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아계

소아경기, 시호방풍탕

초암 정만순 2016. 8. 18. 07:53


소아경기, 시호방풍탕 



소아경기, 시호방풍탕  1첩으로 거뜬히 낫는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갑작스럽게 경기(驚氣)를 하여 몹시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소아 경기란 어린아이의 경련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서 "경풍(驚風)"이라고도 한다. 주로 6개월에서 6세 사이의 어린 아이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평소에는 아무런 기질적 병변이 없다가도 열이 나면서 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아 경기가 발작하면 몸의 근육이 경직되어 이를 악물고, 눈을 치켜뜨며, 몸을 뒤로 젖히거나 의식을 잃는다. 그리고 몸을 떨기도 하고, 얼굴과 입술이 파랗게 되며, 맥과 호흡이 고르지 않게 된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후 축 늘어졌다가 의식을 회복하거나 잠이 드는데, 이 과정이 2〜5분 정도이다.
몇 해 전에 열성(熱性) 경기를 하는 아이를 안고 부모가 찾아온 적이 있다. 발병한 지 10일이나 15일 정도 되었다면서 고쳐달라고 하였다. 아이의 부모에게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물어보니 그간 양방 병원에서 신경 열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처음 말했던 것과는 달리 2주일이 지나도 낫지를 않고, 오히려 증세가 악화되자 뒤늦게 양방의 인공 화학적인 처치로는 나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아이의 얼굴을 보니 약간 때가 낀 듯한 모습이었다. 설태(舌苔)는 황색이고, 갈증이 나는지 엄마의 젖꼭지를 물고 있었다. 대체로 소아 경기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와 비슷하다. 열은 오전에 내렸다가 오후에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전통의학에서는 경기를 경풍(驚風) 또는 경질(驚疾)이라고도 한다. 외감육음(外感六淫), 담열(痰熱), 식상(食傷), 비(脾)가 허(虛)하거나 신음허(飾陰虛)로 간양(肝陽)이 성해서 생긴다고 본다. 오늘날의 개념으로 보면 외감육음 외에는 화학 백신 접종과 화학 약의 복용으로 독소가 뇌와 장부에 침습한 것이 발병의 근본 원인이다. 또 분유를 먹여 호르몬이 교란된 것도 근본 원인의 하나다.
경기는 증상에 따라 크게 실증(實證)에 속하는 급성경기와 허증(虛證)에 속하는 만성경기로 나뉜다. 화학 독소가 뇌에 침습하여 갑자기 열이 날 때 얼굴이 붉어지고 성낸 모양의 눈이 나타나면 급성경기가 곧 생기려는 징후이다. 그러다 화학 약이나 분유의 독소가 체내에 계속 쌓이면 어린이가 오랫동안 토하면서 설사를 하게 되는데, 이때 손발과 입이 차거나 눈을 뜨고 자면 경기가 만성화될 징후이다. 『동의보감』에는 경기가 생기려는 전구증상에 대해 정신과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눈을 치뜨면서 안구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손가락을 폈다가 주먹을 쥐었다가 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했다.
경기의 약물 치료는 증상을 살펴 경(驚), 풍(風), 담(痰), 열(熱)로 변증(辨證)한다. 경증(驚證)일 때는 의식이 혼미하고, 말이 많으며, 놀라서 소리치고, 불안해 한다. 이때는 심열을 내리고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우황청심환’을 쓴다. 풍증(風證)일 때는 이를 악물고, 입이 비뚤어지며, 눈을 치뜬다. 이때도 ‘우황청심환’을 쓴다. 담증(痰證)일 때는 입안에 가래와 거품이 차고, 가래 끓는 소리가 난다. 이때는 담을 없애고 안정시키는 ‘이담환(利痰丸)’을 쓴다. 열증(痰證)일 때는 헛소리, 번갈,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는 청열사화하는 방법으로 ‘양격산(凉膈散)’을 쓴다.


시호방풍탕(防風柴胡枝湯)

▶ 처방 : 백복령·방풍·인삼·황금·시호·신곡·산사·감초 각 4그램, 등심·선퇴·영사 각 2그램
▶ 복용법 : 약을 진하게 달여서 간장 종지 하나만큼 나오도록 한다. 2시간 사이를 두고 한 번에 1~2숟가락씩 1일 3~4회를 아이에게 복용시킨다. 약을 복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가 방귀를 뀌게 되면 부지불식간에 열이 내린다. 열이 내리면 얼마 후에 완치된다. 한 첩에 약간 차도만 보일 뿐 완치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1첩을 더 달여 먹인다.
▶ 처방 풀이 : 상기 어린아이는 심장, 소장, 간 등에 풍과 열이 결박된 경열(驚熱)에 속하는 병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심장과 소장의 열결(熱結)을 해소하고, 간의 열울(熱鬱)을 푸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런 관점에서 심장의 열을 해소하기 위해 황금을 사용하였고, 간의 울결을 해소하기 위해 시호를 사용하였다. 또 체내의 독기(毒氣)를 발산시키는 데 효능이 있는 방풍과 선퇴를 가미하고, 독소를 배설시키는 데 효능이 있는 백복령과 등심을 가미하였다. 이 처방은 밤중에 울고 보채는 야제증(夜啼症)이나, 기체(氣滯)로 열이 나는 소화불량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 금기 사항 : 열이 내리고 다 나은 후에라도 젖을 너무 많이 먹이거나, 다른 음식물을 먹이는 것은 극히 위험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육류 음식, 인스턴트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밀가루 음식, 기름에 튀기거나 익힌 음식, 화학조미료, 화학 양약을 금해야 한다. 특히 영아의 경우에는 함부로 아무 이유식이나 분유를 먹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