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식물이야기

민들레

초암 정만순 2018. 7. 4. 06:34




민들레



따뜻한 햇볕이 드는 곳이면 어김없이 민들레가 반갑게 인사해요.
우리나라에선 예로부터 산이나 길가에 축축한 흙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민들레를 만날 수 있었어요.
흔한 꽃인 데다 손쉽게 번식해나가는 특징 때문에 '잡초'로 분류하기도 했지요.

동서양에선 뿌리, 잎, 꽃 모두를 음식 재료나 몸의 열을 내리는 약으로 사용해왔어요.
성경에선 '5대 약초'로 분류했을 정도지요.
최근에도 민들레 추출물의 항산화·항암 효과가 알려지면서 건강식품 재료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총포가 아래로 뒤집힌 서양 민들레(왼쪽)와 총포가 딱 붙어있는 토종 민들레(오른쪽).
총포가 아래로 뒤집힌 서양 민들레(왼쪽)와 총포가 딱 붙어있는 토종 민들레(오른쪽).
요즘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민들레는 대부분 유럽에서 귀화한 '서양 민들레' 종(種)이에요.
약 100년 전쯤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토종 민들레보다 번식력이 왕성하며 현재 가장 흔한 민들레로 자리 잡았답니다.

서양 민들레와 우리 토종 민들레는 언뜻 비슷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습과 특징이 달라요.
우선 '총포(總苞·꽃받침 조각)' 모양을 살펴야 해요.
총포는 꽃을 받치는 밑동에 비늘 모양으로 짧게 발달한 작은 잎을 가리켜요.
서양 민들레는 총포가 뒤집어진 채 아래로 축 처져 있어 꽃이 전체적으로 넓게 퍼진 느낌을 줘요.
총포에 털이나 돌기가 전혀 없지요.
반면 토종 민들레는 총포가 곧게 선 채 꽃을 동그랗게 감싸 야무진 느낌을 줘요.
총포에 털과 뚜렷한 돌기가 두드러져요.

민들레s 씀바귀


꽃잎이 흰색인 민들레를 발견한다면 그 꽃은 토종 민들레인 '흰민들레'예요.
노란색 민들레는 꽃잎 수가 100개 미만이면 토종 민들레이고 그 이상으로 아주 빽빽하면 서양 민들레임을 알 수 있어요.
잎이 갈라진 상태가 날카롭지 않으면 토종 민들레이고 잎이 날카롭게 갈라져 있으면 서양 민들레예요.

서양 민들레가 토종 민들레 자리를 밀어낸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우선 서양 민들레가 꽃을 오래도록 피우기 때문이에요.
토종 민들레는 하루 만에 꽃이 시들어 수분(수술 화분이 암술 머리에 옮아 붙는 일)을 하기에 그만큼 불리하지만, 서양 민들레는 봄부터 가을까지 여러 번 꽃과 씨앗을 맺는 특징이 있어요.

꽃가루 크기도 서양 민들레가 토종보다 더 작아 바람을 타고 널리 퍼지기에 유리하지요.
이런 과정에서 서양 민들레가 자식을 아주 많이 만들어요.
또 서양 민들레와 토종 민들레가 수정할 경우 자손 민들레가 서양 민들레의 외관상 특성을 더 많이 물려받는다고 해요.
그 결과 우리 땅에서 토종 민들레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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