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나무
중국 원산으로 가중나무라고도 한다.
가둑나무·북나무·개죽나무·까중나무·가중나무라고도 한다.
가죽나무는 '가짜죽나무'란 뜻이다.
원래 절에 많이 심었는데 잎을 먹을 수 있는 참중나무(참죽나무)와 닮았으나 잎을 먹을 수 없다 하여 가승목(가짜중나무)이라 부른다.
한자로는 가승목(假僧木)·저수(樗樹)·저목(樗木)·산춘수(山椿樹)라 한다
학교나 공원 등지에 심지만, 각지에 야생하기도 한다.
한국·일본·중국·사할린·몽골·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유사종으로 잎 표면이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짙은 회색이며, 열매가 붉은빛이 도는 붉은가죽나무(for. erythrocarpa)가 있다.
성장이 빠르며 줄기 지름 50 cm, 높이 20~25m에 이르고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홀수 1회 깃꼴겹잎이며 길이 45∼80cm이다.
작은잎은 13∼25개로 길이 7~12cm, 나비 2~5cm이다.
넓은 바소꼴로 위로 올라갈수록 뾰족해지고 털이 난다.
잎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연한 녹색으로 털이 없다.
꽃은 집성화로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6~7월에 녹색이 도는 흰색의 작은 꽃이 핀다.
열매는 시과로 긴 타원형이며 길이 3~5cm, 나비 8~12mm이다.
프로펠러처럼 생긴 날개 가운데 1개의 씨가 들어 있다.
목재를 가구재·기구재·농기구재로 쓰고, 잎은 가죽나무누에의 사료로 쓴다. 가로수로 심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봄과 가을에 뿌리의 껍질을 채취하여 겉껍질을 벗기고 햇볕에 말려서 이질(적리)·치질·장풍 치료에 처방한다.
민간에서는 이질·혈변·위궤양에 뿌리를 진하게 달여 먹는다.
줄기
높이가 20m에 달하고 수간이 통직하며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오랫동안 갈라지지 않고 일년생가지는 황갈색 또는 적갈색이며 털이 있으나 없어지는 것도 있다.
잎
잎은 어긋나기하고 홀수깃모양겹잎으로 길이 60-80cm이며 소엽은 13-25개이고 넓은 피침상 달걀모양이며 점첨두이고 예저 또는 원저이며 길이 7-13cm, 폭 5cm로서 연모가 있고 하반부에 2-4개의 톱니와 선점이 있으며 표면은 진한 녹색, 뒷면은 연한 녹색으로 털이 없다.
꽃
원뿔모양꽃차례는 가지 끝에 달리고 길이 10-30cm이며 꽃은 자웅이가화로서 지름 7-8mm이고 녹색이 도는 백색으로 6-8월에 개화한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며 5개의 꽃잎은 끝이 안으로 꼬부라지고 수술은 10개이며 5심피로 된 씨방의 암술대가 5개로 갈라진다.
열매
시과는 3-5개씩 달리고 연한 적갈색이며 얇고 피침형이며 길이 3-4cm, 폭 1cm로서 날개 가운데 1개의 종자가 들어 있으며 9-10월에 성숙하고 봄까지 달려 있다.
용도
• 주요 조림수종 : 조경수종, 내공해수종
• 도시의 가로수,공원수로 식재하고 반드시 수나무를 선발하여 심는 것이 좋다.
• 목재는 기구(농기구)재, 차량재, 무늬목 단판으로 사용된다.
• 근(根) 또는 수간(樹幹)의 내피(內皮)는 樗根白皮(저근백피), 엽(葉)은 樗葉(저엽), 시과는 鳳眼草(봉안초)라 하며 약용한다.
⑴樗根白皮(저근백피)
①성분 : 근피에는 mersosin, tannin, phlobaphene 등이 함유되어 있고 나무껍질에는 ailanthone, amarolide, acetylamarolide, quassin, nigakihemiacetal B 등이 함유되어 있다.
종자에는 유(油) 약 35% 및 2,6-dimethoxy-p-benzoquinone, ailanthone, ailantholide, chaparrinone, quassin 등이 함유되어 있고 잎에는 quercitrin, 비타민 C 등이 함유되어 있다.
②약효 : 淸熱(청열), 燥濕(조습), 澁腸(삽장), 止血(지혈), 살충의 효능이 있다. 慢性下痢(만성하리), 腸風便血(장풍변혈), 崩漏(붕루), 帶下(대하), 遺精(유정), 白濁(백탁), 회충병을 치료한다.
③용법/용량 : 6-12g을 달여서 마시거나 散劑(산제), 丸劑(환제)로 복용한다.
<외용> 煎液(전액)으로 세척하거나 졸여서 膏劑(고제)로 붙인다.
⑵樗葉(저엽) - 瘡疥(창개), 風疽(풍저-관절의 굴곡면에 생기는 水疱疹(수포진))을 치료하며 잎을 삶은 즙으로 씻는다.
⑶鳳眼草(봉안초) - 이질, 腸風(장풍)에 의한 血便(혈변), 血尿(혈뇨), 崩漏(붕루-자궁이상출혈), 白帶下(백대하)를 치료한다.
3-9g을 달여서 마시거나 粉末(분말)로 하여 복용한다.
가죽나무는 인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훌쩍 높이 자라 여름날이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그러나 가죽나무의 한자 이름인 ‘저(樗)’는 쓸모없는 나무의 대표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참나무를 뜻하는 ‘역(櫟)’자를 붙여 ‘저력(樗櫟)’이라고 하면 재주도 없고 쓸모도 없는 인재라는 뜻으로 자기를 낮추어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가죽나무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 곁에 함께 살면서도 돌보지 않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은 씨와 뿌리로 왕성하게 뻗어 빈터가 생기면 어디에서건 자라기 시작한다.
과연 가죽나무는 쓸모없는 나무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자람이 빨라 재질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형편없는 나무의 대명사가 될 정도는 아니다.
목재는 황백의 밝은색을 띠며, 판자를 켜면 물관 배열이 아름답게 나타난다.
흠이라면 건조가 좀 어렵다는 정도인데, 목재가공 기술이 발달한 요즈음 세상에는 없어서 못 쓴다.
나무의 모양새는 가지가 옆으로 잘 뻗어 제법 품위를 갖추고 있으며, 공해에도 강하여 요즈음에는 가로수로서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옛사람들이 가죽나무가 이렇게 쓸모없는 나무라고 한 데는 《장자》 〈외편〉의 ‘산목(열어구)’에 혜자와 장자의 대화 내용 때문으로 보인다.
"내가 사는 곳에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있네. 사람들은 그 나무를 보고 가죽나무라 하더군. 나무 둥치가 옹이투성이라 먹줄조차 댈 수가 없고, 가지는 꾸불꾸불해서 자로 잴 수조차 없는 형편이네. 그 때문에 길가에 서 있어도 목수들이 거들떠보지를 않네."
여기서 말하는 저(樗)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죽나무는 아닌 듯하다.
옹이가 많지도 않고 가지가 꾸불꾸불하지도 않다.
가죽나무라는 특정 나무가 아니라 아마도 나쁜 나무의 포괄적인 뜻으로 ‘가죽나무 저(樗)’를 쓰지 않았나 싶다.
가죽나무는 원래 우리나라 토종나무가 아니다.
들어온 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기록이나 자람새로 보아 적어도 수백 년 전에 중국에서 들어와 정착한 것 같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어릴 때는 갈라지지 않으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거의 흑갈색으로 진해지고 얕게 세로로 갈라진다.
가죽나무의 다른 이름은 ‘호목수(虎目樹)’인데, 나무에 붙어 있던 잎자루 자국이 마치 ‘호랑이 눈 같다’는 뜻이다.
백제 때 있었던 놀이의 하나로 ‘저포(樗蒲)’란 것이 있다.
모양이 주사위와 비슷하며, 뒷면이 가죽나무 잎 자국과 비슷하여 이런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가죽나무의 잎은 한 대궁에 여러 개가 달리는 겹잎이며, 아주 큰 톱니가 2~3개 있다.
이 톱니의 끝을 만져보면 딱딱한 알맹이가 만져지는데, 간단히 사마귀라고 생각하면 알기 쉽다.
가죽나무에서 나는 약간 고약한 냄새의 근원지가 바로 이 사마귀다.
가죽나무와 참죽나무는 과(科)가 다를 만큼 한참 거리가 있는 나무이나 생김새가 아주 비슷하다.
잎에 사마귀가 달려 있고, 나무껍질이 갈라지지 않은 것이 가죽나무, 잎 가장자리의 톱니가 일정한 간격으로 얕게 나 있으며, 이순신 장군의 갑옷 같은 껍질을 가진 것이 참죽나무다.
경상도와 일부 전라도 지방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고 부르고, 표준말의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고 하여 이름에 혼란이 있다.
한자로 저(樗)는 꼭 가죽나무만 일컫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참죽나무라 하여 역시 혼란스럽다.
《해동농서》에는 저(樗)라 쓰고 ‘참죽나무’라는 훈을 달았으며, ‘두 종류가 있다’라고 하였다.
나무가 실하고 잎이 향기로운 것을 ‘진저(眞樗, 참죽나무)’라고 하며, 나무가 엉성하고 잎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가저(假樗, 가죽나무)’라고 한다는 것이다.
또 가죽나무란 이름은 가짜 중나무란 뜻의 ‘가중나무’에서, 참죽나무는 진짜 중나무란 뜻의 ‘참중나무’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채식을 하는 스님들이 나물로 먹던 참죽나무와 비교하여 이름만 비슷하고 먹을 수 없다는 뜻으로 가죽나무라고 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