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야생참마죽

초암 정만순 2018. 5. 6. 10:21



야생참마죽

不老長生仙藥, 야생참마죽 

참마의 효능 알아보자


많은 사람들이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염원한다. 병 없이 오래 사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큰 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불로장생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로 있는 것일까? 전설이 아니라 실제로 불로장생법을 터득하여 수백 년을 산 사람이 있을까?

지금까지 생몰(生沒) 년도가 기록으로 정확하게 남아 있는 사람으로 세상에서 제일 오래 산 사람은 중국 사천성(四川省)에서 살았던 약초의학자이자 무술가인 이청운(李淸雲)이다. 이청운은 1677년에 태어나서 256살 때인 19335월에 죽었으므로 요즘 사람들의 평균 수명보다 세 곱절을 넘게 살았다. 그는 250살이 넘었을 때에도 젊은이와 다름없을 정도로 몸놀림이 민첩했으며 24명의 부인이 모두 그보다 먼저 죽었고 200명이 넘는 자식을 낳았다.

이청운은 열 살 때부터 약초를 캐러 산을 올라 다닌 약초꾼이다. 그는 젊었을 때 깊은 산속에서 약초를 캐다가 도인(道人)을 만나 무병장수할 수 있는 이치와 비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256세를 산 이청운이 즐겨 먹은 음식

 

이청운은 자신이 일생동안 실천한 장수(長壽)와 양생(養生)의 비결을 죽기 전에 구술(口述)로 남겼는데 그 기록에 따르면 이청운이 으뜸으로 꼽은 장수비결은 훌륭한 약초를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었다. 그는 산에서 채취한 구기자, 산삼, 하수오(何首烏), 참마 같은 야생 약초를 늘 음식이나 차로 만들어 먹었다.

구기자, 산삼, 하수오, 참마는 수명이 매우 긴 약초로 모두 수백 살을 살 수 있는 식물들이다. 허약한 체질을 타고나서 요절할 사람이라도 수백 살을 살 수 있는 식물을 주식으로 삼으면 체질이 튼튼하게 바뀌고 수명이 늘어나서 오래 살 수 있게 된다. 무릇 사람은 수명이 짧은 주로 것을 먹으면 목숨이 짧아지고, 수명이 긴 것을 주식으로 먹으면 수명이 길어지는 법이다.

줄기가 겨울에도 말라죽지 않으면서 해가 지날수록 굵어지는 것을 나무라고 하고 줄기가 해마다 겨울이 되기 전에 말라죽는 것을 풀이라고 한다. 나무는 소나무나 은행나무, 느티나무처럼 천 년을 넘게 사는 것이 드물지 않다.

그러나 풀은 기껏 한 해를 넘기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수십 년을 살 수 있는 것도 드물다. 그러나 땅속에 굵은 뿌리가 달리는 풀 중에서 극히 드물게 산삼이나 잔대, 청등초(靑燈草)처럼 수백 년이나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참마다. 참마는 모든 풀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데 그 수명의 한계를 알 수 없다고 할 만큼 생명이 길다.

야생 참마의 생태를 잘 관찰해 보면 수명이 거의 무한에 가까운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참마가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해마다 붙박이로 자라는 보통 식물과는 달리 해마다 옮겨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참마는 제가 자라는 흙의 땅심이 떨어져서 생명력이 약해지면 주변의 땅심이 좋은 흙으로 옮겨가서 새 흙의 기운을 흡수하여 다시 생명력을 회복한다. 이처럼 해마다 옮겨 다니면서 생명력을 회복하기 때문에 수백 년이나 수천 년을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것이다.

참마는 봄철에 싹을 내밀면서 덩굴손이 자라나와 정확하게 동서남북으로 네 갈래로 갈라져서 옮겨 갈 장소를 탐색한다. 10센티미터에서 30센티미터 정도까지 덩굴손으로 더듬어서 뿌리를 내릴 만한 곳을 찾아내서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린다. 곁에 바위가 있으면 덩굴손이 바위를 타고 넘어가서 흙에 자리를 잡는다. 새로 자리를 잡으면 다른 세 군데의 덩굴손은 말라서 없어지고 뿌리를 내린 덩굴손이 땅속으로 파고들어가면서 차츰 굵어진다. 굵어지면서 본래 긴 덩이뿌리에 있던 영양물질을 고스란히 새로 찾은 곳으로 옮겨가서 깊이 뿌리를 내리고 가을이 되면 본래 뿌리가 있던 곳에는 뻥 뚫린 빈 구멍과 종이처럼 얇은 껍질만 남는다. 이처럼 참마가 해마다 몇 십 센티미터씩 옮겨가기를 수백 년이나 수천 년을 거듭하면 언덕을 하나 넘어갈 수도 있지 않겠는가.

사람이 오래 살려면 반드시 수명이 긴 식물을 먹어야 한다. 사람이 불로장생할 수 있는 이치는 아주 간단하다. 불로장생하는 약초를 늘 음식으로 먹으면 불로장생할 수 있는 것이다. 참마는 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긴 식물 가운데 하나이므로 오래 살게 하는데 제일 좋은 약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인류 역사에서 최고의 의학책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을 비롯한 옛 의학책에도 참마는 가장 훌륭한 장수식품이며 신장과 위장, 폐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데 좋은 약이라고 적혔다.

 

120년이 넘은 것이라야 약효가 최고

 

옛 기록에 참마는 평지에서 2-3() 동안 자란 것은 약으로 쓸 수 없고, 반드시 깊은 산속에서 10기가 넘게 자란 것을 써야 한다. 겉에 털이 많고 껍질이 붉은 것일수록 약효가 뛰어나다고 하였다. 1(一紀)는 목성(木星)이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공전(公轉) 주기인 12년을 가리키는 고대 천문학 용어다. 이는 수십 년쯤 묵은 것이라고 해도 별로 약효가 없고 120년 넘게 묵은 것이라야 최고의 장수약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참마를 한자로 산약(山藥)이리고 한다. 산에서 나는 좋은 약이라는 뜻이다. 야생 참마를 야산약(野山藥)이라고 하고 밭에 심어서 가꾼 것을 가산약(家山藥)이라고 하는데 가산약은 병이 많고 수명이 짧으며 옮겨 다니지도 않고 약효도 별로 없으므로 약으로 쓸 수 없고 음식으로도 마땅치 않다. 요즘 재배하는 참마는 막대기 모양으로 길쭉한 것과 감자처럼 둥근 것, 주걱처럼 납작한 것이 있고, 품종도 중국 품종, 아프리카 품종, 우리나라에서 개량한 품종 등 종류가 많지만 병충해가 많고 수명이 짧아서 한 해만에 수확하므로 장수식품이나 좋은 약이 되기 어렵다.

야생 참마는 신장과 위장, 폐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데 아주 좋은 약이다.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 당뇨병, 기침, 폐질환, 양기부족, 음위(陰痿) 등에 치료효과가 매우 탁월하다. 특히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서 꾸준히 먹으면 양기가 강해져서 정력이 몹시 세어진다. ‘마장수는 마누라가 둘이 아닌 사람이 없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신장의 원기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참마는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고 소화가 아주 잘 된다. 녹말과 당분이 풍부하고 단백질, 비타민 B, B2, C, 사포닌, 갖가지 미네랄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칼로 자르거나 상처를 내면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무친이라는 성분으로 단백질이 잘 소화 흡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능이 있다.

참마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효소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3~4배나 더 빨리 소화되게 한다. 그러므로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 위장의 기능이 약한 사람한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식품이다. 또 참마는 장 속에 있는 유익한 세균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여 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만성 장염을 치료하거나 예방한다.


참마 - 참마(Dioscorea japonica Thunb.)  

 

가장 뛰어난 정력제이자 당뇨병 치료식품

 

참마는 당뇨병 치료에도 아주 훌륭한 약이다. 야생 참마를 꾸준히 복용하면 당뇨병을 뿌리 뽑을 수 있다. 실제로 한 지인은 중증의 당뇨병을 30년 동안 앓았으나 야생 참마를 쪄서 가루 내어 6개월 동안 복용하고 완전히 나았다.

요즘 산에 나무가 몹시 빽빽하게 우거져서 그늘에 가려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제대로 자란 야생 참마를 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야생 참마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또 정성을 들이면 얼마든지 훌륭한 장수약이나 장수음식을 만들 수 있다. 불로장생의 도()는 아주 멀리 있지도 않고 지극히 어렵지도 않다.

요즘에도 제주도와 강원도, 경상북도에서 야생 참마가 더러 난다. 야생 참마는 긴 막대기 모양으로 단단하고 겉이 울퉁불퉁하며 끝이 뾰족하고 잔털이 많이 나 있는 것에 견주어 밭에 심어 키운 것은 겉이 미끈하고 둥글둥글하여 모난 데가 없으므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참마는 예로부터 철곤산약(鐵棍山藥)’이리고 하여 쇠몽둥이처럼 굵고 단단한 것일수록 약효가 높다고 하였다. 참마는 분()이 많고 단단하며 빛깔이 희고 물에 넣고 삶아도 물러지지 않으며 증기로 쪄도 부피가 작게 줄어드는 것일수록 약효가 높다.

마침 제주도에서 10(十紀)가 넘어 보이는 쇠몽둥이처럼 굵고 단단한 참마를 얻었다. 어떻게 먹을까를 궁리하다가 죽을 쑤어 먹기로 했다. 참마로 죽을 쑤기는 쉽다. 먼저 참마를 깨끗하게 씻어 껍질을 벗기고 5밀리미터 크기로 네모지게 썬다. 끈적끈적한 진이 많이 나와서 미끄럽고 손에 잘 달라붙으므로 조심해서 썰어야 한다. 찹쌀로 죽을 쑤되 물을 넉넉하게 붓고 잘게 썬 참마를 넣고 약한 불로 완전히 푹 익을 때까지 천천히 끓인다. 참마는 약한 불로 오래 익힌 것일수록 맛이 좋고 몸에 잘 흡수된다. 두 시간쯤 약한 불로 푹 익혀서 그릇에 담아 상에 올린 다음 섭씨 50도에서 40도 정도로 식힌 다음 달래로 양념을 한 간장으로 간을 해서 먹는다.

참마를 날것으로 강판에 갈아서 코처럼 된 것을 먹는 사람이 있는데 날것에는 독이 있으므로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마를 날것으로 먹고 중독되어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다.

몇 번만 먹어도 기운이 샘솟듯이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날마다 한 번씩 석 달을 먹으면 변강쇠도 당하지 못할 만큼 정력이 좋아지며, 날마다 한 번씩 3년을 먹으면 수명이 30년은 더 늘어나서 불로장생할 수 있다. 야생 참마죽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불로장생음식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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