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신경 뇌

자율신경실조증, ‘가미소요산’

초암 정만순 2016. 8. 17. 19:59

자율신경실조증, ‘가미소요산’



자율신경실조증, ‘가미소요산’ 쓰면 정신이 안정된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어느 날 33세 주부가 필자를 찾아왔다. 영양 상태는 좋은 편이었지만, 안색이 좋지 못하고 빈혈이 있었다. 약 3개월 전부터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마치 무엇을 덮어씌운 것처럼 답답하고, 동계(動悸)가 일어나면서 우측 하복부가 아프다고 했다. 오줌을 눌 때도 불쾌감이 있고, 간혹 오슬오슬 추우면서 피모(皮毛)가 곤두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했다. 입이 마르고, 구역질이 나기도 하며, 식욕도 전혀 없다고 한다. 또한 손발이 나른해지면서 어깨가 거북하고, 차를 타면 멀미를 자주 한다고 한다. 자녀는 둘이 있고, 수술을 다섯 번이나 했다고 한다. 난관 수술도 했다고 한다.
이 여성의 증상을 살펴보면, 두목혼수(頭目昏睡)·구조후건(口燥喉乾)·요도동통(尿道疼痛) 외에 여러 신경 증상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신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을 처방하였다. 그 결과 10여 일이 지나자 대부분의 증상이 현저히 완화되었고, 식욕도 많이 나아졌다. 30일이 지나서는 완전히 치료되었다.
또 다른 63세 여성도 필자를 찾아 온 적이 있다. 이 여성도 영양 상태는 양호했지만, 안색이 좋지 못하고 빈혈이 있었다. 예전에 복막염을 앓고 치료를 받았는데, 그때부터 등과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심장박동이 간혹 끊어지기도 하며, 맥이 결체(結滯)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한다. 6개월 전부터는 혼자 있기만 해도 슬퍼지고, 앉으나 서나 안절부절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간혹 구토를 하고, 애기(結氣)가 빈발하며, 땅 밑으로 꺼지는 것 같은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 여성을 진단한 결과 맥이 약하고, 심장하부에 비기(結氣)가 생겨서 배꼽 쪽에 저항이 약간 느껴졌다. 식욕도 전혀 없는 상태였다. 이 여성에게는 ‘가미소요산’에 ‘육군자탕(六君子湯)’을 가감하여 3개월간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그 결과 식욕도 증가하고, 여러 증상이 깨끗이 사라졌다.
‘소요산’은 전적으로 부인의 허로(虛勞)를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간의 임상으로 볼 때 체질이 허약한 편으로 빈혈이 있고, 원기(元氣)가 없어 신경이 항진(亢進)한 환자에게도 효과가 뚜렷하였다. 특히 필자는 한열왕래(寒熱往來)하면서 두통이 있고, 입이 쓰며, 볼이 붉은 증상에 자주 쓰고 있다. 청열(淸熱)을 주로 하여 상부(上部)의 혈증(血症)을 치료하고자 할 경우에는 목단피(牧丹皮)와 산치자(山梔子)를 가(加)함으로써 간(肝)의 허열(虛熱)을 진정시키고, 산전(産前)이나 산후(産後)에 입안이 벌겋게 된 것을 치료한다. 이를 ‘가미소요산’이라고 한다. ‘가미소요산’은 원방의 ‘소요산’보다 더 많이 응용되고 있은데, 특히 자궁 어혈로 인한 자율신경증후군에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응용 범위가 특정하기 힘들 만큼 다양하다.
‘가미소요산’은 팔법(八法) 중 화법(和法)이다. 빈혈로 인해 피로하기 쉽고, 체내에 열을 감추고 있으면서 번고(煩苦)하며, 몸에 통증이 있는 증상에 쓴다. 또한 머리가 멍하고, 눈이 침침하며,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볼이 붉어지고, 목과 입안이 건조한 것도 주증이다. 이런 경우 환자들은 열이 나기도 하고, 도한(盜汗)이 있기도 하며, 식욕이 감퇴하여 누워 있기를 좋아한다. 또 혈(血)과 열(熱)이 상박(相博)하여 월경이 불순하고, 배꼽과 배가 아프며, 추운 뒤에 발열이 있다. 또한 폐열(肺熱)로 인해 기침이 있고, 결핵 증상을 수반하기도 한다.

◎ 가미소요산


 쪾처방 : 당귀ㆍ백작약ㆍ백출ㆍ백복령ㆍ시호 각 7그램, 목단피ㆍ산치자 각 5.5그램, 감초 3.5그램, 건강ㆍ박하 각 2.5그램
쪾적응증 : 자율신경실조증을 조절한다. 허증(虛證) 체질의 갱년기장애, 생리불순, 유산 또는 임신중절 수술 후 신경증에 효험이 있다. 이 외에도 불임증, 폐결핵 초기 증상, 요도염, 방광염, 대하증, 산후 구내염, 습진, 간경변증, 만성간염에도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쪾처방 풀이 : 당귀는 감온(甘溫)의 성미를 지닌 약재로 보혈(補血)하고, 윤조(潤燥)하며, 내한(內寒)을 산(散)한다. 백작약은 혈맥을 화(和)하고, 통증을 그치게 한다. 완화 진경 진통제로서 당귀와 같이 혈증(血症)을 치료한다. 목단피는 혈열(血熱)을 화(和)하고, 단단한 것을 부수며, 어혈을 제거한다. 산치자는 마음이 심란한 것과 몸에 열이 나는 것을 치료한다. 소염 지혈제로서 정신의 불안과 불면증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시호는 한열왕래와 복통 등을 치료하는 해열 건위제로서 반표반리(半表半裏)의 소양간부(少陽肝部)의 주약(主藥)이다. 이외에 백출·백복령·감초는 위장의 습(濕)을 제거하여 위를 튼튼하게 하고, 이뇨 작용을 하는 효과가 있다. 박하는 약재의 흡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