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분순/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매실은 사과보다 칼슘이 4배, 철분이 6배, 마그네슘은 7배, 아연은 5배 이상 많이 들어 있다. 유기산은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 호박산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구연산의 함량이 다른 과실에 비해 월등히 높아 매실이 널리 애용되고 있다. 그밖에 카테킨산, 펙틴, 탄닌 등을 함유하고 있다. 카테킨산은 강한 해독, 살균 효과가 있어서 장염을 치료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 팩틴은 과일이나 야채의 식물 세포 사이에 존재하는 당으로 시큼하거나 잘 익은 과일에 많다. 일정량의 설탕과 산이 있으면 굳는데. 이 성질을 이용해서 잼을 만든다. 탄닌은 장내 불순물을 수렴하여 장을 정화하고, 배탈을 낫게 한다. 이런 매실의 뛰어난 약성이 알려지면서 현재 매실을 이용한 식품들이 개발되어 건강 증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개략적으로만 꼽더라도 음료, 장아찌, 김치, 정과, 조청, 술, 차, 농축 분말, 환 등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매실 식품을 보고 있노라면 30여 년 전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경험 비방으로 병 잘 고치기로 소문난 서울 종로의 할배가 생각난다. 할배는 매실이 나오는 철이 되면 매실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 개발법과 효능을 설명하면서 생활 속에서 상복하라고 강조하였다.
그 중 하나가 매실 쨈인데 만드는 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매실을 잘 씻어서 물기를 없앤 다음 아무 것도 섞지 않고 단지에 담는다. 그리고 밀봉하여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둔다. 그러면 매실 자체에서 물이 나오면서 곰팡이 꽃이 피게 된다. 6개월 경과 후 이것을 꺼내어 씨를 빼낸 다음 과육을 믹서기로 곱게 간다. 여기에 황설탕을 가미하여 약한 불로 가열하면 매실 쨈이 된다. 식용 방법은 그냥 떠서 먹어도 되고, 따뜻한 물에 풀어서 마셔도 된다. 상복하면 장내의 독가스나 노폐물이 분해 배설됨으로써 위장 · 소장 · 대장이 아주 튼튼해져 일체의 소화불량증이나 변비가 사라지게 된다. 참고로 매실 쨈을 만드는 데 있어 매실의 선택도 중요하다. 매실은 6월 중순 전후에 수확한 청매(靑梅)가 구연산 등 약성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이전에 수확된 것은 약성이 떨어질 뿐더러 비소 등의 성분이 있어 자칫 해가 될 수도 있고, 다 익은 황매(黃梅)는 향은 좋으나 구연산 등의 함량이 떨어진다. 따라서 6월 중순 전후에 수확한 것 중 육질이 단단하고 씨가 야무진 것을 골라 쨈을 만들도록 한다.
매실의 효능 1.피로 회복에 좋다.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호박산 등 유기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구연산이 특히 풍부한데 구연산은 우리 몸의 피로 물질인 젖산을 분해시켜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젖산이 체내에 쌓이게 되면 어깨 결림, 두통, 요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구연산이 몸 속의 피로 물질을 씻어내는 능력은 무려 포도당의 10배에 달한다. 따라서 매실을 장복하면 좀처럼 피로를 느끼지 못하고 체력이 좋아지게 된다. 2.체질 개선 효과가 있다. 육류와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체질은 산성으로 기운다. 몸이 산성으로 기울면 두통, 현기증, 불면증, 피로 등의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매실은 신맛이 강하지만 알칼리성 식품이다. 매실을 꾸준히 먹으면 체질이 산성으로 기우는 것을 막아 체질을 약 알칼리성으로 유지할 수 있다. 3.간장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킨다. 간은 오미(五味) 중 신맛을 선호한다. 청매실은 신맛이 나는 구연산을 어느 과실보다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또한 간의 기능을 상승시키는 피루부산이라는 성분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매실을 장복하면 간장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키는 좋은 약이 된다 4.해독 작용이 뛰어나다. '매실은 3독을 없앤다.'는 말이 있다. 3독이란 음식물의 독, 피 속의 독, 물의 독을 말한다. 매실에는 피크린산이라는 성분이 미량 들어있는데 이것이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식중독, 배탈 등 음식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매실에는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 있다. 5.소화 불량, 위장 장애를 없앤다. 매실을 장복한 사람들은 매실이 위장에 좋다는 것을 실감한다. 매실의 신맛은 소화기관에 영향을 주어 위장, 십이지장 등에서 소화액을 내보내게 한다. 또한 매실즙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정상화시키는 작용이 있어 위산 과다와 소화불량에 모두 효험을 보인다. 6.만성 변비를 없앤다. 매실 속에는 강한 해독 작용과 살균 효과가 있는 카테킨산이 들어 있다. 카테킨산은 장내(場內)의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장내의 살균성을 높여 장의 염증과 이상 발효를 막는다. 동시에 장의 연동 운동을 활발하게 해 장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나간다. 장이 건강해지면 변비는 자연히 치료되는 법이다. 7.피부 미용에 좋다. 매실을 꾸준히 먹다 보면 피부가 탄력 있고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매실 속에 들어 있는 각종 성분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또 각종 유기산과 비타민이 혈액 순환을 도와 피부를 윤택하게 하기 때문이다. 8.열을 내리고 염증을 없애 준다. 매실에는 통증을 줄여 주는 효과가 있다. 매실을 불에 구운 오매(烏梅)의 뛰어난 진통 효과는 <동의보감>에도 소개되어 있다. 또 매실은 소염 효과도 뛰어나 곪거나 상처 난 부위에 매실 농축액을 바르거나 습포를 해 주면 화끈거리는 증상도 없어지고 빨리 낫는다. 감기로 인해 열이 날 때도 좋다. 9.칼슘의 흡수율을 높인다. 매실 식품은 임산부와 폐경기 여성에게 매우 좋다 매실 속에 들어있는 칼슘의 양은 포도의 2배, 멜론의 4배에 이른다. 또한 매실 속에는 칼슘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체액의 성질이 산성으로 기울면 인체는 그것을 중화시키려고 하는데 이때 칼슘이 필요하게 된다. 칼슘은 장에서 흡수되기 어려운 성질이 있으나 구연산과 결합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성장기 어린이, 임산부, 폐경기 여성에게 매우 좋다. 10.장내에 발효 환경을 조성해 준다. 음식물을 통해 위로 들어온 세균은 위 속에서 소화액과 더불어 음식물을 발효시키고 소화시키는 데 참여하지만, 염분의 농도가 떨어지면 음식물을 부패시키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배탈, 설사, 식중독이다. 이럴 경우 발효된 매실 농축액을 먹으면 장내에 발효 환경이 조성되어 음식물의 부패 현상이 사라지게 된다. 그 결과 이질균, 장티푸스균, 대장균, 비브리오균 등의 이상 증식이 해소되게 된다. 예전에 전염병이 유행할 매실이 유용하게 쓰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 동의보감>이 밝힌 매실의 효능 <동의보감>에 오매는 담을 삭이고 구토, 갈증, 이질, 설사를 그치게 하며 술독을 풀어 주고 검은 사마귀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또 '기미론(氣味論)'에 따르면 “매실의 강한 신맛은 근육의 피로를 풀고, 혈중 독소를 해독하는 등 오장 가운데 간(肝)을 이롭게 한다. 살균 정장(整腸)효과가 있어 배탈, 이질, 설사에 좋다”고 하였다. 실제 설사하는 아이에게 오미자와 오매를 넣어 처방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TV드라마 '허준'에서 돌림병의 고열과 설사에 매실을 사용한 것은 이런 효능을 활용한 것이라 본다. 사상체질 의학에서도 오매를 태음인의 간(肝)기운을 도와주는 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태음인의 대표적인 간장 보약인 '흑원공진단'이라는 약은 매실의 과육(果肉)을 고아서 약을 빚도록 처방되어 있다. <동의보감>이 밝힌 매실의 효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구토와 설사> 매실을 소금에 절였다가 삶아서 그 국물을 서서히 마신다. < 회충의 구제> 매실을 불에 그을려서 삶아 여러 차례 마신다 <여성의 지혈> 여자의 월경이나 하혈이 멈추지 않을 경우는 불에 태운 매실의 잎과 종려나무의 껍질을 같은 양으로 갈아서 따끈한 술이나 물에 타 1회 8그램 정도씩 식간에 복용한다. 이틀간을 계속하면 효과가 있다. < 타박상으로 인한 출혈> 불에 그을린 매실을 태워 재를 만들어 상처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 < 배가 붓고 아플 때> 매실 14개를 삶아 그것의 국물을 천천히 마시면 효과가 있다. < 어린이의 두창> 매실을 태워 재로 만들어 진물이 있으면 그대로 바르고, 없으면 참기름에 개어서 바르면 효과가 있다. < 위경련 및 가슴앓이> 매실즙을 소주잔으로 1잔 마시면 효과가 있다. < 위 확장 방지> 완숙되지 않은 매실을 강판에 같아서 햇볕에 말려 고약처럼 되었을 때 같은 양의 감초 가루를 잘 섞어 하루에 한번 찻숟갈로 하나씩 복용한다. < 천식> 매실을 불에 잠시 태운 것과 같은 양의 생강즙을 만들어 뜨거운 차로 달여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 어린이의 경련> 매초(매실을 소금으로 절일 때 생긴 물)를 적은 양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수확시기에 따른 매실의 분류 청매: 껍질이 연한 녹색이고, 과육이 단단하며, 신맛이 가장 강하다. 황매: 노랗게 익은 것으로 향기가 매우 좋은데, 과육이 물러 흠이 나기 쉽다. 가공 정도에 따른 매실의 분류 금매: 청매를 증기에 쪄서 말린 것으로 금매로 술을 담그면 빛깔도 좋고 맛도 뛰어나다. 오매: 청매를 씨를 제거한 후 과육만을 짚불에 그을려 검게 말린 것이다. 백매(白梅): 청매를 소금에 절여 햇볕에 말린 것을 말한다. 매실 중량의 20-30퍼센트의 소금으로 약 2주일간 절인다. 이때는 나무통에서 절이는데 매실 무게의 1.5-2배 정도 되는 돌을 얹어 놓으면 15-20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기 시작한다. 7월 하순경 소금에 절인 매실을 꺼내어 3일을 자연 건조시키면 색깔이 고와지고 육질도 단단해진다. 처음 3일간은 낮에만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매초(소금으로 절일 때 생긴 물)에 담근다. 밤에만 말리고 낮에는 매초에 담그는 식으로 정확히 3일 밤낮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