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임산부

꽃밖꿀샘(벚나무와 개미의 공생)

초암 정만순 2017. 5. 29. 18:28



꽃밖꿀샘(벚나무와 개미의 공생) 

 


벚나무는 참 재미있는 나무다.

벚꽃이 만발할때는 벌들이 잉잉거리며 꽃들을 찾지만 꽃이 지고 나면 벚나무는 개미들 차지가 된다.

벚꽃은 여느 꽃들과 마찬가지로 꽃 속 깊숙이 꿀샘이 있어 그곳을 찾는 벌들에게 단물을 제공하는 대신 꽃가루를 운반하게 한다.

그런데 벚나무는 꽃 속 외에도 꽃 밖에 꿀샘들을 갖고 있다.

이파리 밑동마다 한 쌍의 꿀단지들이 달려 있다.

이른바 '꽃밖꿀샘’이라 부르는 그곳에는 개미들을 위하여 벚나무가 특별히 단물을 담아둔다.
‘꽃밖꿀샘’을 갖고 있는 식물은 벚나무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수의 식물들이 ‘꽃밖꿀샘’을 마련하여 개미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열대로 갈수록 훨씬 더 많은 식물들이 꽃 밖에도 다양한 모습의 꿀샘들을 지니고 있다.

식물의 종류를 막론하고 ‘꽃밖꿀샘’은 모두 오로지 개미를 위해 마련한 기관이다.

개미가 집에 간 틈을 타 다른 곤충들이 가끔 들르기는 하지만 개미가 주된 고객이다.

당분을 얻는 대신 개미는 식물을 초식곤충들로부터 보호한다.

식물과 개미가 오랜 진화의 역사동안 상생의 지혜를 함께 터득한 결과이다.
벚꽃 구경은 많이 해 봤어도 벚나무에 ‘꽃밖꿀샘’이 있다는 걸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금년에는 벚꽃이 지고 난 후 파란 이파리들이 돋아나면 ‘꽃밖꿀샘'을 찾아 혀를 한 번 대보길 권한다.

개미 밥을 뺏는 일이니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혀 끝을 감싸는 은은한 단맛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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