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아)

왕버들

초암 정만순 2018. 2. 28. 14:34



왕버들

다른 표기 언어 Japanese Pussy Willow , 河柳 , アカメヤナギ赤牙柳



요약 테이블
분류 버드나무과
학명

Salix chaenomeloides          

                                     

수피는 회갈색이고 깊게 갈라지며, 새 가지는 처음에 털이 있으나 없어지고 2년생 가지는 윤채가 나며 붉은 빛이 도는 황색이다. 동아(冬芽)는 3개의 아린(芽鱗)이 서로 포개져서 싸고 있다.

잎은 어긋나며 타원형으로서 밑에 잎 같은 커다란 탁엽이 있고, 자라기 시작할 때에는 붉은 빛이 돌며 마치 붉은 꽃이 달린 것같이 보인다.

꽃은 4월에 잎과 같이 피고 암·수꽃이 딴 그루에 달린다.

수꽃은 긴 화수에 모여 달리고 6개의 수술과 3∼6개의 밀선이 1개의 포 안에 들어 있다.

밀선은 6개이지만 두개씩 합치는 것이 있어 3개에서 5개까지로 된다.

암꽃화수는 길이 2∼4㎝로서 밑에 잎이 달리는 것도 있다. 암꽃은 1개씩의 자방과 밀선이 포 안에 들어 있으며 성숙하면 삭과(蒴果: 속이 여러 간으로 나뉘고 각 간에 많은 씨가 든 열매)로 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전라남북도에 각각 1주씩 있고 경상북도에 2주가 있다.


수양대군은 불과 열네 살의 어린 나이에 벌써 기생집을 출입했다. 어느 날 밤, 수양대군이 기생방에서 곯아떨어져 있을 때 기생의 기둥서방이 예고 없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놀란 그는 뒷벽을 발로 차고 튀어나갔다. 담을 넘고 높은 성벽까지 뛰어넘어 도망치는 데도 기둥서방이 계속해서 뒤쫓아왔다. 숨을 곳을 찾다가 마침 속이 텅 비어 있는 늙은 버드나무 한 그루와 마주쳤다. 수양대군은 체면 불구하고 썩은 구멍 속으로 몸을 피하여 겨우 화를 면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오산설림》이란 책에 실린 내용이다.각주1) 물론 이 버드나무는 아름드리로 자라는 왕버들이었을 터이다.

왕버들은 일반적인 버들의 가냘프고 연약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왕버들은 수백 년을 살 수 있으며, 좀 오래되었다 싶은 나무는 보통 두세 아름은 거뜬하다.

 왕버들이란 ‘뭇 버들의 왕’이란 뜻이다. 자라는 곳은 습기가 많고 축축한 땅이나 대체로 바로 옆에 물이 있는 개울가에 터를 잡는다. 대부분의 나무들과는 달리 물 걱정은 평생 안 한다.

하지만 항상 습기가 가득한 몸체로 오래 살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둥치가 잘 썩어 왕버들 고목은 대부분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구

멍 속은 도깨비 이야기를 비롯한 전설의 고향이다.

그래서 한자 이름도 귀신이 사는 버들이란 뜻으로 ‘귀류(鬼柳)’, 또는 개울 옆에 잘 자란다고 하여 ‘하류(河柳)’다.

전국에 수백 그루의 왕버들 고목이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왕버들도 세 그루나 있다.

경북 성주읍의 왕버들은 숲 전체가 지정되어 있다. 지방기념물도 여러 그루가 있다.

모두 나름대로 마을의 역사와 전설을 간직하고 있은 나무들이다.

아쉬움이라면 최근 외과수술이라는 검증되지도 않는 이론을 근거로 구멍을 폴리우레탄 수지로 꽁꽁 막아버린 것이다.

안에 갇혀 버린 도깨비는 숨이 막혀 죽어버렸고, 아름다운 우리 마을의 전설은 차츰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



물 가까이가 아니라 아예 물속에 사는 왕버들도 가끔 만날 수 있는데, 경북 청송 주산지(注山池)의 왕버들이 대표적이다. 조선 경종 2년(1721)에 저수지가 완공될 때 자라고 있던 왕버들이 물속에 갇히게 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 왕버들의 나이는 적어도 350년이나 되는데, 이렇게 긴 세월을 물속에서 살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일까? 왕버들이 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1년 내내 물속에 있다 보면 뿌리를 통한 호흡을 할 수 없어서 살아남지 못한다. 주산지의 왕버들은 인위적으로 1년에 한 번씩 물을 빼주고, 가뭄이 계속되면 뿌리까지 드러나는 시기가 있다. 이 기간에 잠시 뿌리 호흡을 하여 1년을 버티는 생활을 반복하여 오늘에 이른 것으로 짐작된다. 물속에 갇힌 세월을 감안하면 나무의 자람이 시원치 않을 수밖에 없고 사람으로 치면 나이도 80~90살에 이른다. 이제는 뿌리가 노출되는 시간을 점점 더 늘려주는 것만이 이 노목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긴급 조치라고 생각된다.



왕버들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라는 큰 나무다.

곧바로 자라는 보통의 나무들과는 달리 가지가 크게 벌어지고, 줄기는 비스듬히 자라는 경우가 많다. 고

목이 되면 멋스럽고 운치가 있어서 물가의 정원수로는 제격이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깊이 갈라지고 작은 가지는 황록색이다.

겨울에는 팥알만 한 붉은 겨울눈이 왕버들의 존재를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버들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나무들은 좁고 긴 잎을 달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왕버들은 달걀모양의 갸름한 잎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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