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피부 비만

손바닥 가려움증 ‘가미오약순기산’

초암 정만순 2016. 8. 7. 14:00


손바닥 가려움증 ‘가미오약순기산’


심한 손바닥 가려움증 ‘가미오약순기산’ 복용하면 큰 효과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가려움이란 긁거나 비벼 대고 싶은 욕망이다. 예를 들어 모기에 물리거나, 오염된 물에 들어가면 피부가 가렵다. 이처럼 일시적인 가려움은 외부의 산성 물질이나 화학물질에 접촉함으로써 유발된다. 또한 주위 온도가 갑자기 차가워지거나, 전기적 자극이 가해질 때에도 유발된다.
그러나 병적 증상으로서의 가려움은 이 같은 일시적 가려움과 달리 지속적이고 심각한 불쾌감을 동반한다. 그런 점에서 심한 가려움은 통증과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가벼운 자극은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반면, 강한 자극은 통증을 유발한다. 마약 진통제가 통증을 완화하는 대신 가려움증을 초래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통증은 시상에서 인지하는 반면, 가려움증은 대뇌피질에서 인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가려움증을 통증과 별개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최근의 의학적 통론이다.
전통의학에서는 가려움증을 소양증(瘙痒症)이라고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소양증으로는 피부소양증, 항문소양증, 임신소양증 등이다. 그 중 피부 소양증은 증상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즉, 발진은 없으면서 가렵기만 한 증상, 피부가 발진되면서 가려운 증상, 피부 전체가 가려워지는 노인성 가려움증, 여성의 갱년기에 볼 수 있는 가려움증, 당뇨병이나 황달 등에 수반되는 가려움증 등이다. 오늘날에는 화학 항생제나 인스턴트식품 등 체내에 축적된 노폐물과 화학 독소에 의해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선 등 피부 질환이 생겨 나타나는 가려움증이 많다.
가려움증은 같은 자극에도 사람에 따라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 대개는 스트레스와 피로, 불안 등에 의해 악화된다. 또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이나 육류 음식을 섭취했을 때 악화된다. 특히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화학 독소에 의해 유발된 가려움증은 국소 혹은 전신에 발생하고, 발작적이거나 지속적이다. 찌르는 듯한 느낌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인체는 체내에 화학 독소가 쌓인 경우 피부 등을 통해 배출한다. 일반적으로 인체 상부의 독소는 손바닥의 노궁 혈을 통해 빠져 나가고, 하부의 독소는 발바닥의 용천 혈을 통해 빠져 나간다. 그런데 상부의 독소가 심한 경우는 독소가 다 빠져 나가지 못해 손바닥에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무절제한 생활을 조심하고 며칠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무절제한 생활을 지속하거나, 화학 약 등을 복용한 후에 발생한 손바닥 가려움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대부분 극심한 손바닥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장기간 화학 항생제를 복용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극심한 통증과 불쾌감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된다. 체내에 쌓인 화학 독소로 인해 생긴 손바닥 가려움증은 단식이나 해독요법, 천연 약물 치료 등을 통해 탁혈을 해소해야 호전될 수 있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 약을 잘 짓던 할배가 일러준 손바닥 가려움증 치료법이다.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노인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할배가 일러준 처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미오약순기산(加味烏藥順氣散)

▶ 처방 내용 : 포공영 12그램, 토복령 8그램, 오약·진피·마황 각 6그램, 상지·도지·계지·천궁·백지·백강잠·지각·길경·단삼·도인·익모초 각 4그램, 홍화·건강 2그램, 감초 1.5그램, 생강 3쪽, 대추 3개
▶ 법제법 : 마황은 가공할 때 지상부와 뿌리를 갈라서 써야 한다. 끓는 물에 넣어서 약간 끓이면 거품이 위에 뜨는데 이것을 버리고 약재를 말렸다가 쓴다. 도인은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 복용법 : 식후 30분에 한 첩씩 달여 복용한다.
▶ 처방 해설 : ‘오약순기산’은 중풍으로 팔다리가 저리고 아프며, 눈과 입이 비뚤어지고, 혀가 굳어서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에 쓰는 처방이다. 이 ‘오약순기산’의 기본 처방에 소염 해독에 효능이 큰 포공영을 가미하고, 어혈을 제거하는 데 효능이 큰 천궁·단삼·익모초·도인 등을 가미하였다. 토복령은 청미래덩굴 또는 망개의 뿌리인데, 농약이나 수은 중독 등을 해독하는 묘약이다. 농약 중독의 위험이 있는 농민들이 토복령을 끓여서 보리차처럼 수시로 마시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