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아계

소아마비 ‘팔미환’+‘오수삼궤환’

초암 정만순 2016. 8. 18. 10:41


소아마비 ‘팔미환’+‘오수삼궤환’



4세 어린이 소아마비 ‘팔미환’+‘오수삼궤환’ 으로 고쳤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4세 남자 아이를 엄마가 안고 왔다. 이틀 전부터 체한 것 같은데, 고열이 오르고 아침부터는 일어나 앉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맥진과 복진을 해 본 결과 소아마비라 판단되었다. 아이 엄마는 소아마비란 말을 듣고 양방 병원에 가서 확인해 보고 오겠다고 하였다. 1개월 후 아이 엄마가 다시 와서 양방 병원에서도 소아마비라 하여 한 달간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효과가 없어 낙담이 되어 다른 방법이 있는지 문의하러 왔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아이를 보아야 방법을 강구할 수 있으니 데리고 오라고 하였다, 아이 엄마는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돌아간 후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 다시 2개월이 지난 후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찾아왔다. 아이를 보니 틀림없이 소아마비였다. 왼쪽 다리가 가늘고 무력하였다. 맥을 짚어 보니 미약하면서 빠르게 뛰었다. 아랫배는 솜을 누르는 것처럼 푹푹 꺼졌다. 일으켜 세우면 발목이 안으로 접혀져 복숭아뼈로 딛는 꼴이 되었다. 전체적으로는 몸이 심하게 허약하고, 마르고, 냉하였다.
소아마비는 전통의학적으로 보면 위증(症)의 범주에 속한다. 몸의 근맥이 이완되고, 팔다리의 힘줄이 위축되면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병증을 말한다. 온열병(溫熱病)이나 열증(熱症)으로 음액(陰液)이 몹시 부족하여 근맥을 자양하지 못하여 생긴다. 또는 습열(濕熱)이 근맥에 침습하여 기혈 순환이 장애될 때에도 생기고, 오랜 병으로 간신(肝腎)의 정혈(精血)이 부족하여 근맥을 자양하지 못할 때도 생긴다. 위증에 속하는 서양의학적인 질환으로는 소아마비를 비롯하여 다발성신경염, 진행성근위축증, 척수염, 중증근무력증, 주기성마비 등이 있다.
위증 중에서 소아마비를 따로 구분하여 소아위증(小兒症)이라고도 한다. 소아위증의 증상은 초기에는 발열, 구토, 설사, 사지통(四肢痛) 등이 나타나다가 점차 사지가 마비된다. 후기에 가면 근육이 위축되면서 관절이 기형으로 변하게 된다. 1~5세의 유아에게 많이 발생하고, 주로 여름과 가을에 많이 발병한다.
소아위증에 걸린 4세 아이는 몸의 상태로 보아 무작정 보(補)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었다. 허한 것은 보하고, 마른 것은 윤택하게 하고, 냉한 것은 따뜻하게 해야 그나마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자 떠오른 게 ‘팔미환(八味丸)’이었다. 이것은 『동의보감』에 나오는 처방으로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에 육계와 부자를 가미한 것이다. 신양부족(腎陽不足)으로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프며, 다리에 힘이 없고 허리 아래가 늘 차며, 아랫배가 늘 땅기고 아픈 데 효험이 있다. 또한 소변이 잘 나가지 않거나 잦으며 때로 붓는 증상이 있는 데, 오랜 설사, 소갈(消渴), 음위증(陰症)에도 쓴다. 나아가 만성신염, 당뇨병, 요붕증(尿崩症), 폐기종, 갑상선기능저하증, 고혈압, 동맥경화증, 노인의 백내장 등에도 사용되는 처방이다.
그러나 ‘팔미환’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 ‘오수삼궤환(五獸三丸)’을 함께 복용토록 하였다. 그 대신 ‘팔미환’에 들어가는 숙지황은 건지황으로 대체하였다. ‘오수삼궤환’ 또한 『동의보감』에 실려 있는 처방으로 간(肝)과 신(腎)이 허(虛)하여 양다리가 여위고 약한 것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이 ‘팔미환’과 ‘오수삼궤환’을 하루 3번 식후 1시간 공복에 1개씩을 복용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아이는 1개월 후에 다리를 약간은 절기는 하였지만 걷기 시작하여 2개월 후에는 정상적으로 걷게 되었다.


** 소아마비 처방

◎ 팔미환(八味丸)


▶ 처방내용 : 건지황 320그램, 산약·산수유 각 160그램, 백복령·목단피·택사 각 120그램, 육계·부자 각 40그램
▶ 법제법 : 부자를 생강 달인 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말린다.
▶ 만드는 법 : 위의 약재를 곱게 분말하여 토종꿀로 오동나무 씨 크기의 환을 만든다.

◎ 오수삼궤환(五獸三丸)


▶ 처방내용 : 녹용, 혈갈, 호경골, 우슬, 금모구척 각 40그램
▶ 법제법 : 녹용과 호경골을 술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불에 굽는다. 우슬은 술에 한나절 담갔다가 말리고, 금모구척은 털을 태워 버린다.
▶ 만드는 법 : 상기 약재를 곱게 분말한다. 이것을 오수(五獸)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부자 1개를 껍질을 벗겨 속을 파낸 다음 수비(水飛)하여 법제한 경면주사 40그램을 채워 넣는다. 그리고 모과의 껍질을 벗겨 가운데를 파내고 경면주사를 채워 넣은 부자를 넣은 다음 입구를 부자 가루로 봉한다. 이것을 항아리에 앉혀서 증기로 푹 익도록 찐 다음 오수 가루를 넣고 짓찧어 오동나무 씨 크기의 환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