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餌 最强/약선

여름철 보양 보기에 효능 큰 ‘덕계탕’

초암 정만순 2016. 8. 16. 17:18




여름철 보양 보기에 효능 큰 ‘덕계탕’


 


자료 제공 : 천산거인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푹푹 찌는 삼복(三伏) 더위가 계속 되다 보면 심신(心身)이 지쳐 자칫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몸의 화기(火氣)를 해소하고, 기력을 보하는 일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예전에 우리 선조들은 무더운 여름철이면 삼베 적삼이나 모시옷을 입고 대청마루에 앉아 수박을 먹으며 흐르는 땀을 식히곤 하였다. 또 복날이면 보양식(保養食)으로 더위에 쇠진해진 기력을 보충하곤 하였다.
사실 땀은 인체의 진액(津液)이다. 또 땀을 흘리는 것은 인체의 기가 빠져 나가는 일이다. 물론 인체는 땀을 통해 대사 잔해물을 배설하기도 하고, 체온을 조절하기도 한다. 또 여름철은 발산하는 열기로 인해 인체의 신진대사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 자연스럽게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게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체는 건강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여러 이유로 땀이 난다 해도 땀이 인체의 진액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또 땀을 흘리면 기가 빠져 나가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더위에 노출되어 지나치게 땀을 흘리는 것은 인체의 진액을 소진시키고 기력을 탈진시키는 일이 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기력을 보충하는 일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 황해도에서 의업(醫業)을 하셨던 조부님은 여름철이 되면 보양식으로 가족은 물론, 동네 사람들에게 ‘덕계탕’을 권하였다. 필자도 어릴 적에 여름철이면 으레 ‘덕계탕’을 먹곤 하였는데, 그 맛과 향이 일품일뿐더러 며칠이건 속이 든든하였다. 또한 찬 것을 너무 먹어 생긴 여름 감기도 어느 사이엔가 사라지곤 하였다.
‘덕계탕’의 재료는 6백 그램 정도 되는 닭 1마리, 수삼(水蔘) 1뿌리, 마른 황기 2백 그램, 생 더덕 3백 그램, 솔잎 생것 1백 그램이다. 이 재료에 물을 8~9리터 붓고, 은은한 불에 물이 절반으로 줄을 때까지 푹 삶아서 5일 내지 일주일 동안 나누어 먹는다. 달일 때 더덕은 껍질을 까지 않은 채 넣어야 하고, 솔잎은 맑은 물에 한나절 동안 담가 두었다가 넣어야 한다. 또 산후 부종이 있는 사람이나, 땀을 너무 흘린 나머지 미네랄이 부족하여 얼굴이 검은 사람은 마른 잔대를 1백 그램 가미한다. 또한 솔잎 대신 송절을 넣기도 하는데, 음식을 변하지 않게 할뿐더러 음식에 아주 신묘한 향기를 불어 넣어 주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주의할 점은 ‘삼계탕(蔘鷄湯)’의 경우는 찹쌀을 닭 안에 넣고 끓이는데, ‘덕계탕’은 찹쌀을 같이 넣고 끓여서는 안 된다. 대신 맵쌀 60퍼센트와 찹쌀 40퍼센트를 섞어 밥을 지은 다음, ‘덕계탕’과 함께 먹는다.
이 ‘덕계탕’은 오늘날 많이 보편화되어 있는 ‘삼계탕’의 원조 격이라고도 할 수 있고, ‘삼계탕’의 발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삼계탕’은 작은 닭에다 수삼과 찹쌀을 함께 넣어 간편하게 한 번 먹고 끝나는 식이다. 반면 ‘덕계탕’은 큰 닭에다 수삼과 황기와 더덕 등 기운을 보하는 다양한 약재를 가미하고, 솔잎을 넣어 음식을 변하지 않게 하면서 따로 밥을 지어 여러 날 두고 먹는 식이다. 따라서 ‘덕계탕’과 ‘삼계탕’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는 여름철 보양식이라 하겠다. 무더운 여름철을 건강하게 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