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척수염(脊髓炎)은 척추 속에 있는 골수(骨髓), 즉 등골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척수는 뇌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집합체로서, 숨골이라 일컫는 뇌의 마지막 부분인 연수(延髓)에서 이어져 나와 등뼈를 따라 꼬리뼈까지 이어져 있다. 단면으로 봤을 때 중심부는 ‘H’ 모양을 한 회백질(灰白質)로 구성되어 있고, 겉면은 동그란 백질로 둘러싸여 있다. 따라서 척수는 외부에서 봤을 때는 흰색을 띤다. 인체의 신경다발은 척수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뻗어 나와서 온몸으로 퍼지는데, 그 위치에 따라 척수를 크게 다섯 부위로 나눌 수 있다. 즉, 목 부위를 경수(頸髓), 가슴 부위를 흉수(胸髓), 허리 부위를 요수(腰髓), 천골(薦骨) 부위를 천수(薦髓), 꼬리뼈 부위를 미수(尾髓)라고 한다. 경수에서는 8쌍의 신경다발이 뻗어 나오고, 흉수에서는 12쌍, 요수에서는 5쌍, 천수에서는 5쌍, 미수에서는 1쌍의 신경다발이 뻗어 나온다. 이런 신경다발은 오장육부는 물론, 팔다리의 말초신경까지 뻗어나가 있으면서 뇌나 척수의 명령을 전달하는 작용을 한다. 이런 점에서 해부학적인 구조상 척수가 가지는 중요한 기능은 뇌와 온몸의 신경계를 이어 주는 역할이다. 즉, 말초신경계에서 받아들이는 자극은 척수를 통해 뇌로 올라가며, 마찬가지로 뇌에서 보내는 운동신호는 척수로 내려와서 말초신경계로 보내진다. 따라서 척수에 염증이 있으면, 정보 전달에 장애가 발생하여 운동 마비와 함께 말초신경에 감각 장애가 발생한다. 주로 발병 초기에는 발열·두통과 함께 사지(四肢)가 풀어지는 이완성(弛緩性) 마비가 일어난다. 또 사지 말단에 지각 과민 또는 지각 이상이 나타난다. 그러다 그릇된 치료로 인해 병이 깊어지면서 경련성 마비가 일어나고, 사지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상실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배뇨와 배변에 장애가 일어나고, 땀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욕창 등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병이 더욱 깊어지면, 마비 부위가 점차 위로 올라가면서 호흡 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척수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늘날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화학첨가제로 가공한 식품과 화학 방부제 등에 오염된 식품, 그리고 화학 항생제와 화학 성장호르몬제 등이 첨가된 화학 사료를 먹여 키운 가축과 양식 어류라 하겠다. 즉, 골수(骨髓)는 피의 엑기스인데, 화학물질이 식품 등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면 화학 독소에 의해 피가 독혈(毒血)로 오염되게 된다. 그 결과 화학 독소가 골수에 침범함으로써 골수가 괴사되어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점을 통찰한다면, 척수염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화학첨가제로 가공한 식품 등을 금해야 한다. 또한 화학약을 복용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대신 현미와 신선한 야채를 위주로 자연식을 하고, 화학 독소를 해독하는 효능을 지닌 약재를 달여 복용하면 근본 치유의 길을 찾을 수 있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의 척수염 처방인 ‘골담초탕(骨痰草湯)’이다. 이 ‘골담초탕’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렇게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이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다.
[골담초탕]
▶ 처방 내용 : 골담초·구척·황기·금은화·포공영·연교 각 12그램, 백출·백복령·숙지황·당귀·천궁·백작약·유향·몰약·도인·자초·단삼·계피·지골피·감초 각 6그램, 홍화 4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 ▶ 법제법 ① 황기 : 꿀물에 한 나절 담갔다가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② 숙지황 : 생지황에 정종을 흠씬 뿜어 찌고 말리기를 9번 반복한다. 이를 숙지황이라 한다. 반드시 생지황을 사다 직접 숙지황으로 만들어 써야 한다. ③ 도인·감초 : 볶는다. ▶ 복용법 : 상기 약재를 1첩씩 달여 식간(食間) 에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상기 처방은 뼈에 담이 찬 것을 해소하는 데 효능이 있는 골담초를 주된 약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효능이 있는 구척을 가미하고 소염과 해독의 효능을 지닌 금은화·포공영·연교를 가미하였다. 또 보혈(補血)에 효능이 있는 숙지황·당귀·천궁·백작약을 가미하고, 어혈을 없애는 데 좋은 유향·몰약·도인을 가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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