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최새미의 식물이야기

청미래덩굴

초암 정만순 2018. 11. 8. 19:25



청미래덩굴



추석이면 가족끼리 오손도손 모여 맛있는 떡을 먹어요.

경남 의령 특산물인'망개떡'도 많이들 먹지요.

망개떡은 엄지와 검지 끝을 모아 둥글게 말은 크기로 하얗고 작아요.

만두처럼 말아 붙인 부분 사이엔 팥 앙금이 먹음직스럽게 비친답니다.

넓고 잎맥이 선명한 여름 망개잎을 따서 소금에 절여 놓았다가 떡 하나에 잎 두 장을 감싸 쪄내요.

그래서 망개떡이란 이름이 생겼지요.

씹어보면 시큼한 맛이 나는 망개잎으로 음식을 싸면 잘 상하지 않는답니다.

망개떡을 싸는 망개잎은 사실 '청미래덩굴〈사진〉'잎입니다.

경상도에선 청미래덩굴을 '망개나무'라고 부르기 때문에 망개떡이란 이름이 붙은 거예요.

청미래덩굴은 바닥을 기거나 다른 나무에 기대서 자라는 덩굴성 식물이에요.

해가 잘 드는 산기슭마다 매끄럽고 광택이 나는 잎을 가득 피워낸답니다.

동그랗거나 긴 타원형인 청미래덩굴 잎에서는 선명한 잎맥을 찾아볼 수 있어요.

잎 모양과 잎맥이 마치 늙은 호박 모양 같아 보여요.

 잎자루 끝에는 끝이 꼬부라진 돼지 꼬리처럼 생긴 덩굴손이 있어 무척 귀엽답니다.

청미래덩굴
청미래덩굴은 풀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나무예요.
딱딱한 줄기에는 작은 가시가 여럿 나 있지요.
가시는 줄기같이 단단한데 끝이 붉거나 거뭇하게 매서운 모양을 하고 있지요.
 뾰족하고 날카로워서 자칫하면 긁혀 상처가 날 수 있어요.
이런 특징 때문에 전라도에서는 종가시덩굴, 황해도에서는 매발톱가시라고 불렀어요.
 서양에서는 청미래덩굴 같은 나무를 '스밀락스(Smilax)'라고 부르는데요,
이는 원래 줄기에 가시가 있는 참나무류를 가리키는 말이었대요.

청미래덩굴의 '청미래'는 푸른색 과즙이 풍부한 열매를 뜻해요.
9월이면 청미래덩굴에서도 지름 1㎝ 정도 되는 동그란 열매가 많게는 열댓 개씩 짝을 이뤄 주렁주렁 열리지요.
처음에는 풋풋한 초록색을 띠던 열매가 익어가면서 점차 붉은색으로 변한답니다.
달거나 시큼한 맛이 나 재미 삼아 따 먹을 수 있어요.
하지만 한겨울까지 푹 익어 새빨개진 열매는 건조해서 푸석푸석하답니다.

청미래덩굴은 뿌리가 땅속에서 퍼져나가다 땅 위로 줄기를 올려요.
굵고 울퉁불퉁한 땅속줄기 마디마다 수염 같은 뿌리가 달려있고 '토복령'이라는 혹도 있어요.
토복령은 전분이 많아 옛날엔 흉년이 들었을 때 먹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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