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식물이야기

수국

초암 정만순 2018. 7. 3. 21:46



수국



수국

한밤중에도 후텁지근하고 습한 기운이 느껴지는 한여름이 오고 있어요.

이맘때쯤이면 '수국(水菊·사진)'이 화려하게 피어나요.

이름 그대로 물을 좋아하는, 국화를 닮아 풍성하고 아름다운 식물이랍니다.

잎이 넓고 손가락보다 길어 물을 활발히 빨아들이고 바깥으로 증발시키지요.


수국, 산수국, 목수국, 수국백당나무(불두화)  


수국의 화려한 꽃송이는 나비가 날개를 펼친 것 같은 작은 꽃들로 이뤄져요.

가까이 살펴보면 줄기 끝에 달린 꽃자루가 아래쪽은 길고 위쪽은 짧기 때문에 꽃송이가 우산처럼 펼쳐진 모양을 하고 있어요.

수국은 신기하게도 한 그루에서 파란색, 흰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깔 꽃을 피우는 꽃이에요.

그 이유는 수국이 토양의 성질에 따라 꽃을 피울 때 꽃잎 색깔을 변화시키기 때문인데요.

하나의 수국에서 뿌리가 뻗은 방향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여러 토양 성질로부터 영향을 받아요.

수국은 '델피니딘'이라는 색소를 가지고 있어요.

델피니딘은 식물성 색소인 '안토시아닌'의 한 종류인데, 수국의 델피니딘은 토양의 산성도(酸性度·산의 세기)에 따라 색을 바꾸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아요.

레몬처럼 시큼한 산성 토양에선 땅속 알루미늄 이온을 흡수해 파란색을 띠고, 세제처럼 씁쓸한 염기성 토양에선 알루미늄 이온을 흡수하지 못해 본래 색깔인 분홍색을 띠거든요.

수돗물과 같이 중성인 토양에선 흰색 꽃을 만들어내지요.

색소는 화학적 구조에 아주 작은 요소가 더해지거나 바뀌어도 겉으로 볼 때 완전히 다른 색깔을 만들어요.

그래서 수국이 꽃 피우기 전, 봉숭아 물 들일 때 쓰는 백반 녹인 물을 화단에 뿌리면 토양의 성질이 산성으로 변해 푸른빛 수국을 만날 수 있어요.

반대로 달걀 껍데기를 갈아서 땅에 뿌리면 토양이 염기성으로 변해 분홍빛 수국을 볼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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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습한 산속에서 만나는 산(山)수국은 공원 화단에서 보는 수국과 꽃 모양이 좀 달라요.

산수국 꽃송이는 바깥쪽 몇 개는 아주 크고 화려하지만, 안쪽은 작고 뾰족하며 소박해요.

산수국의 커다란 꽃은 암술과 수술이 없는 '헛꽃'이고, 안쪽 작은 꽃이 실제 수분(受粉·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붙는 것)에 기여하는 '진꽃'이지요.

산수국의 헛꽃은 진꽃을 도와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꽃받침이 변형된 가짜 꽃이랍니다.

헛꽃이 활짝 핀 후 진꽃이 나중에 피는데, 수분을 마치면 헛꽃은 고개를 푹 숙여요.

오늘날 화단에서 감상하는 수많은 수국은 산수국 같은 종에서 화려한 헛꽃만 피도록 개량한 품종이에요.

덕분에 개량 수국은 혼자서 번식할 수 없고, 사람이 줄기나 가지를 꺾어 다시 심는 꺾꽂이나 휘어진 줄기를 땅에 묻는 휘묻이 같은 방법을 통해 인위적으로 번식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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