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천산거인
고령인이 크게 늘면서 골절(骨折)도 덩달아 늘고 있다. 매년 65세 이상 고령인 3~4명 중 1명이 낙상(落傷)하고, 낙상한 고령인의 30~50퍼센트가 골절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엔 운동량이 절대 부족한 10~20대 청소년층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골절은 뼈가 부러졌거나 금이 간 것을 말한다. 대개 교통사고, 추락사고, 운동 부상 등으로 뼈에 큰 외력이 가해졌을 때 생긴다. 그러나 고령자와 골다공증(骨多孔症)이 있는 사람 등은 그다지 크지 않은 힘이 가해지기만 해도 골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골다공증은 뼈가 늙어서 스펀지처럼 작은 구멍이 많이 난 상태다. 남성보다는 여성, 특히 폐경 이후 5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뼛속 칼슘이 급속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20〜30대 여성 골다공증 환자도 적지 않은데, 무리한 다이어트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외부의 충격이나 골다공증으로 골절이 발생할 경우 부러진 뼈가 그 주위의 신경, 근육, 혈관, 힘줄 등 조직을 손상시키면 큰 문제가 되므로 일단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신경 등이 손상되면 치료 기간이 장기화되거나 불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골절의 증세로는 환부의 부종, 심한 통증, 부자연스런 모양이 되는 변형, 뼈와 관절의 움직임 이상 등이다. 특히 통증이 심해서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도 자지러질 듯이 아프게 된다. 또 구부러진 뼈가 혈관을 상하게 하여 출혈이나 시퍼런 멍이 생기며, 주위 조직도 상해서 몹시 붓게 된다. 큰 골절은 출혈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안색이 나빠지고, 출혈성 쇼크를 일으켜서 생명이 위험해지는 수도 있다. 골절을 치료할 때 흔히 깁스를 최고의 치료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깁스는 6주를 기본으로 시행하고, 접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시 깁스를 연장하게 된다. 따라서 보통 2~3개월 동안 깁스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깁스를 해도 뼈가 쉽게 접합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처럼 골절된 후 잘 붙지 않는 뼈에 전통의학적인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침구(鍼灸)나 약물 요법으로 기(氣)와 혈(血)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오장육부를 다스려 주면 우리 몸의 칼슘 흡수력이 높아진다. 따라서 뼈의 접합 기간을 깁스만 했을 때보다 2~3주 이상 앞당길 수가 있다. 더욱이 깁스를 할 필요가 없이 뼈에 살짝 금이 가거나 타박상이 심한 경우라면 전통의학적인 치료만으로 거뜬히 치료할 수가 있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골절이 되거나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한 사람이 오면 ‘초룡탕(草龍湯)’을 처방해 치료해 주었다. 처방 내용은 접골목(接骨木) 300그램, 용담(龍膽) 200그램, 감초 100그램이다. 이들 약재에 물 9리터를 붓고 3~4시간 푹 달이면 약 100cc씩 90팩을 만들 수 있다. 이 ‘초룡탕’을 아침저녁으로 하루 2회, 식후 1시간에 복용한다. ‘초룡탕’은 간이 나빠서 툭하면 멍이 드는 경우, 욱신욱신 팔다리가 쑤실 때, 거친 피부, 소화가 잘 안 될 때도 복용하면 큰 효과가 있다. 접골목은 그 이름이 말해 주듯이 뼈가 부러졌을 때나 삐었을 때 잘 듣는 약나무이다. 예전에 접골에 능했던 의원들이 늘 상비해 두고 썼던 약재다. 우리말로는 딱총나무라 한다. 줄기를 잘라 그늘에서 말린 뒤 잘게 썰어서 액재로 쓴다. 자연 약초 가운데서 통증을 멎게 하고, 부러지거나 금이 간 뼈를 붙이는 효력이 가장 빠르다. 또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오줌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다. 그리고 용담은 용의 쓸개란 뜻으로 초룡담(草龍膽)이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뿌리의 맛이 몹시 쓰다. 용담은 청열조습(淸熱燥濕)의 대표 약으로 열을 내리면서 몸 안의 너무 습한 기운을 건조하게 해 준다. 따라서 염증을 없애고 통증을 그치게 하는 효능이 있다. 용담 뿌리에 함유되어 있는 겐타오닌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소염과 진통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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