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식 | 靈草 천연 치유 연구가
근래 들어 우리 주변에 간질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느낀다. 특히 어린아이에게서 간질의 발생 빈도가 부쩍 높아진 느낌이다. 물론 예전에도 간질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근래처럼 상담이 잦은 적은 없었다.
간질은 '귀신들린 듯한' 이상스런 발작 증상 때문에 당사자나 가족들이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싶어 하는 질환이다. 때로는 유전되는 천형(天刑)으로 생각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간질은 유전되는 확률은 극히 낮고 천형도 아니다. 그리고 한 통계에 의하면 정상인도 일생 동안 한 번 이상의 간질 발작을 일으킬 확률이 10퍼센트 정도라 하니, 간질을 무조건 경원하고 수치스럽게 생각할 일만은 아니라 하겠다.
간질의 원인은 첫째는 태중(胎中)에서의 정신적 충격이다. 즉, 아이를 임신했을 때 산모가 크게 놀라 태아에게까지 정신적 충격이 가해진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후천적으로 아무리 치료한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니 심신(心身)이 건강한 아이를 낳으려면 산모는 아이를 가졌을 때 항상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생각해야 한다. 또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태중의 아이와 항상 대화를 하는 등 태교에 힘을 써야 한다.
간질의 두 번째 원인은 경기(驚氣)와 쇼크이다. 즉, 아이가 어렸을 때 심하게 놀라거나 주사를 맞다가 쇼크를 받으면 뇌에서의 정상적인 기(氣)의 순환이 깨지게 되어 간질이나 정신착란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경우는 일단 울체된 기를 푸는 게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 백회·사관·전중·금문 혈을 침으로 살짝 찔러 자극을 주는 한편, 열 손가락 끝을 따서 최대한 피를 짜 주면 정체되었던 기가 소통되게 된다. 그리고 시중에서 파는 ‘우황포룡환(牛黃抱龍丸)’을 복용시키면 정신이 안정을 찾게 된다.
간질의 세 번째 원인은 냉독(冷毒)이다. 즉, 뇌염이나 독감 등으로 고열(高熱)이 발생할 때 이것을 해결하겠다고 아이를 얼음통에 장시간 넣어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열이 해결되었다 하더라도 냉독이 뇌와 오장육부에 침습하여 그 기능을 멈추게 한다. 그 기능이 잠깐 잠깐 멈추면 간질 현상이 나타나고, 기능이 저하되면 저능아 현상이 나타나고, 기능이 아예 멈추면 뇌성마비가 된다. 이런 경우 냉독을 풀어주는 게 최대의 급선무로서 백회, 전중, 중완, 폐유, 심유, 간유, 담유, 비유, 위유, 신유 등에 쌀알 크기의 뜸을 하루에 3~7장씩 꾸준히 떠 주면 된다.
간질의 네 번째 원인은 뇌에 타박을 입은 경우이다. 즉,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뇌를 다치면 뇌에 어혈이 차 자연히 뇌의 기능이 잠깐 중단되게 된다. 설령 뇌를 다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낙상을 하면 몸에 어혈이 차 뇌에까지 영향을 미쳐 간질이 발생하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는 어혈을 푸는 방법으로 『방약합편』에 소개되어 있는 당귀수산(當歸鬚散)을 꾸준히 복용하는 게 필요하다.
간질의 다섯 번째 원인은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이다. 즉,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하였다든지, 심한 정신적 압박에 시달린다든지, 울화가 심하다든지 하면 인간의 기본 감정인 칠정(七情)이 손상되게 된다. 그리고 이게 심해지면 정신적 장애와 함께 육신이 상하게 된다.
간질의 여섯 번째 원인은 식체(食滯)이다. 즉 비자연적인 음식과 화학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을 섭취할 경우 체내에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과 화학 독소가 쌓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것이 신경계를 교란시킴으로써 간질 발작이 나타나게 된다. 다음의 ‘전갈환’은 간질 발작에 효과적인 처방이다. 특히 어린아이의 간질 발작에 효과적이다.
전갈환
▶처방 내용 : 전갈 6그램, 반하·우담남성·우황·경면주사·대황 각 4그램, 진주·파두상·웅황·조각자·매실 각 2그램, 사향 0.4그램, ▶ 법제법 : ① 전갈 : 생강을 썰어 냄비에 3센티미터 두께로 깐다. 그리고 그 위에 전갈을 1센티미터 두께로 얹고 뚜껑을 덮은 다음, 생강이 타서 연기가 날 때까지 은은한 불로 가열한다. 다 되면 생강을 제거한 후 다시 같은 방법으로 한 번 더 법제한다. ② 반하 : 전갈과 같은 방법으로 한다. ③ 경면주사 : 수비(水飛)한다. ▶ 환 만드는 법 : 상기 약재를 곱게 분말한 다음, 토종꿀로 녹두 크기의 환을 만든다. ▶ 복용법 : 1~2환씩 하루에 2번 식간(食間)에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상기 처방은 전갈, 우황, 경면주사, 진주, 사향 등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큰 약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담을 삭이는 효능을 지닌 반하와 우담남성을 가미하고, 통변(通便)에 효능을 지닌 대황과 파두상을 가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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