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나무
오배자나무·염부목·굴나무·뿔나무·불나무라고도 하며 산지에서 자란다.
옻나무에 속하지만 독성이 없다.
높이 3m 내외로 굵은 가지는 드문드문 나오며 작은 가지에는 노란빛을 띤 갈색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7∼13개의 작은잎으로 된 깃꼴겹잎이며 우축에 날개가 있다.
작은잎은 달걀 모양으로 굵은 톱니가 있고 뒷면에 갈색 털이 있다.
꽃은 2가화(二家花)로 줄기 끝 잎겨드랑이에서 원추꽃차례가 나와 달리고 노란빛을 띤 흰색이며 꽃이삭에 털이 있다.
꽃받침조각·꽃잎은 각각 5개씩이고, 암꽃에는 퇴화한 5개의 수술과 3개의 암술대가 달린 1개의 씨방이 있다.
열매는 편구형(扁球形) 핵과로서 노란빛을 띤 붉은색이며 노란빛을 띤 갈색의 털로 덮이고 10월에 익는데 열매의 겉에는 흰색의 물질이 소금처럼 생긴다.
이때문에 붉나무는 염부목이라도도 하는데 그 맛은 시고 짠맛이 난다.
잎은 가을에 빨갛게 단풍이 들고 가지를 불사르면 폭음이 난다.
잎자루 날개에 진딧물의 1종이 기생하여 벌레혹(충영)을 만드는데 이것을 오배자(五倍子)라고 한다.
오배자는 타닌이 많이 들어 있어 약용하거나 잉크의 원료로 한다.
벌레혹 안에는 날개가 달린 암벌레 1만 마리 내외가 들어 있으며, 근처의 이끼 틈에서 겨울을 지낸다.
한국·일본·중국·인도 등지에 분포한다.
줄기껍질
어린 나무는 갈색을 띠며 묵을수록 짙은 회갈색이 된다.
갈라짐 없이 밋밋한 편이며 껍질눈이 많아 거칠다.
줄기 속
노란빛 도는 흰 갈색을 띤다. 한 가운데에 흰 갈색의 작고 무른 속심이 있다.
가지
햇가지는 붉은 자주색을 띠다가 점차 붉은 갈색이 된다.
묵으면 짙은 갈색을 띤다. 껍질눈이 있다.
잎
양날개 달린 잎줄기에 길이 5~12㎝ 정도의 잎이 7~13장씩 어긋나게 달려 깃털 모양이 된다. 끝은 길거나 짧게 뾰족한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부드러운 잔톱니가 드문드문 있다. 만져보면 두껍고 봄에도 붉은빛을 띠기도 한다.
가을에 노랗다가 선명한 붉은색으로 물든다.
꽃
7~8월에 가지 끝에 노란빛 도는 녹색으로 핀다.
잔털이 있으며 어긋나게 갈라지고 갈라져 원뿔처럼 된 꽃대가 나와 끝마다 지름 2㎜ 정도의 꽃이 달린다.
암꽃과 수꽃이 다른 나무에 핀다.
암꽃은 3개의 암술대와 퇴화한 헛수술이 있다.
수꽃은 수술이 5개다. 꽃잎은 5장이다.
꽃받침잎은 5갈래고 연한 녹색을 띤다.
열매
10월에 단단한 핵으로 싸인 씨앗이 있는 지름 4㎜ 정도의 납작하고 둥근 열매가 노랗고도 붉은 갈색으로 여문다.
열매껍질에 시고 짠맛이 나는 흰 가루가 생긴다.
겨울에도 가지에 매달려 있다.
용도
오배자나무·굴나무·뿔나무·불나무·염부목(鹽膚木)·천금목(千金木)이라고도 한다.
옻나무에 속하지만 독성이 없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산제로 하여 사용한다.
주로 호흡기·피부과·신경계 질환을 다스린다.
관련질병:
고환염, 구내염, 냉한, 담, 당뇨병, 변혈증, 보폐·청폐, 붕루(혈붕), 비뉵혈, 설사, 수렴제, 옹종, 요혈, 유정증, 음낭습, 이질,
인후염·인후통, 자한, 종독, 중독, 출혈, 취한, 치통, 탈항, 풍, 해수, 황달
가지를 불사르면 폭음이 난다.
열매를 염부자, 잎은 염부엽(鹽麩葉), 나무껍질은 염부백피(鹽麩白皮), 뿌리는 염부목근(鹽麩木根)이라 하며 약으로 쓴다.
잎자루 날개에 붉나무진딧물이 기생하여 만든 주머니 모양의 벌레집(벌레혹 : 蟲廮)을 오배자(五倍子)라고 하는데 딱딱하나 부서지기 쉽고 속은 비어 있으며 그 안에 벌레와 그 벌레가 분비한 물질이 있다.
벌레혹 안에는 날개가 달린 암벌레 1만 마리 정도가 들어 있으며 근처의 이끼 틈에서 겨울을 지낸다.
오배자의 맛은 매우 떫으며 냄새가 특이한데 타닌이 많이 들어 있어 약용 또는 잉크의 원료로 이용된다.
한방에서는 7월에 벌레혹을 채취하여 불에 쪼여 벌레를 죽인 뒤 햇볕에 말려 약재로 쓴다.
가을 단풍이 아직 산자락까지 내려오지 않은 10월 초중순경부터 붉음을 자랑하는 붉나무가 가을 나들이 길에 유난히 눈에 잘 띈다.
붉나무는 햇빛을 좋아하여 다른 나무를 베어버린 벌채지에 흔히 자란다.
단풍이 드는 여러 나무 중에서 유독 붉나무만을 골라 붉음을 뜻하는 ‘붉’자를 붙여줄 만큼 단풍이 아름답다.
붉나무는 한때의 예쁜 단풍으로 잠시 사람의 눈을 홀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서 옛 이름도 천금목(千金木)이다. 천금을 주어야 하는 나무라니
어디에 그런 귀한 물건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옛 문헌의 기록을 찾아보면, 《산림경제》에는 “천금목을 깎아 갓끈을 만들거나 구슬을 만들어 찬다”라고 하였으며, “귀신을 쫓아낸다”라고도 했다. 또 “소가 병이 들면 천금목을 베어다가 외양간에 두르거나 잎을 잘게 썰어 풀과 같이 섞어 먹이거나 끓여 먹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천금목이라고 부르기에 조금 모자람이 있다.
하지만 붉나무에서 소금이 나오고, 여러 가지 병을 고치는 귀중한 오배자라는 열매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면 이해가 간다.
단풍이 들기 전부터 소녀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것처럼 아래로 처진 열매대궁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팥알 굵기만 한 동그란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이 열리는데, 가을이 되면 겉에 하얗게 밀가루를 발라둔 것처럼 변한다.
여기에는 칼륨염 결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익으면 제법 짠맛이 난다.
옛날 산골에서는 이를 모아 두었다가 소금 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능금산칼슘이 주성분이므로 나트륨이 들어 있는 일반 소금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래서 붉나무의 또 다른 이름은 염부목(鹽膚木), 혹은 목염(木鹽)이다.
붉나무의 잎은 깃꼴 겹잎인데, 9~13개씩 작은 잎을 달고 있는 잎 대궁에는 좁은 날개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진딧물 종류인 ‘이부자진딧물’이 기생하여 잎의 즙액을 빨아먹으면 그 자극으로 주변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거기에 벌레집을 만든다.
안에 들어간 진딧물은 단위생식을 반복하여 개체숫자를 늘리고, 계속 즙액을 먹으면서 벌레집을 점점 더 크게 만든다.
가을이 되면 아기 주먹만 한 벌레집이 생기는데, 안에는 약 1만 마리의 진딧물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 진딧물이 다 자라서 구멍을 뚫고 탈출하기 전에 벌레집을 모아 삶아서 건조한 것이 오배자(五倍子)다.
오배자에는 타닌이 많게는 50~70퍼센트를 함유하고 있어서 가죽을 다루는 데 꼭 필요하고, 검은 염료를 얻을 수 있어서 머리 염색약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오배자는 약재로도 널리 쓰였다.
《동의보감》에 보면 오배자를 ‘붉나무 열매’라 하여 속에 있는 벌레를 긁어 버리고, 끓는 물에 씻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폐에 풍독이 있어서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 가렵고 고름, 또는 진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
다섯 가지 치질로 하혈이 멎지 않는 것, 어린아이의 얼굴과 코에 생긴 감창(疳瘡), 어른의 입안이 헌 것 등을 낫게 한다”라고 했다.
붉나무는 산자락의 양지바른 곳이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키 6~7미터 정도, 지름이 발목 굵기 정도가 되면 거의 다 자란 나무다.
빨리 자라는 나무이고 수명이 짧아 기껏해야 수십 년이 지나면 죽음을 맞는다.
암수가 다른 나무이고, 여름철에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연노란색의 꽃이 핀다.
꽃대는 곧추서 있으나 열매가 익으면서 무게 때문에 점점 밑으로 처진다.
붉나무는 옻나무나 개옻나무와 모양새가 비슷하다.
보통 붉나무는 옻이 오르지 않지만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옻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붉나무는 겹잎 잎자루에 날개가 있으므로 조금만 관심 있게 보면 옻나무와는 금세 구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