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마)

머귀나무

초암 정만순 2017. 8. 9. 06:49



머귀나무


다른 표기 언어 Japanese Prickly Ash , 食茱萸 , カラスザンショウ烏山椒



요약 테이블
분류 운향과
학명Zanthoxylum ailanthoides

        


머귀나무는 제주도 및 남해안 등지의 난대림에서 자란다.

언뜻 보면 산초나무처럼 생겼는데 이 둘은 같은 속(屬)에 들어가는 형제나무다.

다만 머귀나무는 산초나무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잎이 크고 나무도 훨씬 굵게 자란다.

 키는 6~8미터로 보통이지만 15미터 정도에 이르기도 한다.

머귀나무는 야산 자락에서 흔히 만날 수 있고, 특히 벌채한 노출지 등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먼저 자리를 잡은 선구식물이기도 하다.

잎은 가죽나무처럼 작은 잎이 여럿 모인 겹잎이며, 전체 길이가 때로는 80센티미터가 넘을 정도로 크다.

잎이 떨어진 자국(엽흔)은 유관속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코 없는 사람 얼굴처럼 재미있게 생겼다.

잎이나 엽흔의 모양이 모두 가죽나무와 닮았으므로 종명(種名)에도 가죽나무를 뜻하는 ‘ailanthoides’가 들어 있다.



머귀나무의 또 다른 특징은 잎자루와 줄기에 가시가 있다는 것이다.

가시는 어릴 때는 녹색이고 줄기와 붙은 부분에 코르크가 발달하여 동그랗게 된다.

나이를 먹으면 가시의 날카로움은 없어져도 이 코르크 부분만은 오랫동안 남아 있어서 머귀나무는 숲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여름에 가지 끝에 원뿔모양의 꽃차례를 만들어 많은 꽃이 달리고 가을이면 반질반질하고 까만 씨가 익는다.

열매 껍질은 산초나무와 마찬가지로 독특한 향기가 있다.

《월인석보》에 ‘오동(梧桐)은 머귀’란 구절이 있으며, 그 외에도 많은 문헌에 머귀나무는 오동나무의 옛 이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오동나무와 모양새나 쓰임새에 있어서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지금의 머귀나무가 왜 ‘머귀나무’라는 오동나무의 옛 이름을 빌려 쓰게 되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중국 이름은 식수유(食茱萸)인데, 오수유, 산수유와 함께 수유(茱萸)란 이름이 들어간 이들은 대부분 약용식물이었다.

그러나 세종 12년(1430)에 중국 사신을 수행한 관원 노중례가 임금께 아뢰기를 “신 등이 우리나라에서 나온 약재를 가지고 가서 중국의사인 주영중(周永中)과 고문중(高文中) 등에게 보이고 검증받은 결과 식수유(食茱萸) 등 10가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또 식수유는 중국에서만 자라는 오수유와 명확하게 구분하여 기술하지 않은 문헌도 있어서 약재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한편 《해동농서》에 나오는 식수유 설명을 보면 “가죽나무처럼 키가 크고 줄기 사이에 가시가 있으며 열매는 고추처럼 맵다. 오래 저장했다가 간식용품을 만든다”라고 하여 지금의 머귀나무임을 알 수 있다.

머귀나무는 오동나무와 오수유와의 관련성 등 명확하지 않은 점이 있으나, 오늘날 남부지방의 난대림에서는 좀 특별한 모양새를 가진 나무로서 우리 눈에 잘 띈다.

작은 잎 20~30개가 모여 커다란 잎을 만들고 곧게 뻗은 줄기에 점점이 박힌 가시 자국, 초록이 더욱 깔끔해 보이는 어린 가지들도 머귀나무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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