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순환기계

신장성과 심장성 부종,‘가감위령탕’

초암 정만순 2016. 8. 17. 15:43



신장성과 심장성 부종,‘가감위령탕’


신장성과 심장성 부종,‘가감위령탕’ 복용하면 부기 빠진다

■ 이정ㅣ동서의학연구가

부종(浮腫)은 몸에 필요 이상의 수분이 고여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대개 신장과 심장, 간장 질환이 있을 때 발생한다. 손가락으로 정강이 등을 눌렀을 때 자국이 남으면 부종으로 본다. 부종이 있으면 고여 있는 수분의 무게로 인해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체중도 는다. 또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손가락도 잘 쥐어지지 않고 뻑뻑해진다. 소변의 양도 급격히 줄고, 색깔도 진해진다.
전통의학에서는 부종을 음수(陰水) 부종과 양수(陽水) 부종으로 구분한다. 음수 부종은 대부분 염증이나 종양으로 인해 그 주위의 혈관이 압박을 받아 혈관 속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 나오면서 생긴다. 부대 증상으로 압통이나 안면 홍조, 발열이 발생한다. 양수 부종은 손으로 누른 자국이 손을 떼면 바로 사라진다. 비교적 경미한 상태다. 몸에 정체된 과다한 수분을 제거하고, 막힌 어혈을 풀어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필자가 경험한 두 가지 부종 치료 사례를 소개한다. 먼저 6년 전 50대 환자의 부인이 내원했다. 남편이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한다고 하기에 삼소음병(蔘蘇飮病)으로 판단하고 ‘삼소음(蔘蘇飮)’ 3첩을 지어 보냈다. 그런데 복용 후 병세에 별 차도가 없었다. 오히려 상체에 부기(浮氣)가 심해지고, 전신 통증과 갈증을 호소한다며 부인이 다시 찾아왔다. 그래서 월비탕(越비湯) 3첩을 추가로 지어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기대와 달리 부기가 전신으로 퍼지고, 심복창만(心腹脹滿)하며, 음식을 전혀 먹지 못했다. 소변의 양도 급격히 줄었다. 환자 가족의 간곡한 요청으로 환자를 찾아가 촉진한 결과 맥이 침세(沈細)했고, 간장이 비대해져 있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환자는 수십 년 동안 술을 좋아한 애주가였다고 한다. 가족들은 환자의 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필자는 맥진(脈診)과 복진(腹診) 결과 환자의 소화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소화가 안 되면서 붓는 데 효과가 있는 ‘가감위령탕(加減胃笭湯)’을 2첩 지어 복용하도록 했다. ‘가감위령탕’ 처방 내용은 창출·후박·진피·저령·택사·백출·적복령·백작약 각 4그램, 감초·곽향·반하·대복피·산사·나복자·삼릉·봉출·청피 각 2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다. 투약 다음날 환자는 위부(胃部)가 훨씬 편해졌다. 복용 5일째부터는 부기가 완전히 빠지고, 식사도 잘했다. 소변의 양도 정상으로 돌아와 완치됐다.
이상의 사례에서 보듯이 환자는 처음에는 양수 부종의 형태를 보였지만, 결국 음수 부종으로 입증되었다. 이런 경우는 신장염이 있으면서 경미한 기관지염이 함께 발생했을 때 나타나며, 결국 음수 부종의 형태로 귀착된다는 사실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이나 화학 약을 반드시 금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환자도 이런 사항을 잘 지켜 비교적 빨리 나았다고 판단한다. 

 
또 다른 부종 치료 사례는 40살의 여성 환자로 10개월 전에 찾아왔을 당시 심동계(心動悸)와 현훈(眩暈) 등의 심각한 병세를 갖고 있었다. 당시 환자에게 안정과 보양을 권했지만, 자신이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는 입장이라 몸을 혹사하면서 병을 더 키웠다. 환자는 몸의 부종이 심해지면서 압통을 견디기 힘들어 내원했다. 환자를 복진한 결과 전신이 심하게 부었고, 호흡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또 갈증이 나면서 식사도 못하였고,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호소했다.
필자는 심장성에 의한 부종으로 판단하고, ‘목방기탕(木防己湯)’을 처방해 복용하도록 했다. 처방 내용은 석고 10그램, 목방기 5그램, 계피·인삼·목통·차전자 각 4그램이다. 환자는 약을 복용한 다음날부터 소변의 양이 증가하면서 부종이 빠지고, 위도 편해졌다. 다만 가슴이 조금 쓰리다고 했다. 이는 약재 중에 석고가 가미됐기 때문이라고 판단되었다. 4일 뒤 환자는 몸에 부기가 완전히 빠지고 일주일 뒤 기쁜 얼굴로 찾아와 머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필자는 환자의 안정을 위해 ‘구감초탕(灸甘草湯)’을 5일분 추가로 처방했다. 그 이후에도 최초 부종이 섭생(攝生)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었기 때문에 ‘목방기탕’을 다시 투약했다. 그러나 신체가 허약해 좋지 않은 반응이 나타나 ‘가감위령탕’을 써서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시켰다.
이상의 치험례에서 보듯이 심장성 부종의 경우 ‘목방기탕’을 쓰면 신속하게 효과가 나타나지만, 장복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즉, 양복열(陽服熱)도 없고 갈증도 없는 환자에게 석고를 대량으로 투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