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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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성큼 다가왔어요. 이럴 때는 훈훈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을 따라 공원을 거닐어 보세요.
도심 속에서 정원을 둘러 지켜주는 '울타리 나무'를 만날 수 있답니다.
아주 오래된 궁궐이나 묘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영어에서 정원을 뜻하는 'garden(가든)'의 어원은 히브리어 'gan'으로 울타리를 의미해요.
우리나라에서 울타리 나무로는 회양목, 측백나무, 사철나무, 향나무, 쥐똥나무 등이 사랑받아 왔어요.
이런 나무들은 바람을 막기 위해 사계절 푸른 잎이 두껍고, 잎들이 촘촘하고 빼곡하게 나뭇가지 사이로 나 있지요.
또 잦은 가지치기에도 잘 견딜 수 있고 도시 공해에도 강한 특징이 있답니다.
특히 무릎 아래를 빼곡히 채우면서 길가와 잔디밭을 구분해주는 '회양목'이나 내 키만 한 나무가 촘촘히 가꾸어져 바깥쪽으로부터 소음과 시선을 막아주는 '측백나무'는 울타리 나무 중 가장 빨리 봄꽃을 피워요.
하지만 꽃이 너무 작아서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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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양목은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활엽 사이로 노랗고 연둣빛이 도는 꽃을 피워요.
잎겨드랑이며 가지 끝이며 할 것 없이 꽃을 피워 개나리보다도 빨리 만개(滿開)하지요.
하지만 꽃잎 색도 잎색과 비슷하고 크기도 너무 작아서 얼핏 잎 새순과 헷갈리곤 해요.
회양목 꽃을 쉽게 찾으려면 정원에서 벌이 윙윙대는 소리를 들어보면 되는데요.
꿀같이 달콤한 향기를 찾는 벌을 쫓노라면 곧 노란 꽃밥을 잔뜩 머금은 꽃 수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6~7월이면 부엉이 세 마리를 동그랗게 붙여 놓은 듯한 갈색 열매가 열리지요.
측백나무 꽃은 회양목 꽃보다 훨씬 작아요.
이른 봄이면 잎끝이 살짝 불그스름하게 변한 것 같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수수한 모습의 측백나무 꽃이랍니다. 암꽃이 수꽃보다 조금 더 크고 펴진 듯한 모양을 가져요.
수꽃이 난 잎을 손으로 툭 건드리면 꽃가루를 훅하고 뿜어내니 주의해야 해요.
예로부터 극기와 냉정함, 선비의 절개와 고고한 기상을 상징한다 해서 주로 울타리 나무로 가꾸어진 회양목과 측백나무이지만, 두 식물은 사실 석회암 지대 자생지에서 자라나는 '지표(指標)생물'이랍니다.
지표생물이란 특수한 환경에서만 자라서 그 식물의 생존으로 주변 환경 조건을 알 수 있는 생물을 가리켜요.
회양목이라는 이름도 석회암 지대가 발달한 북한 강원도 회양에서 많이 자랐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해요.
측백나무는 중국이 원산으로 알려졌으나 대구나 안동·단양 등지 석회암 지대에서도 발견되면서 우리나라 나무로 인정받았지요. 특히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은 1962년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돼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