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미래덩굴
산지의 숲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굵고 딱딱한 뿌리줄기가 꾸불꾸불 옆으로 길게 벋어간다.
줄기는 마디마다 굽으면서 2m 내외로 자라고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원형 ·넓은 달걀 모양 또는 넓은 타원형이며 두껍고 윤기가 난다.
잎자루는 짧고 턱잎이 칼집 모양으로 유착하며 끝이 덩굴손이다.
꽃은 단성화로 황록색이며 5월에 산형꽃차례[傘形花序]를 이룬다.
꽃줄기는 길이 15∼30mm이고 작은꽃줄기는 길이 1 cm 정도이다.
화피갈래조각은 6개이며 뒤로 말리고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씨방은 긴 타원형으로서 3심이며 끝이 3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둥글며 지름 1cm 정도이고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으며, 명감 또는 망개라고 한다.
열매는 식용하며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뿌리를 이뇨 ·해독 ·거풍 등의 효능이 있어 관절염 ·요통 ·종기 등에 사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인도차이나 등지에 분포한다.
줄기가 곧고 가지가 많으며 잎이 작은 것을 좀청미래(var. microphylla)라고 한다.
잎
잎은 어긋나기하며 넓은 타원형이고 윤채가 있으며 가죽질이고 길이와 폭이 각 3 ~ 12cm × 2 ~ 10cm로, 둥글거나 넓은 타원형이며 끝이 갑자기 뾰족해지고 원저 또는 아심장저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턱잎은 덩굴손으로 발달한다.
꽃
암수딴그루로 우상모양꽃차례는 잎겨드랑이에 달리고, 꽃은 황록색으로 5월에 피고, 화피열편은 6개로 긴 타원형이고 뒤로 말리며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고 씨방은 긴 타원형으로서 3실이며 끝이 3개로 갈라진다.
열매
열매는 둥글고 지름 1cm정도로서 9 ~ 10월에 적색으로 성숙하며 명감 또는 망개라고 한다.
종자는 황갈색이며 5개 정도이다.
줄기
원줄기는 마디에서 굽어 자라며 길이 3m에 이르고 갈고리같은 가시가 있다.
용도
• 어린 순은 나물로 먹으며 열매는 식용한다.
• 잘 익은 열매는 꽃꽂이에 이용한다.
• 과수원의 생울타리나 정원의 간막이 장식용으로 아주 훌륭하다.
• 根莖(근경)은 발계, 잎은 발계엽이라 하며 약용한다.
⑴발계
①청미래덩굴 및 同屬(동속) 近緣植物(근연식물)의 근경을 2월이나 8월에 근경을 캐어 잔뿌리를 제거하여 깨끗이 하여 햇볕에 말린다. 토복령을 대용한다.
②성분 : 근경에는 diosgenin과 diosgenin으로 구성된 다종의 saponin이 함유되었고 또 alkaloid, phenol류, aminotks, 유기산, 당류가 들어 있다. 종자에는 粗脂(조지) 11.2%가 함유되었고 지방에는 linoleic acid 39.1%, oleic acid 48.4%가 함유되어 있다.
③약효 : 祛風濕(거풍습), 利小便(이소변), 消腫毒(소종독)의 효능이 있다. 관절의 疼痛(동통), 筋肉痲痺(근육마비), 설사, 이질, 水腫(수종), 淋病(임병), 정창, 腫毒(종독), 痔瘡(치창)을 치료한다.
④용법/용량 : 9-15g(대량으로는 30-90g)을 달여 복용한다.
술에 담그거나 또는 丸劑(환제), 散劑(산제)로 복용한다. <외용> 煎液(전액)으로 熏洗(훈세)한다.
⑵발계엽
①잎에는 rutin을 함유하고 있다.
②약효 : 風腫(풍종), 瘡癤(창절), 腫毒(종독), 염창, 화상을 치료한다.
②용법/용량 : 술에 담가 복용한다. <외용> 짓찧어서 또는 분말로 調布(조포)한다.
'청미레덩굴'의 방언형으로는 '청미레'계, '망개'계, '멩감'계 등이 있다.
① '청미래'계 : 청미래덤(떰)불, 청미레덩굴, 층모래똥굴, 청메기덤풀
② '망개'계 : 망개, 망개덤불(풀), 망개딩이, 처망개, 참망개덤불, 멍개(게), 멍개떰, 뭥개, 멍가, 명개(과), 멩저남(낭), 맬대기남(낭)
③ '명감'계 : 명(멩)감, 맹감, 멍감, 밍감, 맹검
④ 기타 : 땀(깜)바구, 퉁갈(괄/과리), 늘렁감, 버리둑덤풀
표준어로 선정된 '청미레'계는 경기의 서부와 이에 이어지는 충북의 북부 지역에만 분포되어 있다.
'망개'계는 경기 서남부와 충남북 대부분 지역 그리고 경남북 대부분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데 대체로 중부 지역에서는 이 계통의 '멍개'가, 그리고 경남북 지역에서는 '망개'가 많이 쓰이고 있다.
'명감'계는 전남북과 경남의 서부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기타의 '땀바구'와 '퉁갈'은 각각 강원 남부와 중부에 보인다.
경기와 강원 일원에 해당 어형이 없는 것으로 조사된 지역이 많은데 이는 이 식물이 추운 지방에서는 자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무명(無名) 지역 중에서도 저지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일부는 조사상의 미숙에서 온 결과로 보인다.
'청미래'는 '미레/래' 앞에 '청(靑)'이 덧붙은 단어로 '미래'는 '멸애'(樂學軌範 7:19, 東醫寶鑑 湯液篇 3:8)로 일찍 보였고 '청멸앳'(物名考 3 草) 등으로도 보였다.
즉 '멸애'에서 일정한 변화를 거쳐 '미래/레'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한편 현재 '약모밀'이나 '멸나물'로 불리는 '멸(蕺)'(訓蒙字會 上 13, 四聲通解 下 73)이나 '청미래'와 같은 백합과의 '밀나물'의 '밀'이 어원적으로 관련이 있다면 '멸애'는 '멸+애'의 결합으로 보게 되고 이는 '*멸개'로부터의 과도형이라 할 것이다.
한편 '망개'계의 '망개, 멩개, 밍게, 명개' 등은 '청명애'(四聲通解 上 48)나 '명개'(漢淸文鑑 25) 등과 같은 계통이다.
'명애'는 앞의 '멸애'와 유사하게 'ㄱ'이 탈락한 것임은 물론이다.
이렇게 보면 '명+개'를 '멸+개>멸애'에 평행시킬 수도 있다.
'명감'계는 다시 '명+감'으로부터의 변화형들로 보아야 하는데 열매를 뜻하는 데에 붙은 접미사로 '-개' 이외에 '-감'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대어의 '연밥, 가시연밥'의 '밥'은 본래 '밤'이었던 것인데(cf. #밤>>… 마름), 이 '밤'과 '감'의 'ㅂ -ㄱ' 대응이 가능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삼천리금수강산, 옛사람들은 산 넘고 물 건너 평평한 땅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오순도순 모여 살았다.
시집가고 장가가고 먹을 것, 입을 것을 서로 주고받아야 하니 더우나 추우나 산길을 수없이 넘어 다닐 수밖에 없었다.
청미래덩굴은 사람들이 잘 다니는 산속 오솔길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흔하디흔한 우리 산의 덩굴나무다.
청미래덩굴은 공식적인 이름이고, 경상도에서는 망개나무, 전라도에서는 맹감나무, 혹은 명감나무라 불린다.
이 중에서도 망개나무란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충북 및 경북 일부 지방에서 자라는 희귀수종인 진짜 망개나무와 혼동하기 쉽다.
청미래덩굴의 잎은 젖살 오른 돌잡이 아이의 얼굴처럼 둥글납작하고, 표면에는 윤기가 자르르하다.
기다란 잎자루의 가운데나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한 쌍의 덩굴손은 손끝에 닿는 대로 나무며 풀이며 닥치는 대로 붙잡고 ‘성님! 나도 같이 좀 삽시다’ 하고 달라붙는다.
잡을 것이 없으면 끝이 도르르 말린다.
덩굴줄기를 이리저리 뻗기 시작하면 고약한 버릇이 생긴다.
갈고리 같은 작은 가시를 여기저기 내밀어 자기 옆으로 사람이나 동물이 지나다니는 것을 훼방 놓는다.
나무꾼의 바짓가랑이를 찢어놓고 그도 모자라 속살에 생채기를 만들어놓는가 하면, 친정나들이를 하는 아낙의 치맛자락을 갈기갈기 벌려 놓는 심술을 부리기도 한다.
화가 난 사람들이 낫으로 싹둑싹둑 잘라 놓아도 되돌아서면 ‘약 오르지?’를 외치듯 새 덩굴을 잔뜩 펼쳐놓는다.
청미래덩굴의 가시는 이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
래서 산속의 날쌘돌이 원숭이도 꼼짝 못한다는 뜻으로 일본인들은 아예 ‘원숭이 잡는 덩굴’이라고 한다.
그러나 청미래덩굴은 이처럼 몹쓸 식물만은 아니다.
여러 가지 좋은 일도 많이 한다.
어린잎을 따다가 나물로 먹기도 하며, 다 펼쳐진 잎은 특별한 용도가 있다.
잎으로 떡을 싸서 찌면 서로 달라붙지 않고, 오랫동안 쉬지 않으며, 잎의 향기가 배어 독특한 맛이 난다.
이제는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시골장터에서 흔히 듣던 떡장수의 ‘망개~ 떠억’ 하는 외침은 지나간 세대의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망개떡은 청미래덩굴의 잎으로 싼 떡을 말한다.
줄기는 땅에 닿는 곳에서 바로 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나무처럼 땅속을 이리저리 뻗쳐 나가는 땅속줄기(地下莖)를 갖는다.
땅속줄기는 굵고 울퉁불퉁하며 오래되면 목질화된다.
마디마다 달려 있는 수염 같은 것이 진짜 뿌리다.
뿌리 부분에는 어떤 원인인지 명확치 않으나 가끔 굵다란 혹이 생기는데, 이것을 ‘토복령(土茯岺)’이라고 한다.
속에는 흰 가루 같은 전분이 들어 있어서 흉년에 대용식으로 먹기도 했다.
그 외에 주요 쓰임새는 약재다.
옛사람들이 문란한 성생활로 매독에 걸리면 먼저 토복령 처방부터 시작했다.
또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피를 맑게 하며 해독작용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봄의 끝자락에 이르면 잎겨드랑이에 있는 덩굴손 옆에 긴 꽃대가 올라와 우산모양의 꽃차례를 펼친다.
노란빛이 들어간 풀색 꽃이 모여 피고 나면 초록색의 동그란 열매가 열렸다가 가을에는 빨갛게 익는다.
다 익은 열매는 속에 황갈색의 씨앗과 주위에 퍼석퍼석하게 말라버린 약간 달콤한 육질이 들어 있다.
먹을 것이 없던 옛 시골 아이들은 ‘망개 열매’가 시고 떫은 초록일 때부터 눈독을 들인다.
익은 열매는 달콤한 맛을 보려고 오가며 가끔 입속에 넣어보곤 한다.
항상 조금 더 맛있고 씹히는 부분이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으로 유년을 보낸 기억이 새롭다.
육질이 거의 메말라 버린 열매는 덩굴에 매달린 채로 겨울을 넘겨 다음해 봄이 되어도 그대로 달려 있다.
줄기의 뻗음이 멋스러워 꽃꽂이 재료로 우리 주변에서 만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