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천산거인
어느덧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거리를 걷다 보면 오징어를 굽는 구수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면서 겨울의 풍치를 더해 준다. 역시 오징어는 겨울에 구워 먹는 게 제 맛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오징어무국이나 오징어볶음, 그리고 오징어 숙회도 쫄깃하면서 시원한 맛이 일품인 오징어 요리들이다.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입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은 구운 오징어라 하겠다.
그런데 오징어는 먹는 것으로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이용하기 나름으로 오징어는 얼마든지 갖가지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실제로 오징어는 예전부터 질병 치료에 이용되어 왔다. 일례로 팔다리가 아플 때는 마른 오징어를 질그릇에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까맣게 태워 가루를 술에 타서 먹었다. 또 위궤양이나 과산성(過酸性) 위염에는 오징어 뼈를 물에 담가 짠물을 뺀 다음, 말린 것을 분말하여 먹었다. 또 산후에 계속 하혈할 때는 오징어뼈를 갈아 오징어 먹물에 개어 먹었다. 또한 자궁출혈이 있으면서 가슴앓이가 심하면 오징어의 먹물을 볶아 가루를 낸 뒤, 천연 식초 끓인 물에 타서 먹였다.
한편 오징어는 간질환 치료에도 아주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약이다. 오징어가 간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어느 의서(醫書)에도 소개된 바 없는데, 예전에 황해도에서 의업(醫業)을 하셨던 조부님은 황달이나 간경화 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이 찾아오면 오징어를 이용한 치료로 대단한 효과를 거두었다. 오징어를 이용해 간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선 먼저 재료로 싱싱한 오징어 2마리, 무 400그램, 마늘 100그램을 준비한다. 그리고 이것을 솥에 넣고 물을 부은 다음 푹 끓인다. 다 끓여지면 양념과 천일염으로 간을 맞춰 식사 때마다 계속 먹는다. 겨울에서 봄철까지 100일 이상 지속적으로 먹으면 간질환은 물론, 위궤양까지 사라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알코올 해독작용도 뛰어나 숙취 해소에도 좋고, 간 기능이 좋아져 손발이 저리거나 쥐나는 것도 사라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오징어를 이용하여 치료할 때 유의할 점은 내장 등을 일체 버리지 말고 통째로 끓여야 한다. 요즘은 오징어를 먹는다고 내장도 버리고 껍질도 벗겨 버리는데, 그러면 아무 효과도 없다. 또 오징어를 잡아 냉동했다가 사시사철 먹고 있는데, 겨울에 바로 잡아 올린 싱싱한 오징어를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또한 식생활을 자연식으로 바꾸고, 화학약을 일절 금해야 한다. 오징어가 이처럼 간질환에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타우린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우린은 해독작용이 뛰어난 성분으로 최근의 연구 결과 체내에 쌓여 있는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을 없애 주고, 간 기능을 개선시켜 주며, 항산화작용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학자들은 타우린이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장병, 지방간, 간경화, 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유용한 물질로 여기고 있다. 참고로 타우린은 오징어의 껍질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한편 오징어 먹물 역시 암 치료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주민들은 정력과 간장 보호에 좋다는 이유로 오징어의 먹물을 약으로 먹고 있기도 하다. 또 오징어의 내장에 들어 있는 적갈색의 액체는 예로부터 오적유(烏賊油)라 하여 간유(肝油)대신 사용되었다. 그리고 오징어뼈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어 위액의 산도를 낮추어 주고, 위점막을 위산의 자극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작용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