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10월은 천지의 기운이 서늘하게 바뀌는 계절이다. 이렇게 천지의 기운이 서늘하게 바뀌게 되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찬 기운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살을 앓게 된다. 이것을 외부의 기운에 감응(感應)되었다는 뜻으로 감기라고 한다. 물론 외부의 기운은 찬 기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선인(先人)들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기운을 육기(六氣)라 하여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 6가지로 대별하였다. 면역력이 약하면 인체는 이러한 천지의 변화하는 기운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살을 앓게 된다. 그 중에서 폐와 기관지는 바람(=風)과 찬 기운(=寒), 그리고 건조한 기운(=燥)에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바람이 많이 부는 봄과 찬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가을에 유달리 감기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다. 인체의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과로, 심한 스트레스, 영양실조, 화학물질에 오염된 공기, 비자연적인 식생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에 예전엔 굶주림에 의한 영양실조가 면역력 약화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런데 오늘날은 화학물질에 오염된 생활환경과 먹을거리로 인해 체내에 축적된 화학 독소가 면역력 약화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또 과도한 생존경쟁으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도 면역력 약화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흔히 감기는 만병의 원인이라고 한다. 즉, 인체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인체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감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감기가 나타나면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해 심신이 피폐해지지는 않았는지, 또는 영양의 부실한 섭취로 인해 기력이 쇠약해지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또 화학물질에 오염된 공간에 노출되어 호흡기관이 상하지는 않았는지, 또는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 등의 섭취로 인해 체내에 화학 독소가 쌓이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그런데 서양의학은 감기가 발생하는 것은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철이 되면 독감 바리어스가 대유행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떠들어대며, 전 국민에게 화학 백신을 접종시키고 있다. 하지만 냉철하게 생각해 보면 바이러스가 추운 계절에 더 극성을 부린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이다. 바이러스의 증식이나 활동이 추운 계절보다는 더운 여름철에 활발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이다. 이런 점에서 찬바람이 부는 시기에 기침 감기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체내에 화학 독소 등이 축적되어 면역력이 약화된 나머지 인체가 찬바람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양의학은 이런 사실을 무시한 채 찬바람이 불면 독감 바이러스가 대유행할 것이라고 공포감을 조성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화학 백신 접종을 하는 소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일은 양방으로선 일대 특수를 누리는 일이 될지는 모르지만, 화학 독소를 더욱 축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건강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감기 처방인 ‘형방탕(荊防湯)’이다. 이 ‘형방탕’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렇게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이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형방탕]
▶ 처방 내용 : 창출 8그램, 향부자·계지 각 6그램, 형개·방풍·강활·세신·백지·고본·소엽·모과·길경·행인·백작약·후박·진피·곽향·반하·감초 각 4그램, 총백 2뿌리, 생강 3쪽, 대추 3개 ▶ 법제법 : 창출은 쌀뜨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말리고, 행인은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반하는 생강 달인 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말린다. ▶ 복용법 : 상기 처방을 1첩씩 달여 하루 3번 식후 30분에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상기 처방은 전래 감기 치료제인 ‘불환금정기산’과 ‘향소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풍습(風濕)을 없애는 데 효능이 있는 창출을 가미하고, 풍한(風寒)을 발산시키는 데 효능이 있는 형개·방풍·세신·백지·고본·소엽을 가미하였다. 그리고 폐를 안정시키는 데 효능이 있는 길경·행인·반하를 가미하고, 속을 편안하게 하는 데 효능이 있는 후박과 곽향을 가미하였다. 따라서 상기 처방은 가을철 한기(寒氣)로 인해 생긴 감기를 치료하는 데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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