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최근 직장에서 십여 년 동안 컴퓨터에만 앉아 업무를 했던 40대 남성이 갑자기 견비통(肩臂痛)이 생겨 양방 병원을 찾게 됐다. 수일째 어깨가 저린 증상이 계속되면서 팔도 제대로 올릴 수 없고, 손가락까지 저린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척추관절 전문의에게 화학 약물 신경 주사도 맞고 물리치료도 수차례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화학 약물의 마취 작용에 의해 일시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했지만, 오히려 화학 약물 부작용으로 날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이처럼 어깨에서부터 팔까지 저리고 아파서 팔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을 견비통이라고 한다. 주로 뒷목이 당기면서 어깨와 팔 쪽으로 통증이 이어지고, 관절이나 근육이 아파 움직이기조차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그릇된 치료로 증상이 악화되면 세수할 때 뒷목을 씻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견비통은 어깨 관절과 목뼈 등 신체에 근본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격무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으로 근육에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산소가 부족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과 화학 약의 섭취로 체내에 화학 독소가 축적되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어깨 통증과 관련된 대표적인 근육이 어깨와 배부(背部)에 마름모꼴 모양으로 형성돼 있는 승모근이다. 승모근은 어깨가 뭉쳤을 때 딱딱하게 만져진다. 수험생, 운전기사,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사무직 종사자는 승모근이 정상보다 늘어나는 이완성 손상이 나타나면서 어깨 통증, 뒷목의 뻣뻣함, 견갑골 내측의 통증, 두통 등이 생긴다. 전통의학에서는 견비통을 풍한습사(風寒濕邪)나 외상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약재 치료법에 있어서도 기혈 순환을 돕는 처방을 우선한다. 그러나 기력이 노쇠한 환자는 함부로 풍(風)·한(寒)·습(濕)을 풀어주는 약재를 쓰면 안 되고, 원기를 먼저 보강하고 나서 경락을 순환시키는 약재를 써야 한다. 견관절 주위염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막이 서로 달라붙거나 틈이 좁아지는 것이다. 견관절 주위염이 있으면 어깨 부위에 통증이 있고, 쑤시며, 활동에 장애가 생기는 등의 중상이 나타난다. 또 국소가 냉하고, 비 오는 날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어느 한쪽의 어깨만 굳어지는 경우도 있다. 50세 전후의 중장년층에서 발병하므로 일명 오십견(五十肩)이라고도 한다. 최근 대한견주관절학회가 전국 11개 양방 대학병원에 내원한 오십견 환자 1천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대가 45.7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30~40대 환자도 23.4퍼센트에 달했다. 견비통과 견관절 주위염이 있을 때 화학적 제재로 만들어진 주사요법, 즉 신경적 처치를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화학 약물 신경 처치는 해당 부위의 신경근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상태를 잊고 무리하게 근육을 움직임으로써 증상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자율신경의 실조를 가져와 더 큰 문제를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견비통과 견관절 주위염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릇된 자세와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 섭취를 금하고 자연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서 약을 잘 짓던 할배가 일러준 견비통과 견관절 주의염 치료법이다.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노인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했다.
금출도담탕(芩朮導痰湯) ▶ 처방 내용 :
창출·반하 각 8그램, 남성·황금·백출·향부자·진피·공사인·적복령·지각·산사·맥아·백개자·위령선 각 4그램, 강활·감초 각 2그램, 생강 3쪽. ▶ 복용법 : 위 약재들에 정종과 물을 절반씩 붓고 달여서 하루에 3번, 식후 30분마다 복용한다. ▶ 처방 해설 : 본 처방은 ‘도담탕(導痰湯)’에 ‘반하금출탕(半夏芩朮湯)’을 합방한 것으로 담(痰)으로 인한 견비통에 적용된다. 처방의 주된 약재인 창출과 반하가 혈액 속의 습담(濕痰)을 제거한다. 습담이란 끈적끈적한 가래 같은 체액이다.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과 육류 음식의 섭취로 인해 생긴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이다. 이것이 혈액을 탁혈(濁血)로 오염시키고, 혈액과 함께 순환하다가 근육이나 관절에 붙어 버리면 기혈 순환이 잘 안 되어 쿡쿡 쑤시고 아프게 된다. ▶ 기타 치료 : 타박통과 어혈통이 있는 경우 황백 가루와 찹쌀볏짚 재를 6대 4 비율로 물에 개서 어혈 부위에 붙이면 신묘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