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임산부

한국의 검도 수련단계

초암 정만순 2017. 6. 17. 07:20



한국의 검도 수련단계

 

 

첫째, 심검(尋劍)이다.

칼을 찾아 출발하는 단계, 즉 입문 단계라 할 수 있다. 검도를 배우기 위해 도장을 찾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누구나 검도를 배워야겠다는 의지가 내재되어 있다. 건강 유지라든가, 체중 감량이라든가, 스트레스 해소라든가, 호신이라든가, 정신수양이라든가 등등 그 목적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찌됐든 검도를 배워야겠다는 마음만은 공통된 점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원심(願心), 혹은 발심(發心)이다.

발심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있어야 행동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발심이 얼마나 강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꾸준하게 도장을 다니느냐가 결정된다.

그라는 사람이 있다. 어느날 그는 검도를 배우려고 굳게 마음먹고(發心) 검도 도장에 나간다. 이것이 심검(尋劍)이다. 그

러나 검도가 무엇인지도. 어떻게 하는 운동인지도 전혀 알지 못한다. 의지할 데라곤 오직 검도를 가르치는 사범뿐이다.

이 단계에서는 일단 무조건 사범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

바른 마음, 바른자세, 바른 칼을 추구하는 사범을 따른다.

입문에서 1급까지의 과정이 이에 해당된다.

▲ 둘째, 견적(見跡)이다.

글자 뜻대로라면 칼의 그림자을 발견하는 단계이다. 초단(初段)의 수련과정으로서 아직 검도가 무엇인지를 알지는 못한다. 초심자 시절에 배웠던 동작들을 더욱 올바르고 자연스럽게 익히는 한편, 칼과 몸을 빠르고, 강하고, 기세있게 움직이는 데 주력해야 할 때이다.

혼란에 빠질 시기이기도 하다. 즉, 선배의 칼과도 접해보고, 검도 서적도 읽고, 나름대로 기술과 동작도 연구해 보지만 ,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림자일 뿐 검도의 진체는 아니다.

어느 것이 참인지를 분간하기란 매우 어렵다. 말에 얽매여서도, 동작에 얽매여서도 영원히 참을 보는 심안은 생겨나지 않으리라.

진전이 없어 괴로워하는 단계다.

▲ 셋째, 견검(見劍)이다.

칼의 형체를 발견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단(二段)의 수련과정이라고나 할까. 그는 모든 것이 보일 듯 말 듯 불확실한 가운데서도 꾸준하게 수련하다 보니, 어느 순간 반짝하고 머리 위 허공에서 칼이 빛나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아아, 저것이 칼의 모습인가. 눈앞에 드러나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진체는 알게 되었으나 몸은 모르는 단계다

▲네째로, 득검(得劍)이다.

칼에게로 가까이 다가가 마침내 허공에 떠 있는 칼을 손에 쥔 단계이다. 칼의 형체를 본 그는 2,3년의 세월이긴 줄도 모르고 칼 가까이로 한발한발 다가간다. 경계심을 읒추지 않고 접근한 끝에 드디어 손을 뻗어 칼을 잡는데 성공한다. 이제 칼은 그의 손에 들어온 것이다.

빠르기도, 강함도, 기세도 남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검도 단위의 3단에 행당한다

고 할 수 있다. 기능적인 면으로는 배울 것도 다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검도라는 개념도 어느 정도 정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신체적인 움직임에 있어서는 일단 완성된 단계이다. 하지만 경지에 달해 칼의 날카로움에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더욱 수련에 정진하는 단계다

▲다섯째, 목검(牧劍)이다.

날카로운 칼을 잘 다듬고 길들이는 단계이다. 마음과 칼이 일체가 되지 않는다면 결코 칼을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어렵다.

칼을 손에 쥔 그는 그 칼이 자신을 베지 않도록, 또 남을 베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길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신체적인 훈련과 아울러 마음 수련에 힘쓰지 않으면 도저히 칼의 경계를 넘을 수 없는 것이다. 4단으로서 수련해야 할 부분이다.

이를 불가에서는 오후(悟後)의 수행 이라고 한다. 깨우침 이후의 수행 - 바로 정념상속(正念相續)이 아니겠는가. 한 경계에 이르렀을 때 거기서 멈추면 그 깨우침은 곧 그 경계 내에서만 한정된다.

자기 스스로 깨쳐나가야하는 4단 단계이다

▲여섯째로, 지검귀가(持劍歸家)이다.

길들인 칼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단계이다.

본질을 깨닫고 검이 아닌 것 처럼 느껴져, 마음을 다잡았는데 검은 검이었던 것을 깨닫는다, 마음에 평정이 존재한다

▲일곱째로, 망검존인(忘劍存人)이다.

칼에 대해 관심을 끊고 자신의 마음을 편안히 하는 단계이다. 검도 6단에 해당.

커다란 깨침의 강을 건넜으므로, 깨침의 도구인 칼을 잊는 단계다

지금까지 얻었던 것은 칼[검도]에 대한 깨달음이었지 깨우침에 대한 깨달음이 아니었으므로 칼을 잊는 단계다

▲여덟번째로, 인검구망(人劍俱忘)이다.

소위 칼도 없고 사람도 없는 대오(大悟)의 경지이다.

공[空]의단계다, 칼을 잊었으니, 아[我]도 잊는다

▲아홉째로, 반본환원(返本還源)이다.

글짜 그대로 본래의 근원으로 돌아온 경지를 말한다. 검도 8단의 세계.

무의 세계에 있다, 모든 것의 처음으로 돌아가 그때 처럼 칼은 칼이고, 사람의 실력은 실력이다 하는 것을 느낀다

이미 소우주를 이루었다

▲열번째로, 입전수수이다.

전이란 도회지의 거리요, 수수란 사람을 제도한다는 뜻이다. 세상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이타행의 경지, 검도 9단의 세계이다. 바둑에서는 9단을 입신(입신)이라고 한다. 신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뜻일 게다.

깨치지 못한 사람을 구제하는 단계다

입신지경[入神至境]인 것이다.

있어도 있지 않고 알아도 알지 않는다. 이러한 세상이 곧 자유자재의 위대한 세계가 아닌가.

 여기서는 다시 산이 산이라도 상관없고, 산이 산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칼이 칼이어도 상관없으며, 칼이 칼이 아니어도 괘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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