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천산거인
겨울엔 누구나 추위와 찬바람에 몸이 움츠러들고, 운동을 잘 하지 않게 된다. 게다가 인체는 체온이 떨어지는 것에 대비하여 체지방을 축적하려는 성질이 강해지기 때문에 음식을 조금만 많이 먹어도 금세 체중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리게 된다. 게다가 건조한 공기와 오염된 대기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콧물, 기침, 가래 증상을 부채질한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이나 입술이 부르트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체온이 1도 낮아지면 신진대사율이 12퍼센트 감소하고, 백혈구 활동이 약해져서 면역력이 30퍼센트 가량 떨어진다고 한다. 이것은 면역력이 강해지면 병원균에 노출돼도 이를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면역력 향상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면역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증상은 처음엔 아주 가볍기 때문에 주의해서 살피지 않으면 간과하기 마련이다. 면역력이 저하되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쉽게 피로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 콧물이나 눈물과 같은 점액 분비가 늘어난다든지 체온이 상승한다.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면역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우리 몸의 자체적인 생리 반응이다. 그리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움증을 자주 느끼거나, 잡티가 많아지고 염증이 잘 생기기도 한다. 저녁이 되면 몸이나 얼굴, 그리고 목 주위의 임파선 등이 자주 붓기도 한다. 머리를 감을 때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이 빠지고, 음식 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알레르기가 자주 발생한다. 감기에 쉽게 걸리고 잘 낫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상처가 생기면 잘 아물지도 않는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으며,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잘 쉬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여덟 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면역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밤에 잠을 잘 자면 교감신경에서 부교감신경으로 전환이 일어나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낮 시간 동안 활성화됐던 뇌도 휴식을 취하게 되면서 저하된 면역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면역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굳이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 없이 걷기나 등산, 스트레칭, 요가, 수영, 호흡법이면 된다. 이런 운동은 긴장 이완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우리 몸의 면역계를 자극한다. 또한 채소와 과일 섭취로 균형 잡힌 영양 보충을 해 주고, 과도한 음주나 흡연은 삼가야 한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겨울에 추위를 많이 타거나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에겐 ‘문어탕(文魚湯)’을 처방해 주었다. ‘문어탕’은 면역력 강화와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백혈병 등 암을 치료하거나 회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문어탕’의 처방 내용은 문어 생것 2kg 미만 1마리, 무 400그램, 당근 200그램, 우엉 150그램, 연근 100그램, 부추 400그램이다. 이들 재료에 물 10리터를 붓고 3시간 정도 달인다. 그리고 건더기는 건져내고, 국물만 하루 3회 식후에 100cc씩 마신다. 식욕이 없는 사람은 이 국물로 죽을 쑤거나 국을 끓여 식사 대용으로 해도 좋다. 문어의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은 아미노산 성분인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혈액 중의 중성 지질과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간의 해독 작용을 촉진해 면역력을 강화한다. 또 DHA, EPA, 오메가3 등 성분도 풍부해 신경 정신 활동을 자극하므로 기억력 향상 등 두뇌 개발에 좋다. 또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 E와 나이아신 성분이 세포를 활성화해 노화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한편 무·당근·우엉·연근·부추 등의 채소도 백혈구와 혈소판을 증강시키고, T세포의 작용을 촉진해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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