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호흡기계

감기 ‘창감탕’

초암 정만순 2016. 8. 13. 08:33


감기 ‘창감탕’



코 막힘과 심한 기침 감기 뚝‘창감탕’

■ 자료 제공 : 천산거인

 
올겨울 날씨가 몹시 추웠다가 확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요동을 치는 바람에 감기 환자가 많이 생기고 있다. 보통 강추위가 몰아치면 외출을 삼간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실내에만 있으면 과도한 난방으로 인한 건조한 공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기 쉽다. 감기는 콧물, 코 막힘, 재채기, 몸살 기운, 발열 등을 동반하지만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1~2주가 지나면 자연치유가 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나 소아 및 노인들은 합병증에 걸리기 쉽다. 특히 폐렴과 같은 경우는 생명에도 위협이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된다.
감기를 가리켜 흔히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그것은 인체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경고를 보내기 위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감기이기 때문이다. 인체의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과로, 심한 스트레스, 영양실조, 화학물질에 오염된 공기, 비자연적인 식생활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오늘날은 화학물질에 오염된 생활환경과 식품으로 인해 체내에 축적된 화학 독소가 면역력 약화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또 과도한 생존경쟁으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도 면역력 약화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감기가 나타나면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의 섭취로 인해 체내에 화학 독소가 쌓이지는 않았는지,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해 심신이 피폐해지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전통의학에서는 감기를 감모(感冒), 상풍(傷風), 상한(傷寒)이라고도 한다. 인체의 면역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추위와 같은 환경 변화가 인체의 외부 방어 기능 중 하나인 위기(衛氣)를 손상시켜 감기에 쉽게 걸리게 한다고 보고 있다. 원래 우리의 폐와 기관지는 풍(風 ; 바람), 한(寒 ; 찬 기운), 조(燥 ; 건조한 기운)에 매우 취약하다. 그래서 바람이 많이 부는 봄과 차고 건조한 기운이 넘치는 가을, 그리고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에 유달리 감기 환자가 많이 생기는 것이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봄과 가을의 환절기나 추운 겨울에 감기 환자가 오면 ‘창감탕(唱感湯)’을 처방해 주어 감기를 이기도록 했다. 처방 내용은 갈근·전호·반하·현삼 각 120그램, 진피·적복령·소엽·행인·상백피·길경·지각·황금·천궁·패모·천화분·사삼·생강 각 80그램, 감초 40그램이다. 이 약재들을 물에 달이면 40봉지 분량의 탕약이 나오는데, 하루 3회씩 식후 30분에 복용하면 된다.
이 ‘창감탕’은 노란 코와 기침이 나오고 목이 아픈 열증(熱證)의 감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 목을 많이 쓰는 사람들의 성대 보호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따라서 가수나 목사가 복용하면 목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담배를 많이 피워서 목에 가래가 많이 끓는 사람이 복용해도 좋다.
처방 중 칡뿌리인 갈근은 비타민과 단백질, 당질, 칼슘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품이다. 비위(脾胃)를 보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진액을 보충해 주는 효능이 있다. 또 숙취 해소의 작용이 뛰어나 구토를 멎게 하며, 머리가 아프고 갈증이 나는 것을 없애 준다. 예로부터 감기로 인한 기침과 두통의 치료는 물론, 폐 기능 강화의 약재로 쓰여 왔다.
전호는 바디나물의 뿌리를 말한다. 기관지 점액 분비 촉진, 관상동맥 혈류량 증가, 항바이러스 작용이 뛰어나다. 이 전호에 반하, 행인, 길경을 함께 쓰면 해열(解熱), 화담(化痰), 지해(止咳) 작용이 더욱 증강된다. 따라서 폐에 담이 쌓여 생긴 천식, 기관지의 염증, 가슴이 답답하고 가래가 나오지 않는 증상, 발열이 동반되는 두통에 좋다.
현삼(玄蔘)은 감자 모양의 뿌리인데, 흰색이지만 자르면 곧바로 검게 변한다. 음기를 도와 진액을 생성하는 양음생진(陽陰生津) 작용과 열을 식히고 독을 풀어주는 사화해독(瀉火解毒) 작용을 한다. 따라서 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염증을 방지하므로 인후염, 편도선염, 결막염, 임파선염 등에 쓰인다. 또 위장을 깨끗이 하고 숙변을 제거하는 작용이 있으며, 체액을 만들어 갈증을 없애고 장을 윤택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