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書畵/바람의 노래

樵庵歌(초암가)

초암 정만순 2018. 1. 10. 05:55



樵庵歌(초암가)





나뭇꾼의 오막살이

그어디에 있으메뇨

산가리고 물막혀서

기막힌곳 이랍니다

천산만봉 첩첩하여

사람발길 어려웁고

절벽단애 높고험해

새들조차 어려워해

세상에는 살아가는

저마다의 방식있어

이겄이네 저게맞네

단정지어 말들마소

해와달이 머무르며

전설들을 일러주니

산새들은 노래하고

멋돼지는 포효하네

한적하면 차마시고

흥돋으면 술마시네

장작불땐 아랫목에

등가죽을 지져대고

싸리억새 사립문엔

드나드는 객꾼없어

철모르는 삽살이도

배깔고서 잠만자네

해가뜨면 조막만한

채마밭에 거름하고

밤이오면 정좌하여

옛성인의 도닦누나

사람족적 끊어지니

흰구름만 오락가락

봄가을의 산나물은

묵만들어 재어놓고

사슴잡아 육포떠서

술안주로 삼는다오

봄철에는 온계곡에

기화요초 향기롭고

여름에는 벌거벗고

천엽하며 낄낄대지

가을이면 갈대덤불

외로운달 바라보고

겨울이면 상고대의

시린가슴 품에안지

내이제사 무얼바라

한가롭기 짝이없어

별유천지 이곳에서

인연의끈 다하며는

푸른학을 타고날아

상청궁에 오르리라


-樵庵(公山樵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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