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소아계

소아결핵 ‘가미보중익기탕’

초암 정만순 2016. 8. 17. 15:59


소아결핵 ‘가미보중익기탕’



소아결핵 ‘가미보중익기탕’ 쓰면 쉽게 낫는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요즘 결핵 환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양방의 화학요법으로 결핵이 완전 퇴치되었다고 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인데, 오히려 다시 창궐하고 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에 오래 전 필자가 소아결핵을 치료한 임상 경험을 알리고자 한다. 이제 와서 당시의 경험 방을 알리고자 하는 것은 전통의학적 처방이 양방의 화학요법보다 훨씬 안전하고 완전하게 소아결핵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 한 남성이 5세 여아의 손을 잡고 내원했다. 그 남성은 여아의 부친으로 철도공무원이었는데, 소속 회사의 도움으로 철도병원에서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고 한다. 하지만 별 차도가 없고, 오히려 병세가 깊어짐에 따라 잠시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필자를 찾아왔을 때는 이미 여러 양방 병원을 전전하다가 화학 약의 부작용만 심해진 상태였다. 초진을 한 결과 병증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어 필자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사양하였으나, 굳이 부친이 원하므로 부득이 처방을 했다. 그 아이의 위로 5명의 형제들이 모두 어릴 때 죽었으므로 여아를 살리고자하는 부친의 노력이 눈물겨웠던 기억이 있다.
여아는 매일 오후가 되면 춥다고 누웠다가는 얼마 후 덥다고 덮은 것을 벗어 버릴 정도로 한열(寒熱) 왕래가 심했다. 또한 기침을 할 때마다 많은 양의 각혈을 하였으며, 가끔 각담(痰)도 있었다. 때때로 토식(吐食)도 하고, 토약(吐藥)도 했다. 또 하루에 3~4번 설사도 했다. 설사는 숙지황이 많이 들어간 약을 복용한 후로 생겼을 것 같았다. 또 조금 더운 방에 앉아서도 땀을 흘리고, 잠을 잘 때는 도한(盜汗)을 멈추지 않았다. 입속이 건조했지만, 냉수보다 신맛이 나는 과일을 즐기고 밥을 먹기를 싫어한다고 했다. 평소에도 입이 짧아 식성에 호불호를 가려 편식을 했다, 식상(食傷)을 잘 야기하고, 허약한 것으로 보아 선천적으로 비위가 부실하다고 판단됐다.
당시의 상태로 볼 때 화학 약물의 독소가 이미 호흡기에 침범하여 소양경(少陽經)으로 전변(轉變)했을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럼에도 해수와 각혈에만 집착하여 잘못된 처방을 한 결과로 병증이 복잡해진 것이라 판단되었다. 따라서 ‘소시호탕(小柴胡湯)’을 기본 방으로 정했다. 하지만 복진(腹診) 결과 흉협고만(胸脇苦滿)이 현저하지 않았고, 혈탈기쇠(血脫氣衰)하고 비위가 허손(虛損)했다. 오랜 시간 노심초사한 끝에 각혈(血)과 혈허(血虛)를 고려하여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과 합방(合方)을 하기로 했다. 이에 먼저 세 첩을 써 보기로 했다.
여아는 3첩을 복용한 후 식욕이 다소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생기가 도는 것 같다는 부친의 말에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세 첩을 투여했다. 그 후 각혈이 줄고, 입이 건조하거나 먹은 것을 토하는 일이 없어졌다고 해서 그대로 20첩까지 투여했다. 그 결과 제증(諸症)이 거의 소퇴(消退)되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회복되었다. 이에 다시 10첩을 복용케 한 후로 ‘가미보익기탕(加味補益氣湯)’에 건지황을 가하여 20첩을 복용시킨 결과 완치되었다.
요즘에는 결핵 환자에게 강한 독성을 지닌 화학 항생제를 비일비재하게 투여하고 있다. 하지만 기혈이 허손(虛損)된 경우나 노인 환자, 화학 항생제 투여로 생명력이 쇠진된 환자에게 화학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짓과 다를 바 없다. 혹자는 전통의학으로는 결핵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독약이 아닌 보약으로 인체의 면역력을 살려 주면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다. 


◎ 가미보중익기탕


 쪾처방 : 황기(黃)·시호(柴胡) 각 6그램, 인삼(人蔘)·백출(白朮)·당귀신(當歸身)·진피(陣皮)·황금(黃芩)·건지황(乾地黃)·감초(甘草) 각 4그램, 반하(半夏) 2그램, 승마(升麻) 1그램, 생강(生薑) 3조각, 대추 2개
쪾해설 : 위 처방은 ‘보중익기탕’ 전량(全量)에 ‘소시호탕’ 반량(半量)을 합하고, 여기에 건지황 4그램을 가한 처방이다. 예로부터 “실즉사(實則瀉)하고 허즉보(虛則補)”하라는 원칙에 입각하여 보허(補虛)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약량(藥量)을 결정했다. 건지황은 각혈을 치료할 목적으로 무난한 약을 고르다 보니 가해진 것인데, 오늘날 재검토해 보면 없어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된다. 애초 비위 기능의 회복과 함께 각혈(血)과 혈허(血虛)를 고려하여 ‘소시호탕’에 ‘사물탕’이나 ‘평위산’ 합방(合方)도 생각하여 보았으나, 허증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보중익기탕’을 합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