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호흡기계

감기 ‘계지탕’

초암 정만순 2016. 8. 26. 09:19


감기 ‘계지탕’



‘계지탕’ 열나고 콧물 나는 겨울 감기에 특효

■  이우정 


해표제(解表劑)는 대부분 신산(辛酸)하고, 경양(輕陽)한 약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장시간 달이면 약성이 흐트러져 약효가 감소한다. 풍한(風寒)에 외감(外感)되었을 때는 해표제를 복용한 후에 몸을 따뜻하게 하여 땀이 나도록 해야 한다. 풍한표증(風寒表證)에는 신온해표(辛溫解表) 약물을 쓰는 것이 당연하고, 풍열표증(風熱表證)에는 신량해표(辛凉解表) 약물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그 외에 음양기혈(陰陽氣血)이 부족하면 보익(補益) 약물을 배합하여 사기(邪氣)를 물리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해표 약물은 신온해표제(辛溫解表劑), 신량해표제(辛凉解表劑), 부정해표제(扶正解表劑)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계지탕(桂枝湯)’은 신온해표제에 해당하는 탕제로서 표허증(表虛證)에 쓴다. 표허증은 풍사(風邪)가 체표를 침습하면 위양(衛陽)이 사기를 밖으로 몰아내려고 하므로 발열 증상을 수반한다. 풍사에 상하면 위기(衛氣)가 부족하게 되고, 한공(汗孔)이 견고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영음(營陰)이 밖으로 배설되므로 한출(汗出)하여 오풍(惡風)이 나타난다. 또 정사(正邪)가 표(表)에서 서로 싸우고 있지만, 표의 위기(衛氣)가 부족하여 맥부완(脈浮緩)이 나타난다. 위양(衛陽)은 위로 떠서 사기에 저항하고, 영음(營陰)은 안을 지키지 못하여 배설한다. 이렇게 양자가 서로 협조하지 않으면 영위불화(營衛不和)의 병기(病機)가 나타난다. ‘계지탕’은 이러한 발열오풍(發熱惡風), 두통한출(頭痛汗出), 비명건구(鼻鳴乾嘔), 태백불갈(苔白不渴), 맥부완(脈浮緩)과 같은 풍한표허증에 쓰는 처방이다.


◎ 변증(辨證)
병의 증상과 증후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변증(辨證)이라고 한다. 발열, 한출(汗出), 오풍(惡風), 설태박백(舌苔薄白), 맥부완(脈浮緩)은 외감풍한표허증(外感風寒表虛證)의 주증(主症)이다. 위기와 사기가 서로 다투어 체표로 부성(浮盛)하고, 이로 인해 모공이 엉성해져 위외(衛外)가 제 위치를 잡지 못하므로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외감풍사(外感風邪)로 정사(正邪)가 족태양방광경에서 상박(相搏)하므로 두통이 발생하고, 위기(胃氣)가 불화하므로 콧물과 구역질이 나타난다.


◎ 입법(立法)
변증이 되면 처방 약물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를 입법(立法)이라고 한다. 표허증의 입법 원칙은 해기발표(解肌發表)와 조화영위(調和營衛)다. 즉, 피부에 땀이 약간 나도록 하여 표증(表症)을 치료하고, 영기와 위기의 불화를 수습하여 병에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 처방(處方)
입법(立法)이 되면 군약(君藥), 신약(臣藥), 좌약(佐藥), 사약(使藥)의 배합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약물과 양을 정하게 된다. 이를 처방(處方)이라고 한다.


◎ 처방례
계지탕
군약 : 계지(桂枝) 9그램
신약 : 백작약(白芍藥) 9그램
좌약 : 생강(生薑) 9그램, 대추 3개
사약 : 감초(甘草) 6그램
▶ 처방 해설 : 계지는 주로 방광경으로 들어가 조위통영(助衛通營)하고, 피부의 겉에 있는 풍한의 사(邪)를 제거하므로 주증에 대한 군약이 된다. 백작약은 계지를 도와 일산일수(一散一收)하고, 영기(營氣)의 음(陰)을 도우므로 신약이 된다. 생강은 성미가 신온(辛溫)하여 계지가 표사(表邪)를 발산하는 것을 돕는다. 대추는 성미가 감온(甘溫)하여 백작약을 도와 영혈을 조화시킨다. 따라서 생강과 대추는 좌약이 된다. 감초는 모든 약을 조화시키고, 계지를 도와 조양해표(助陽解表)하므로 사약이 된다. 참고로 피부 겉의 풍한이 풀어지면 영위가 조화되어 폐위(肺胃)의 기(氣)가 역시 이를 따라 내려간다. 따라서 방(方) 중에 고강폐위(苦降肺胃)하는 좌약은 따로 넣지 않았다.
▶ 금기 사항 : 본 방은 표실무한(表實無汗), 표한리열(表寒裏熱), 표열유한(表熱有汗) 등에는 사용을 금한다.
▶ 가감 : 가감이란 군약과 주증이 변하지 않는 전제 하에서 겸증(兼證)의 변화에 상응하도록 신약과 좌약을 증감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계지탕’의 주증이 그대로이되 겸증으로 천(喘)의 증상이 있으면 후박과 행인을 가(加)하여 강기평천(降氣平喘)시킨다. 또 ‘계지탕’의 주증은 그대로인데, 하법(下法)을 써서 비위기(脾胃氣)를 손상시키면 흉만(胸滿)과 맥촉(脈促) 등이 겸하여 나타난다. 이러면 성미가 산수(酸收)한 백작약을 제외하고 써야 한다.

 <참조 : 『한약 처방의 구성 원리』, 영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