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진의 4단계
맥(脈)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으나 의학 용어로는 대체로 세 가지로 나눈다.
한의학에서는 경락을 또 서양 의학에서는 혈관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대개 심장이 뜀으로써 동맥 혈관 속으로 피가 흐를 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혈관의 동작 상황을 가리킨다.
이 맥이 뛰는 것을 관찰해서 사람의 건강과 질병 상황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해서 의학에서는 맥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맥을 짚는 것이 질병을 진찰하는 행위 전체로 알려질 만큼 맥이 중요하다.
심장의 고동이 딱 그치면 그것이 삶을 마감하는 순간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심장의 동작에 늘 주위를 기울여야 하며, 심장의 상태는 맥으로 알 수 있다. 옛날부터 의사는 맥을 중요한 진단 자료로 여겨 왔다. 그래서 맥을 귀신같이 잘 짚는 다는 말은 곧 명의를 일컫는 말이 되어 왔다. 눈이 마음의 창이라면 맥은 생명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그 맥 하나 하나가 생명의 순간 순간을 헤아리고 있다. 의사가 환자의 손을 쥐면 맥의 크고 작음, 강하고 약함, 느리고 빠름을 본다. 맥의 크고 작음은 맥이 뛸 때와 안 뛸 때의 혈관의 굵기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요, 맥의 강하고 약함은 혈액이 진행하는 힘을 이름이요, 맥의 느리고 빠름은 맥박 사이의 시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보통 어른의 맥이 1분간에 70번 정도 뛰는데, 그것이 100번이나 140번 정도 뛰게 되면 그것은 위험 신호다.
맥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모두가 질병이 있다는 것을 보고하는 것이며 위험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하면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며, 심리적으로나 생리적으로는 조그마한 변화가 생겨도 반드시 맥에 나타난다. 기쁠 때는 기쁠 때의 독특한 맥이 뛰고, 안색이 이에 따라 변하고 화를 낼 때나 공포를 느낄 때도 다같이 저마다 독특한 맥과 안색이 드러난다.
그렇다면 과연 맥으로 병을 진단할 수 있는가?
병이 맥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거꾸로 병을 맥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정도의 문제다. 곧 어느 정도까지 맥으로 질병을 판단할 수 있는가 가 문제다. 이 점에서 서양 의학과 한의학 사이에 견해의 차이가 생긴다.
서양 의학에서도 맥에 대한 연구가 많아서 맥이 강하게 뛰는가 약하게 뛰는가, 크게 뛰는가 작게 뛰는가, 느리게 뛰는가 빨리 뛰는가, 그리고 어지럽게 뛰는가 바르게 뛰는가를 관찰하여 병의 진찰에 많이 참고하게 되어 있다. 또 한 실험에 의해서 어떤 질병에는 어떤 맥의 상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결정되어 있다. 그러나 한의학에서처럼 맥에만 의존해서 어느 장기에 어떤 병이 있다는 것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한의학에서 맥으로 모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 실제적으로는 얼마만큼 타당하고, 이론적으로는 얼마나 정확할까?
한의사가 맥을 짚어 보고 오장 육부의 어디에 병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무 맹랑한 일이라고 냉소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무슨 사물을 관찰할 때는 늘 냉정한 머리로 편견과 감정을 버리고 대해야 한다.
과학 만능 시대에 과학을 토대로 한 현대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것을 늙은이들이 아무리 떠들어 봐야 말짱 다 헛소리다. 라고 현대 의학의 권위를 빌어 무조건 한의학의 맥진을 업신여기는 것은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취할 태도가 못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도로는 더더구나 무책임한 일이다. 사람의 감정은 반드시 얼굴에 나타난다. 얼굴에 나타나는 미묘하고 복잡한 표정을 우리가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무슨 색소가 얼마나 있고, 무슨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면 무슨 감정을 나타낸다고 할 수는 없으나, 우리 눈으로 잠깐 얼굴만 쳐다보아도 정확히 알 때가 많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생리적 변동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맥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만은 이론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맥을 많이 짚어 본 사람은 사람마다 맥의 상태가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사람에게도 아플 때와 건강할 때, 밥 먹기 전과 밥 먹은 뒤 보통 때와 화났을 때, 유쾌할 때와 침울할 때 각각 맥이 다르다는 것을 누구나 다 인정한다.
이로써 맥을 짚어서 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맥을 짚는 부위와 좁은 의미에서 짚는 부위는 각각 다르다. 넓은 의미에서는 인체의 어느 곳이든지 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면 된다. 맥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동맥 혈관이 굵고 동맥의 위치가 피부에 가까이 있고, 감싸고 있는 근육이 유연한 곳이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중요시하는 맥은 인영맥(人迎脈) 과 기구맥(氣口脈) 이다. 인영맥은 후두(喉頭) 양쪽에서 뛰는 맥으로서 곧 총경 동맥(總經動脈)을 일컫는다. 그것이 자리잡고 있는 곳은 족양명 위경의 인영혈 이다. 기구 맥은 양손 촌구(寸口)에서 뛰는 맥으로서 요골 동맥(腰骨 動脈)이요, 경락은 수태음 폐경에 속한다. 이 기구 맥이 한의학에서 맥을 짚는 진정한 맥 부위이다.
일반적으로 맥을 본다는 것은 곧 기구맥(氣口脈) 을 보는 것이다. 이 기구맥(氣口脈) 이 있는 부위를 촌구(寸口)라 하는데, 이 촌구를 다시 셋으로 나누어 촌(寸), 관(關), 척(尺)으로 정한다.
좌촌(左寸)에서 심(心)의 상황을 관찰하고, 우촌(右寸)에서 폐(肺)의 상황을 관찰하고,
좌관(左關)에서 간(肝)의 상황을 관찰하고, 우관(右關)에서 비(脾)의 상황을 관찰하고,
좌척(左尺)에서 신(腎)의 상황을 관찰하고, 우척(右尺)에서 명문(名門)의 상황을 관찰한다.
이 좌우의 촌구에서 오장의 상황을 관찰한다는 것은 얼핏 생각하면 허황해 보이지만, 실제로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막연하게 맥을 짚을 때는 출구를 진맥하는 데는 그 부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가장 쉽게 촌, 관, 척의 부위를 정하는 방법은 손목 요골의 말단에 있는 조그마한 돌기를 찾아서(이곳을 맥학에서는 고골(高骨)이라고 한다.) 그 자리를 관(關)으로 보고 거기에다 가운데다 가운데 손가락을 대고 둘째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을 나란히 대면 된다.
둘째손가락이 얹히는 자리가 촌구이고, 넷째 손가락이 얹히는 자리가 척중(尺中)이다.
앞에서 왼쪽 손목의 촌(寸)에서 심(心), 관(關)에서 간(肝), 척(尺)에서 신(腎)의 상태를, 그리고 오른쪽 손목의 촌에서 폐(肺), 관에서 비(脾), 척에서 명문(命門)의 상태를 알 수 있는데 이것을 도표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이처럼 상생과 상극의 관계의 규칙이 정연하다.
맥의 종류가 16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24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27이라고 하는 사람, 그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맥의 차이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얼굴이 서로 다른 것처럼 맥의 상태도 다 다르며 한 사람의 경우에도 시시각각으로 맥의 상태에 얼마간 변화가 있으므로 이것을 세분하면 한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분석적 태도로 맥을 연구하기보다는 종합적으로 맥학의 원리만 알면 응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다양한 맥의 상태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옷감이 있으나 모두 다 씨줄과 날줄로 짜낸 것이다. 그와 같이 사람마다 다른 맥의 상태를 보이지만 모두 상 ,중 , 하(날줄)와 부(浮), 중(中), 침(沈)(씨줄)의 복합에서 생긴 것이다.
상. 중. 하는 맥학(脈學)의 삼부(三部)로서 맥 부위의 상중하로 병의 근원이 존재하는 부위의 상중하를 판단하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 몸에 병이 있을 때 병의 부위가 위쪽일 때는 촌(寸)에, 아래쪽일 때는 척(尺)에 맥의 변화가 느껴진다.
부, 중, 침(浮 中沈)은 맥이 느껴지는 부위를 이름이다. 인영(人迎)이니 기구(氣口)니, 촌(寸)이니, 척(尺)이니 하는 것은 맥이 뛰는 부위를 이름이다. 같은 맥동 부위에서도 맥이 뛰는 것을 깊은 곳에서 느끼느냐 얕은 곳에서 느끼느냐에 따라 부위가 정해져 있으니 오른쪽 촌에도 부맥(浮脈) , 중맥(中脈), 침맥(沈脈)이 있고 왼쪽 척에도 부맥(浮脈) , 중맥, 침맥이 있다.
여기에서 부맥(浮脈) 이란 것은 그저 살짝 닿기만 해도 느낄 수 있는 맥으로서 부맥(浮脈) 이 심할 때는 눈으로 볼 수도 있다.
중맥이란 것은 약간 눌러야 느낄 수 있는 맥이다.
침맥 은 힘있게 꾹 눌러야 잡히는 맥이다.
부맥(浮脈) 을 취하는 방법을 든다고 해서 거(擧)라고 하고, 중맥을 취하는 방법을 찾는다고 해서 심(尋)이라고 하고, 침맥을 취하는 방법을 누른다고 해서 안(按)이라고 한다.
맥학에서 삼부 구후(三部 九候)라는 말이 있는데 사부는 촌. 관 . 척에 저마다 부맥(浮脈) 과 중맥과 침맥이 있으므로 이것을 가리켜 구후(九候)라고 한다.
맥의 움직임은 끓임없이 변화한다. 이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을 대개 다섯 가지로 볼수 있으니, 이것이 진맥의 다섯가지 큰 기준이 된다.
1. 맥의 느끼는 부위의 얕고 깊음: 부(浮), 중(中), 침(沈)
2. 맥의 한번 뛰고 다음에 뛰는 사이의 시간: 지(遲. 느림), 삭(數,빠름). 난(亂,일정하지 않음)
3. 혈관이 늘어나고 오므라지는 차이: 대(大). 소(小).
4. 피가 진행하는 상태의 순조로움과 순조롭지 않음: 활(滑. 매끄러움,)색(穡, 껄끄러움)
5, 심장이 뛰는 힘의 강하고 약함: 허(虛), 실(實)이 다섯가지 요인이 복합돠어서 가지각색 맥의 상태가 나타난다.
건강한 맥은 위에서 이야기한 다섯 가지 기준에 비추어 보아 지나치지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맥의 움직임이다. 실제로는 완전히 건강한 맥이란 있을 수 없지만 이상적인 건강맥은 다음과 같다.
상 하 부위 | 상 | 중 | 하 |
맥 뛰는 부위 | 촌 | 관 | 척 |
음양 부위 | 양 | 반음 반양 | 음 |
인체의 부위 | 가슴위로 머리까지 | 가슴 아래에서 배꼽 위까지 | 배꼽 아래에서 발까지 |
장기 | 심, 심포, 폐 | 위, 비, 췌장, 간, 담 | 신, 방광, 소장, 대장, 생식기 |
첫째로, 뜨지(浮)도 않고, 잠기지(沈)도 않는 적당한 맥.
둘째로, 느리지(遲)도 않고 빠르지(數)도 않고 규칙적이며 적당한 맥. (어른 1분간에 70번 정도).
셋째로, 지나치게 매끄럽지 (滑)도, 껄끄럽지도 않은 맥. (혈액이 혈관 속을 너무 쉽고 미끄럽게 지나가도 못 쓰고 너무 꺽꺽해서 혈액 순환이 지체되어서도 안된다.)
다섯째로, 심장이 박동하는 힘이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맥을 가리킨다.(심장의 박동이 지나치게 강한 것은 무슨 고장이 있는 증거니, 체내에 노폐물이 쌓여 있거나 그 밖의 이변을 제거하려는 심장의 비상한 노력을 반영한다. 혈관이 경화되어 탄력이 적아도 심장의 박동이 강해진다. 또 심장의 박동이 강해진다. 또 심장의 박동이 지나치게 약하면 유용한 물질을 몸 안에 운반하고 쓸모없는 물질을 날라서 없애는 역할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맥학의 근본 취지는 병을 맥으로 판단하는 데 있다. 병맥을 판단하려면 무엇보다도 건강한 맥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마치 은행에서 돈을 만지는 사람이 위조 화폐를 구별해 내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진짜 화폐를 충분히 아는 것이 전제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늘 진짜 돈을 만지는 사람은 위조 화폐가 손에 닿으면 어쩐지 느낌이 다르다는 단순한 이유로 가짜 돈임을 곧 알아낸다.
맥학에서도 첫째 요건은 먼저 어떤 맥이 평맥(平脈)이 아님을 아는 것이다. 엄격한 의미로는 평맥이 아닌 것은 모두 병맥(病脈)이다. 그러나 완전한 건강맥은 사실상 존재할수 없으므로 보통 우리가 병맥이라고 하는 것은 평맥이 아닌 정도가 상당히 높은 맥을 가리킨다.
실제로 맥을 짚어서 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자기 나름의 견해를 갖는다는 것은 결코 제멋대로 하라는 뜻은 아니다. 맥학의 원리를 충분히 해득해서 여러 사람의 실제로 짚어 봄으로써 자기 고유의 맥 측정를 외어서 기계적으로 병을 진찰하려고 하면 아무리 기억력이 놀랍더라도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다.
또 죄다 왼다고 하더라도 의학 서적 맥 이론에 표시된 병의 증세가 병 전부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 이상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저마다 병이 다르고 시시로 증세가 변하는 것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그리고 맥의 이름이 같을지라도 내용이 의학자에 따라서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어디에 기준을 두어야 할지 모를 경우도 많다.
맥을 짚을 때는 당장에 어느 장기에 무슨 병이 있는지 알려고 하지 말고 순서에 따라서 점차로 세밀한 관찰을 해야 한다.
맥이 뜨고(浮), 크고(大), 매끄럽고(滑),빠름(數)에 의해서 양임을 판단하고 잠기고(沈), 느리고(遲), 작고(小), 껄끄러움에 의해서 음임을 판단한다.
이때는 촌(寸). 관(關). 척(尺)을 구분할 것도 없고 정체적으로 관찰해서 맥이 음에 속하는가 양에 속하는가만을 가린다.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게 음이면 음, 양이면 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음맥과 양맥이 서로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맥을 짚은 사람의 골머리를 앓게 한다. 그러나 어느 것이 더 많고, 어느 것이 더 적은가에 따라 그맥 움직임의 음과 양을 가릴 수 있다.
사람의 몸에서 맥이 뛰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여러 군데이다. 동맥 혈관이 비교적 크고 동맥 혈관과 몸 표면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데에서는 대체로 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특히 맥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곳이 목 동맥과 손과 팔이 잇대어 있는 관절 부분에 자리잡고 잇는 요골동맥(橈骨動脈)이다. 한의학에 서는 목 동맥을 '인영(人迎)'이라고 부르고 요골동맥을 '기구(氣口)'라고 부른다. 서양 의학에서나 한의학에서나 다같이 맥이 뛰는 것을 기구에서 살펴보는 것은 그 자리가 맥의 변화를 가장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기구의 맥만 가지고도 오장 육부의 병을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기구는 폐경맥 선상에 있는데, 엄지손가락 쪽 팔목 굽어지는 곳에서 자기 손가락 한두 개의 폭과 거의 같은 자리에서 찾으면 된다. 이 기구를 다시 '촌(寸)''관(關)''척(尺)'의 세 부위로 나누어 오른쪽과 왼쪽을 합해서 '육맥(六脈)'이 되는 것이다.
맥동의 음양
사람의 체질이 모두 같지 않으므로 맥이 뛰는 모습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미 한의학적으로 이름을 부친 맥의 종류만 해도 상당히 많지만 크게 나누어 부침(浮沈), 대미(大微), 활색(滑穡), 삭지(數遲)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① 부맥(浮脈) : 손을 누르지 않고 피부에 가볍게 손을 대기만 해도 맥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것.
② 대맥(大脈) : 맥이 폭넓게 뒤는 것.
③ 활맥(滑脈) : 새 기계에 기름을 친 것처럼 맥의 움직임이 매끄럽고 연한 것.
④ 삭맥(數脈) : 맥이 보통 사람보다 빨리 뛰는 것. 어른의 보통 맥박 수가 1분에 70회라고 하면 체질에 따라서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80회 이상은 모두 삭맥으로 보아야 한다.
이상의 맥은 모두 양에 속하는 맥이다.
① 침맥(沈脈) : 손을 가만히 대서는 맥이 뛰는 것이 느껴지지 않고 꾹 눌러야만 비로소 맥을 알 수 있는 것.
② 미맥(微脈) : 맥의 폭이 아주 좁고 가늘어서 있는 듯 없는 듯한 것.
③ 삽맥(澁脈) : 녹슨 기계처럼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하고 꺽꺽해서 걸리는 것 같은 것.
④ 지맥(遲脈) : 맥박 수가 보통 사람보다 적은 것. 1분에 60회 이하라면 지맥으로 보아야 한다.
이상의 맥은 모두 음에 속하는 맥이다.
음맥과 양맥을 분간한 뒤에는 제2단계로서 맥의 움직임에 힘이 있는지 없는지로써 실(實)과 허(虛)를 판단해야 한다. 실제로 진맥할 때는 주의하지 않으면 흔히 부맥(浮脈) , 활맥(滑脈) , 대맥(大脈) 은 힘이 있고, 침맥(沈脈) , 소맥(小脈)같은 힘이 없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부맥(浮脈) , 대맥(大脈) , 활맥에도 허한 것이 있고 침맥(沈脈) , 소맥이도 실한 것이 있다. 실한 가운데 허가 있다(實中 有虛)느니, 허한 가운데 실이 끼여 있다(虛中 挾實)느니 하는 것은 모두 맥 상태의 허실이 복잡하다는 것을 표시하는 말이다. 허한 증세 (虛症)는 병의 원인이 신체가 쇠약한데 있고, 곧 몸안에 있고, 실한 증세(實症)는 병의 원인이 기후의 급변이나 유행성 병균의 감염등 밖에 있는 것이다. 허한 가운데 실이 끼여 있다 는 것은 내재적 원인이 외래적 원인이 내재적 원인보다 더 큰 것을 말한다.
세 번째 단계로는 병의 원인이 도사리고 있는 자리를 알아내는 것이다. 병 증세가 나타나는 곳은 자각적으로 머리가 아프다든지, 배가 아프다든지, 허리나 다리가 아프다든지 해서 알 수 있지만 그 아픈 증세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맥진이 필요하다.
촌. 관. 척의 상태에 의해서 병의 원인이 가슴에 있는지. 배에 있는지 늑막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두통을 예로 들면, 그 원인은 위(胃)(양명경(陽明症)두통)에 가장 많고 방광경(太陽症)이 그 다음이요, 담경(膽經)이 또 그 다음이다. 양명증은 병은 머리에서 나타나지만 그 원인은 몸통의 가운데 있는 위(胃)에 있으므로 맥은 관(關) 부위에 나타날 것이다. 태양증 두통은 원인이 몸통 아래쪽에 있으므로 맥은 척(尺)의 부위에 나타날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은 한의학적으로 말하면 상생 상극의 법칙에 의해서 한 장기(臟器)에 병이 생기면 다른 장기도 역시 그 영향을 받아서 병적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맥에도 각 부분에 얼마간의 변동이 생긴다. 때문에 꼼꼼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병의 원인이 어느 부위에 있는지 또 영향을 받은 부위는 어디인지를 구분해 내기가 어렵다.
병의 원인이 있는 곳을 안 다음에는 네 번째 단계로 병의 원인이 있는 기관이 소속하고 있는 계통을 찾아야 한다.
* 위쪽(가슴 부위)의 맥은 촌(寸)에서 반응이 나타난다.
심장 계통(혈액 순환 작용) 왼쪽 촌(寸)
폐장 계통(호흡 작용)오른쪽 촌(寸)
* 가운데쪽(횡격막 부위)위 맥은 관(關)에서 반응이 나타난다.
비장 계통 (소화 작용) 오른쪽 관(關)
간장 계통 (제독 작용) 왼쪽 관(關)
* 아래쪽(배 부위)의 맥은 척(尺)에서 반응이 나타난다.
신장 계통 (조절 작용)왼쪽 척(尺)(소변. 대변. 정액)
내분비 계통(조절 작용)오른쪽 척(尺)(명문의 원양(元陽)과 진음(眞陰)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치료는 충분하다.
이 이상 더 자세히 아는 것은 각자의 능력과 생각에 따른다. 그러나 이미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맥을 짚어서 이 이상 더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 맥진의 결과와 다른 증세를 대조하고 종합해서 비로소 진단의 정확을 기할 수 있는 것이다.
진맥(診脈)을 한의사가 진단할 때 쓰는 유일한 수단으로 아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이제 그 원인을 따져 보면, 병자와 의사가 직접 대면해서 정말 진단 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진맥뿐이고 다른 증세는 간접적으로 들어서 알 수도 있고, 얼굴을 한 번 슬쩍 살펴보아도 되니까, 진단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에 진맥 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불순한 한의사가 병자를 현혹시키는 데 진맥을 빌어서 하는 때가 많기 때문에 한의학과 진맥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진맥은 보고(望), 듣고(聞), 묻고(問), 맥을 짚는(切)것. 이 네가지를 합해서 일컫는 말인데, 이것을 네가지 진찰 방법(四診)이라고 한다. 본다는 것은 곧 병자의 모습과 얼굴 빛깔을 관찰한다는 것이고, 듣는다는 것은 병자가 호소하는 증세를 귀기울여 듣는다는 것이며, 묻는다는 것은 의사 쪽에서 환자의 증세를 알기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증세의 상태를 묻는 것이며, 절(切)은 곧 맥을 짚는 것이다. 곧 보고, 듣고, 묻고 해서 얻은 판단이 정확한지 어떤지를 다시 한 번 검증하는 작업이 진맥이다.
진단을 하려면 다음 여섯 가지 방면으로 관찰해야 한다.
1) 체질
계절 및 기후와 건강 상태의 관계, 평소에 즐기는 음식 등으로 체질의 음과 양을 분간할 것
2) 병의 증세
각 증세를 정밀하게 관찰해서 음양. 허실. 표리. 상하를 따라서 질병이 있는 장부를 판단.
3) 맥의 상태
맥을 짚어서 음양. 허실. 상하를 따져서 질병이 있는 장부를 판단할 것.
4) 경락
감각의 작용에 의해서 질병이 있는 장부와 그 장부의 허실을 판단할 것.
5) 색
색을 관찰해서 질병이 있는 장부와 그 장부의 허실을 판단할 것.
6) 언동
언어, 음성, 행위, 동작에 의해서 음양과 허실을 판단할 것.
이와같이 종합적으로 진단하지 않으면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의 잘못을 범할 때가 많다. 이것은 아주 판단하기 어려운 병을 대할 때 쓰는 방법이지, 늘 여섯 가지로 진단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대개 증세만 보아도 진찰을 정확히 할수 있고 여기에 진맥을 곁들이면 거의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진맥을 할 때에는 엄숙한 마음으로 손가락 끝에 신경을 집중시켜 행하여야 하고, 의자가 술을 마신다든가 하여 자신의 혈관박동이 커지거나 강약에 이상이 발생한 상태에서 행하지 말아야 한다.
(1) 맥진의 분부법(分部法)
《소문(素問)》의 삼부구후론에서 제시한 삼부구후법(三部九候法)은 머리, 손, 발의 삼부로 인체를 나누고, 그 삼부의 천, 인, 인 삼후가 있다고 하여 머리의 맥박이 잘 뛰는 이마 옆, 빰, 귀 앞 세 곳을 택하였고, 손에서는 폐경의 태연(泰然)자리와 대장경의 합곡(合谷)자리, 심경의 신문(神門)자리를 택하였으며, 발에서는 간경의 오리(五里), 비경의 기문(期門), 신경의 태계(太鷄) 세 곳을 보았으나, 당시에는 남녀가 손을 잡을 수 없고 진맥시간이 많이 걸리며 복잡하여 별로 쓰여지지 않았다.
장중경 이 쓴 상한론(像寒論)에서 제시된 인영맥(人迎脈) 은 목 앞의 총경동맥 박동처이고, 부양맥(跳陽脈)은 발의 해계혈 아래 박동이며, 촌구맥(寸口脈)은 손목의 요골동맥 박동처이다. 이 세 곳을 택하여 진맥하였는데, 촌구맥(寸口脈)으로 오장육부를 살피고, 인영맥(人迎脈) , 부양맥(趺陽脈)은 촌구의 맥이 잘 나타나지 않을 때 보았다. 세 곳을 택하여 보았기 때문에 삼부진법이라 하였다.
《난경(蘭徑) 》에서 제시된 독취촌구(獨取寸口)법이란 손목의 요골동맥만을 취하여 맥을 보는 방법인데, 이는 모두 장부의 기가 위에서 나와 폐경으로 모여 이곳에서 변화를 일으킨다고 보기 때문이다.
촌구(寸口)는 펴경맥의 도로이고, 폐는 천기를 흡입하여 모든 경에 배분하며, 해부학적으로 보아도 모든 피는 반드시 폐를 거치게 되어있고, 또한 폐를 거친 피는 막게 정화될 뿐만 아니라, 소화관에서 흡수한 영양소가 간을 경유하여 피에 다량 함유된다. 따라서 인에서 기가 나와 폐로 모인다는 고전의 이야기는 일리가 있으며, 펴경맥에서 십이경으로 배분된다는 것 또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러한 맥락에서 기구(氣口) 즉 촌구에 맥의 변화가 잘 나타나는 것으로 믿는다. 그러면 촌구맥의 발견과 유래에 대하여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촌구라고 이름짓게 된 까닭은 이곳이 폐경의 경혈인 어제(魚際)에서 대략 1촌쯤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난경(難經)》이후 왕숙화는 《맥경(脈經)》에서 삼부구후(三部九候)를 배속하였는데, 경상돌기 앞쪽 돌출부를 관(關), 팔꿈치 쪽을 척(尺), 손바닥 쪽을 촌(寸)이라 하여 촌(寸)을 상부, 관(關)을 중부, 척(尺)을 하부로 정하고, 각부에 삼후를 대비시켰다. 즉 부(浮 : 표면)를 천(天), 증(中: 약간 눌러서 느끼는 것)을 인(人), 침(沈:꾹 눌러서 느끼는 것)을 지(地)로 대비시켜 촌구맥에 삼부구후(三部九條)를 적응시켰다. 이렇게 촌관척으로 분부하는 방법은 이미 난경에서 제시되어 있던 것이 그후 여러 의가들에 의해 다듬어지고 발전되어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가장 확실한 진맥법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그 까닭은 요골동맥부위의 피부가 얇아 맥상이 가장 잘 나타나고 속에는 뼈가 있어 다른 조직들이 비교적 적으며 질병에 대한 맥의 변화가 가장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맥과 장부를 관련시킨다는 것은 촌구맥을 삼분한 촌관척에 어떤 장부를 연관시키느냐 하는 문제이다.
《소문(素問)》맥요정미론(脈要精微論)의
좌촌에는 심장(心臟)과 단중(亶中),
우촌에는 폐(肺)와 흉(胸), 좌관에는 간(肝)과 격(膈),
우관에는 비(脾), 위(胃), 좌우척에는 신장과 방광을 살핀다는 기록에서 출발하여, 왕숙화의, 《맥경(脈經)》, 이시진의 빈호맥학(瀕湖脈學), 등 여러 의서들에서 견해를 약간씩 달리하면서 발전하여 왔다.
요즘에도 많은 의가들이 우촌은 외로 폐, 내로 흉, 우관은 외로 위, 내로 비, 우척은 외로 대장. 내로 삼초, 좌촌은 외로 심, 내로 단중, 좌관은 외로 담, 내로 간, 좌척은 외로 방광, 내로 신장 등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는 우로 행하고 혈은 좌로 행한다는 고서의 이론과 상경상 하경하, 측 위에 있는 장부는 맥의 윗자리에, 아래에 있는 장부는 맥의 아랫자리에 배속시켜야 한다는 논리에 근거한 것 같다.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독자적인 이론과, 경험적으로 입증된 내용들을 설명하면 "장(臟)은 음(陰) 즉 속으로 행하고 부(府)는 양(陽), 즉 겉으로 행할 것이다"라는 생각과 제가의 이론 중에 공통적인 것은 우관맥(右關脈)의 경우, 비장은 내에서 위는 외에서 살핀다는 점이었고, 오행론(五行論) 과 장부경락의 학설에 의해, 표리관계를 이루는 장과 부는 같은 부위에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에서 난경(難經)의 6부정위 맥법과 같이 장부를 배속하였다.
좌촌맥(左寸脈)은 꾹 눌러서 심장을 살피고 가볍게 대어서 소장을 살피며, 좌관맥은 꾹 눌러서 간, 가볍게 대어서 담, 좌척은 꾹 눌러서 신, 가볍게 대어서 방광, 우촌맥은 눌러서 폐, 가볍게 대어서 대장, 우관맥은 눌러서 비, 가볍게 대어서 위, 우척은 눌러서 심포(췌장, 가볍게 대어서 삼초(십이지장)를 살피는 방법인 것이다.
아울러 각 팔 다리의 경락 중에 박동이 잘 나타나는 자리를 찾아 촌구맥상에서 느끼는 허실이 실제 때 부합되는가를 검증하였다. 즉 폐(肺)는 손목의 대릉형골 아래 손목과 바닥이 접하는 부분에서 양손의 맥박이 차이가 있는가를 살피고, 대장(太陽)맥은 1, 2중수골 사이 손등 쪽 합곡(合谷)자리 위에서 양손을 비교하여 보았으며, 심장(心腸)은 4, 5중수골 사이 손바닥 소부(小府)자리 아래 위를 ?어 확인하였고, 간맥(肝脈)은 발의 태충(太衝)자리, 즉 1, 2중족골 사이 발등 속에서, 담맥(膽脈)은 발목의 외과 위 현종(懸鍾)자리 앞 부근에서, 비장(脾臟)은 발의 내과 아래 발바닥쪽 조해(照海)자리 부근에서, 위(胃)는 발목 앞 해계(解溪)자리에서, 심포(心包)는 3, 4중수골 사이 손바닥 노궁(勞官)자리의 아래에서, 신장(腎臟)은 내과 뒤 태계(太溪)자리데서, 방장은 외과 후하편 복삼(僕參)부근에서 각각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경락과 일치하였으나 삼초맥(三焦脈)인 경우는 경락과 상관없는 2, 3중수골 사이와 배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소장경은 3, 4중수골 사이의 허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확인된 맥에 대하여 치료하여 봄으로써 효과가 현저하게 나타났기에 확실한 맥진처로 정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간혹 심포와 삼초는 중초에 있는데 왜 우척에 배속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가질지 모르나, 그것은 십이지장과 췌장이 복막 후장기로서 기능은 하초에 다 미치되 하초에 소속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며 대장과 소장 또한 복막 전후장기를 따질지 모르나 그것은 기능이 위로 향할 뿐만 아니라 폐 및 심장과 표리관계이기 때문에 같은 부위에 반영한 것이 하고 생각한다.
① 진맥시기
고전에는 이른 아침에 맥을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으나 지금에 와서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고, 다만 진맥시에는 환자와 의자가 모두안정된 상태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정신적 흥분 상태에서는 올바른 맥진이 나타나지 않을뿐더러 오진을 하기가 쉬우므로 마음을 가라앉혀야 하며, 노동 후, 음주 후, 식사 후, 다툰 후 등은 피하여야 한다.
둘째, 잡념을 갖거나 주변이 시끄러우면 의자의 정신인 진중이 안되어 오진하기 쉬우므로 주변이 조용한 가운데 잡념을 버리고 임해야 한다.
세째, 환자에게 불안감을 줄만한 주위환경을 피해야 한다.
② 진맥시의 자세
이에 관한 의가들의 주장은 환자가 똑바로 앉아 팔을 심장높이로 앞으로 내밀든가, 바로 누워 손바닥을 위로 보게 하고 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의 의견으로는 환자가 바로 누워, 양손을 죽 펴 다리 쪽을 향해 몸 옆에 놓되 손바닥은 역시 위로 보게 하고 맥을 보아야 한다.
의자는 환자 옆에 바로 앉아 환자의 양손과 다리의 진맥점을 차례로 만져 나가야 하며, 고인들이 주장하는 대로 의자의 검지, 중기, 무명지를 나란히 촌구맥에 가로로 얹어놓고 검지는 촌, 중지는 관, 무명지는 척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의자의 엄지손가락을 촌구맥에 대고 태연(泰然)자리에서부터 촌, 경거(經渠)자리는 관, 열결(列缺)자리는 척 하는 식으로 옮겨대면서 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의자의 손가락 길이가 틀리고 손가락마다 감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팔 길이에 따라 촌관척의 길이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한 손가락을 옮겨가면서 침 자리 위주의 맥을 보아야 정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 장부의 허실판별
장부의 허실을 판별하는데는 비교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촌구맥상에서도 어느 부위의 맥이 다른 부위에 비하여 두드러지게 강하게 느껴지든가 약하게 느껴질 경우, 그 부위와 타 부위를 전체적으로 비교하여 보아야 하는데, 이때 의자의 손가락이 누르는 압력을 반드시 같게 하 여야하며, 그렇게 하여 어느 장이나 부가 허하든가 실한 것이 발견되면 관련된 경락의 진맥처로 양손가락을 옮겨 확인하여야 한다. 이때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좌우맥의 강약을 비교하는 것이며 촌구맥에서 허한 것을 느꼈는데 확인 진맥에서 우측이 약하다면 이는 환자의 우측이 허한 것이고, 촌구맥에서 실하게 나타났는데 확인 진맥에서 좌우측이 강하게 느껴졌다면 이는 환자의 좌측이 실한 것이 된다.
예를 들면 촌구맥에서 좌관맥을 꾹눌러서 맥이 타 부위에 비하여 약하게 느껴져서 좌우 태충(太衝)혈 자리를 양손으로 똑 같은 힘으로 눌러 보아 좌측이 우측보다 약하여 잘 느껴지지 않았다면, 이는 이 환자의 맥은 좌 간허이며, 질병이 왼쪽으로 나타나고 통증 또한 좌측에 있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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