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신경 뇌

불면증 ‘황룡탕’

초암 정만순 2016. 8. 13. 08:20


불면증 ‘황룡탕’



불면증 쫓고 단잠을 선사하는‘황룡탕’


■ 자료 제공 : 천산거인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뒤집어 생각하면 잠을 잘 못 자면 그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말이 된다. 잠이 부족하면 사람의 몸은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느끼고 정신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몸은 피곤해서 곯아떨어지고 싶은데, 의식은 오락가락하면서 밤새도록 잠이 오지 않는 고통을 한 번이라도 겪어 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우리가 정상적으로 8시간 잠을 자면 서파수면(徐波睡眠)과 렘(REM)수면이 교대로 5~6회에 걸쳐 나타난다. 그 중 400여 분 정도는 서파수면 상태로 깊은 잠에 빠진다. 이때 낮 시간에 소모되고 손상된 부분이 회복되고, 감정도 순화된다. 아이들의 경우는 성장호르몬 분비로 뼈와 근육의 발달이 촉진된다. 나머지 80~90여 분 정도가 렘수면기로 안구가 빠르게 움직인다. 이때 주로 꿈을 꾼다.
보통 불면증은 잠들기가 어렵고 잠이 든 이후에도 자주 깨거나, 새벽 일찍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최근 이러한 불면증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2011년 불면증 관련 진료 환자 수는 38만3천150명에 달했다. 2007년 20만7천559명이던 환자가 불과 4년 만에 18만 명이나 늘었다.
전통의학에서는 스트레스·흥분·고민 등의 심리적인 요인이나, 질병으로 인한 뇌와 자율신경계의 흥분으로 수면장애가 찾아오는 것으로 본다. 선천적으로 폐(肺)·심(心)·담(膽)의 정기가 부족할 때도 불면증이 나타난다. 후천적으로 정신적 충격이나 과다한 고민으로 폐·심·담의 정기가 손상되고, 화기(火氣)가 발생하는 것도 원인이 된다. 불면증이 심한 경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면역체계가 저하되면서 쉽게 병에 걸리거나, 비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로 인체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잠을 자지 못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고통스러워 화학 수면제나 술을 먹고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화학 수면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잠이 올 수는 있지만,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불면증이 재발된다. 그래서 다시 화학 수면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인체의 자율적인 능력이 상실되어 화학 수면제 없이는 잠들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전통의학에서는 불면증을 치료할 때 무너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춰 잠이 오게 한다. 따라서 가장 먼저 정신 활동을 주재하는 군주의 역할을 하는 심장 기능을 보(補)하는 처방을 쓴다. 그 다음 우울·초조·불안에 의해 균형이 깨진 비장과 신장 등 오장육부의 불균형을 바로잡는다.
그리고 불면증을 해결하기 위해선 수면 자세부터 올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잘 때는 천정을 보고 바로 눕는 게 가장 좋은 자세이다. 척추의 곡선을 곧게 유지할 수 있으며, 압력이 좌우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무릎 아래에 베개나 쿠션을 넣어 주면 몸이 더욱 편안해진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오면 ‘황룡탕(黃龍湯)’을 처방해 주었다. 처방 구성은 치자 4그램, 용안육 2그램, 감초 1그램이다. 세 가지 약재를 달여서 1일 1회, 저녁 식사 후 30분에 복용하면 된다.
치자는 성질이 차고 쓴맛이 나서 가슴의 화(火)를 없애는 효능이 있다. 가슴이 답답하고 초조하며 잠이 오지 않는 사람이나 화병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따라서 치자는 신경증, 우울증, 분열병 등에 나타나는 불면증에 효과가 뛰어나다. 또 소장의 열, 위장의 열로 인해 소화가 잘 안되고 더부룩한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용안육은 진정 작용이 탁월하고 달아서 신경과민으로 인한 가슴 두근거림, 불안·초조, 놀람증, 우울증을 해소시키는 데 좋은 명약이다. 특히 신경쇠약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가슴이 뛰면서 초조해지는 증상을 해소시킨다. 정신력을 지나치게 소모하는 수험생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복용하면 집중력과 사고력이 향상되고 건망증이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