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밖꿀샘(벚나무와 개미의 공생)
벚꽃이 만발할때는 벌들이 잉잉거리며 꽃들을 찾지만 꽃이 지고 나면 벚나무는 개미들 차지가 된다. 벚꽃은 여느 꽃들과 마찬가지로 꽃 속 깊숙이 꿀샘이 있어 그곳을 찾는 벌들에게 단물을 제공하는 대신 꽃가루를 운반하게 한다. 그런데 벚나무는 꽃 속 외에도 꽃 밖에 꿀샘들을 갖고 있다. 이파리 밑동마다 한 쌍의 꿀단지들이 달려 있다. 이른바 '꽃밖꿀샘’이라 부르는 그곳에는 개미들을 위하여 벚나무가 특별히 단물을 담아둔다.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수의 식물들이 ‘꽃밖꿀샘’을 마련하여 개미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열대로 갈수록 훨씬 더 많은 식물들이 꽃 밖에도 다양한 모습의 꿀샘들을 지니고 있다. 식물의 종류를 막론하고 ‘꽃밖꿀샘’은 모두 오로지 개미를 위해 마련한 기관이다. 개미가 집에 간 틈을 타 다른 곤충들이 가끔 들르기는 하지만 개미가 주된 고객이다. 당분을 얻는 대신 개미는 식물을 초식곤충들로부터 보호한다. 식물과 개미가 오랜 진화의 역사동안 상생의 지혜를 함께 터득한 결과이다. 금년에는 벚꽃이 지고 난 후 파란 이파리들이 돋아나면 ‘꽃밖꿀샘'을 찾아 혀를 한 번 대보길 권한다. 개미 밥을 뺏는 일이니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혀 끝을 감싸는 은은한 단맛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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