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를 위한 운동 가이드라인
임신한 여성은 출산에 이르기까지 신체적 · 심리적 ·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며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적절한 양의 운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오랜 관념에 의해 아직도 신체활동을 기피하는 임산부가 많고 임신 중에는 가급적 활동을 줄이고 안정과 휴식을 추구하는 산모도 있어 임신과 출산에 따른 여성의 체력 수준 저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에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도 안전하고 즐겁게 운동에 참여하여 건강 및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임신 중 운동의 효과
임산부에게 있어서 적정량의 규칙적인 운동은 산모와 태아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향상시킨다. 하지만 임신은 신체의 여러가지 변화를 가져오므로 몸의 변화에 유의하여 체중조절이 목적이 아닌 체력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하고 지속적인 운동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중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 임신으로 인한 정상적인 체중증가 이외에 부가적인 체중증가를 막는다.
• 모체뿐만 아니라 태아의 당뇨, 심혈관 질환, 비만 등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
• 태아에게 혈액을 통해 더 많은 영양분을 공급하며 태아의 발육 ·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허리통증, 변비, 복부팽만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정맥류나 부종을 감소시킨다.
• 근육 긴장을 완화시키고 근력 및 근지구력을 향상시켜 임신기간 동안 체력을 유지시켜 준다.
• 임신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 및 불안을 해소하고 기분을 전환시킨다.
• 임신에 따른 신체적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심리적 우울감을 예방한다.
• 불면증을 예방하고 숙면을 돕는다.
• 출산과 진통에 따른 합병증을 완화시키고 진통을 잘 견디도록 도와준다.
• 활동적인 임산부의 경우 출산 후 빠르게 체력을 회복한다.
임신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에 따른 운동 시 주의사항
우선, 임신 중 생성되는 릴렉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이 인대를 이완시키는 작용을 해 근골격계에 변화가 생긴다. 이는 관절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운동 중 부상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과도한 스트레칭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임신중기(14주째)부터는 등을 대고 누운 자세로 운동을 하면 커진 자궁이 심장으로 들어오는 정맥(하대정맥)을 눌러서 혈류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이나 어지러움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반듯이 누워서 하는 운동은 가급적 피하도록 한다.
또한, 임신중기에는 증가한 대사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하루에 약 300kcal의 열량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운동 중 저혈당을 방지하기 위하여 적절한 열량을 보충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임신으로 인해 배가 나오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이동하여 허리와 골반 부위의 뼈와 근육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런 이유로 임신 후기에는 허리 통증이 특히 잘 발생하며 균형감각이 떨어져 넘어질 위험도 높아진다.
운동 전 건강상태 평가하기
임신 중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여러 가지 신체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임신 중의 운동 참여가 오히려 해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운동을 할 지 결정하기 전에 임산부의 산과적, 의학적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전반적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산부를 위한 올바른 운동법
유산소 운동
유산소 운동이란 산소를 이용하여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구성 운동을 말하며 지방을 주된 연료로 사용한다. 유산소 운동은 임산부의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과도한 체중증가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운동법이다.
위에 언급한 걷기, 수영과 같이 큰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 좋으며 임신 전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오던 건강한 여성은 임신 중에도 평소 운동 습관을 몸의 변화에 맞게 수정하여 유지해도 된다.
유산소 운동을 할 때에는 통풍이 잘 되는 편안한 복장과 쿠션이 있는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고, 운동 시작 전후로 간단한 스트레칭을 실시하여 몸을 풀어준다. 운동 중 틈틈이 수분을 보충하고 운동 전후에는 적절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뜨겁고 습한 날씨에는 야외에서 숨이 차도록 운동을 하지 않아야 하며 공복에 운동하지 않는다.
근력 운동
임신 중 근력 운동은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근육들을 단련시킴으로써 허리 통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분만에 사용되는 근육을 강화시켜주어 진통을 잘 견딜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임신 중 올바른 운동습관은 출산 후 임신 전 상태의 체력으로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임신 시기에 따른 적절한 근력 운동을 실시하도록 한다.
다만, 임신을 하면 몸의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균형을 잡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고정되어 있는 근력운동기구나 탄력밴드와 같이 안전한 운동 기구를 활용하도록 한다. 같은 동작을 12~15회 이상 반복할 수 있을 정도의 낮은 무게 또는 체중을 이용한 근력 운동이 좋으며, 운동 중 호흡을 참지 않아야 하며, 과도한 스트레칭은 피한다. 임신 중기부터는 반듯이 누워서 하는 운동은 가급적 피한다.
임산부에게 좋은 운동
걷기
걷기는 체력수준에 따라 운동량을 조절하기 편하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했던 임산부는 가볍게 하루 5분이라도 걷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시간과 거리를 늘려가도록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해오던 임산부의 경우에는 하루 30분 정도 지속적으로 걷는 것이 좋으며 최대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한다. 걷기는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며 임신으로 인한 급격한 체중 변화를 조절하여 적절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혈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어 태아에게 영양분과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으며, 산모의 뇌세포를 활성화시켜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고정식 자전거
실내에서 타는 고정식 자전거는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닥에 고정되어 있어 임산부에게 안전한 운동이다. 자전거는 걷기와 마찬가지로 임산부의 심폐능력을 향상시키고 체력을 키워줄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체중이 하체에 모두 전달되지 않으므로 관절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수영
물속에서 몸이 가벼워져 허리나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며 부력으로 인해 몸이 잘 뜨기 때문에 눌리는 곳 없이 태아나 산모에게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또한 운동으로 인해 체온이 상승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운동으로 보통 임신 초기부터 만삭까지 할 수 있다. 산모는 만삭에 가까워질수록 균형잡기 어려우므로 미끄러운 수영장 바닥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찬물보다는 약간 미지근한 온수풀이 좋으며 수영을 못하는 사람은 아쿠아로빅을 하거나 물속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기타 운동(요가, 필라테스 등)
요가와 같은 운동은 근육을 이완시켜 근육의 피로도를 낮춰줄 뿐만 아니라 자궁이나 골반의 근육을 단련시킴으로써 순산을 도와준다. 또한 명상을 통하여 임산부가 심신을 편안히 유지하고 기분을 전환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호흡법을 훈련함으로 인해 출산 시 호흡 조절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요가와 같은 운동을 할 때에는 배를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관절을 과하게 늘리는 동작을 피하고 호흡을 참지 않도록 한다.
임산부가 피해야 할 운동
임신 중 운동 참여가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임산부가 피해야 하는 운동도 있다.
• 균형을 잃거나 넘어지기 쉬운 운동: 스키, 승마, 체조, 야외 사이클 운동 등
• 신체접촉이 있는 운동: 하키, 킥복싱, 유도, 농구, 축구, 배구 등
• 라켓 스포츠: 스쿼시, 테니스, 라켓볼 등
• 고지대에서의 운동: 2,500m보다 높은 고도에서의 운동은 고산병을 일으킬 수 있고 자궁 내 혈류의 흐름을 감소시킴
• 스쿠버 다이빙: 태아에게 감압증을 유발할 수 있음
• 덥고 습한 환경에서의 운동 또는 사우나
• 저혈당을 유발하는 운동: 공복 시 운동, 과도한 운동
• 숨을 참는 운동(발살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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