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천산거인
기 온이 뚝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나 노인들의 경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자주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가 목의 통증이다. 공기 중 습도가 낮은데다가 실내가 건조하여 목 안의 점막이 잘 말라 약해지면서 염증이 쉽게 발생한다. 목이 붓는 경우는 주로 감기로 인한 발열이나, 편도선 또는 갑상선염 때문이다. 감기로 인한 발열은 고치기 쉬우나, 편도선염이나 갑상선염일 경우 음식을 잘 삼키지도 못한다. 전통의학에서는 목이 붓고 아픈 원인으로 오장(五臟)의 열이 치밀어 올라 폐의 경락에 뭉치기 때문으로 본다. 양쪽이 모두 붓거나 한쪽만 부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방 병원이나 약국에 가서 화학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학 약은 오히려 인체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거나, 간에 화학 독소를 쌓이게 함으로써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화학 약을 복용할 바에는 차라리 일상생활에서 몇 가지를 주의하는 것이 낫다. 먼저 목이 손상되기 쉬운 환절기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면 목을 손상시킬 수 있는 오염 물질들을 씻어 주는 것은 물론이고, 목의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준다. 또한 건조하고 오염된 실내 공기가 목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환기를 자주 시키고, 실내 습도를 적정한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음주와 흡연을 삼가는 것과 찬바람이나 먼지 등의 자극도 피하는 것이 좋다. 먼지가 심하거나, 찬바람이 강한 날에는 마스크를 써서 목을 보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등을 부족하지 않게 섭취해서 전반적인 몸의 면역력을 높여 주는 것도 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차(茶)로는 도라지차를 자주 마시면 좋다. ‘오래된 도라지는 인삼보다 낫다’는 말처럼 도라지에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서 기관지의 점액 분비 기능을 촉진하며, 가래와 기침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도라지의 겉껍질에 다량 함유된 사포닌 성분은 기관지염이나 인후염, 편도선염 등에도 좋다. 말린 도라지를 끓여서 차로 마시거나, 얇게 저민 도라지를 꿀에 재어 두었다가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된다. 이외에도 무나 양파, 마늘을 많이 먹는 것도 기관지와 폐를 보하는 데 좋다. 마늘은 구워서 먹거나 양념으로 찌개나 국에 듬뿍 넣어 먹으면 먹기에 부담이 없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겨울철 감기로 인해 목 안이 붓고 아픈 환자가 오면 ‘길경우방차(桔梗牛蒡茶)’로 치료했다. 기본 처방은 말린 감초 20그램과 길경 50그램, 우방자(牛蒡子) 40그램이다. 약재로 쓸 때는 감초와 길경, 우방자를 채취하여 깨끗한 물로 씻은 후 햇볕에서 말린다. 겨울철 감기로 인해 목 안이 붓고 통증이 나는 경우, 또는 목소리가 쉰 경우에 복용한다. 특히 겨울철 인후염이나 편도선염에 주로 쓴다. 앞서 언급한 약재들에 물 2리터를 붓고 달여서 졸인 다음 꾸준히 장복한다. 만약 목 안이 붓고 아프면서 열이 있을 경우에는 황금 2그램을 가미하여 복용하면 열이 내릴 뿐만 아니라, 봄 감기를 예방할 수도 있다. 상기 처방 중 감초는 비기(脾氣)와 폐기(肺氣)를 보하고, 기침을 멈추며, 열을 내리고, 해독하는 작용이 강하다. 뱃속이 그득하면서 구역이 나는 경우와 부종, 고혈압에는 사용을 금한다. 길경은 도라지의 뿌리를 일컫는다. 봄이나 가을에 뿌리를 캐서 햇볕에 말려서 쓴다. 폐경(肺經)에 작용하여 담을 삭이고, 기침을 멈추게 하며, 고름을 빼내는 작용을 한다. 주로 가래가 있으면서 기침이 나고, 숨이 차는 경우에 사용한다. 인후통과 옹종을 다스린다. 우방자는 우엉의 여문 씨를 말린 것이다. 가을에 익은 열매를 따서 햇볕에 말려서 잡질(雜質)을 없앤 다음 쓴다. 폐경과 위경(胃經)에 작용하여 풍열(風熱)을 없애고, 해독하며, 발진을 순조롭게 한다. 감기로 기침이 있으면서 열이 날 때 사용하며, 폐렴·기관지염·홍역·인후종통·두드러기·반진(斑疹)·변비 등에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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