 수습(水濕)이 제대로 운반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는 방광염증, 방광 하부 폐색, 전립선 비대나 자궁근종으로 인한 방광 압박 등 방광의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아졌을 때 발생한다.
이렇게 기허로 하초(下焦)가 허냉(虛冷)하여 소변이 조금 있어도 참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는 대체로 온몸이 몹시 노곤하면서 힘이 없고, 목소리가 약하며, 얼굴이 창백하다.
또한 저절로 땀이 나고, 바람을 싫어하며, 식욕이 없다. 대변은 묽고, 맥은 허약하다.
전통의학에서는 빈뇨증이 있는 경우 익기약(益氣藥)으로 하초가 허냉한 것을 다스렸다.
빈뇨를 부르는 기허증은 주로 폐(肺)와 비(脾) 두 장기의 장애와 관련되어 생긴다.
따라서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며, 폐경(肺經)과 비경(脾經)에 작용하는 익기약을 쓰면 기를 보하고 기허증을 예방하는 데 신효하다.
특히 산약, 황기, 인삼을 주장 약으로 한 가미익기탕은 신장의 기운을 보(補)하고, 삼초(三焦)의 기능을 좋게 하여 빈뇨증 치료에 합당한 처방이라고 할 만하다.
이와 함께 빈뇨증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만성피로를 금해야 한다.
또 육류를 비롯하여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 등 서구식의 비자연인 음식을 금해야 한다.
이들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에 불순한 음식의 노폐물과 화학 독소가 축적됨으로써 인체의 제반 기능이 떨어지고, 각종 질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가미익기탕(加味益氣湯)
▶ 처방 내용 :
산약 8그램,
황기 6그램,
인삼·백출·오미자·오약·익지인·감초 각 4그램,
당귀·진피 각 2그램,
시호·승마 각 1.2그램
▶ 법제법 :
황기를 꿀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노릇노릇하게 볶고, 시호와 승마는 정종으로 씻는다.
▶ 복용법 :
위의 약을 한 첩으로 하여 물로 달여 하루 세 차례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산약은 비경과 폐경에 작용하여 기와 비위를 보함으로써 빈뇨를 없애고, 부신피질을 자극하여 몸의 저항성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황기 역시 비경·폐경·삼초경에 작용하여 기를 보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또한 인삼·백출·오미자·오약·익지인·감초는 몸을 따뜻하게 하여 허한(虛寒)해진 방광의 기운을 보해 주는 작용을 하며, 진피는 기를 순화롭게 돌리는 작용을 한다.
시호는 간담의 열을 내려 흉중의 열을 꺼 주고, 간기(肝氣)를 잘 통하게 하여 기를 끌어 올리는 작용을 한다.
승마는 시호를 보조하는 한편, 풍열(風熱)을 발산시키는 작용을 한다.
결론적으로 이 처방은 신장의 양기를 보해 주고, 흉중의 열을 꺼 주어 수승화강(水昇火降)을 잘되게 함으로써 빈뇨를 해소하는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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