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정리 | 이우정
각각혈(血)은 기도를 통해서 선홍색 또는 자색 피가 뱉어 나오는 증상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목구멍에서 피비린내가 나면서 기침과 함께 거품이 섞인 피가래나 핏덩어리가 나온다. 기침을 동반하지 않고 새빨간 피나 핏덩어리가 나올 때도 있다. 기관지확장증이나 폐결핵으로 인한 각혈은 큰 핏줄이 손상되면서 비교적 많은 양의 피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폐암, 폐렴, 만성기관지염으로 인한 각혈은 가래에 피가 섞일 정도의 피가래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혈담(血痰)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백혈병, 자반병, 혈소판감소증 등의 혈액 질병이나 심장질병으로 인한 폐출혈인 경우에도 나타난다. 각혈은 한 번하고 멎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여러 번 반복하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전통의학에서는 각혈을 해혈(咳血)과 소혈(嗽血)로 구분한다. 기침과 함께 나오는 것을 해혈이라고 하고, 기침은 나오지 않으면서 피가래를 뱉는 것을 소혈이라고 한다. 둘 다 음(陰)이 허(虛)하여 화(火)가 성하거나, 폐(肺)에 조열(燥熱)이 있을 때 생긴다. 기타 외상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각혈을 할 때는 우선 환자를 진정시키고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핏덩어리로 인해 숨길이 막히지 않도록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 손발과 몸을 덥혀 주면서 찬물로 가슴 찜질을 하는 것도 응급처치로 좋은 효과가 있다. ◎ 침구 치료법 각혈 치료의 주요 혈위(穴位)는 폐유, 열결, 척택이다. 폐유 혈은 폐의 경기가 등으로부터 흘러들어가는 유혈(兪穴)로서 능히 기(氣)를 통하게 하고, 폐의 기를 조절하여 폐열(肺熱)을 사(瀉)해 주는 효능을 발휘한다. 시술 방법은 폐유 혈에서 척추를 향하여 2~3센티미터 사자(斜刺)한 후, 득기(得氣)가 있도록 1~2분간 가볍게 염전(捻轉)한다. 오랫동안 기침을 하는 사람인 경우에는 생강이나 파뿌리를 찧어 폐유 혈의 양측에 붙이도록 한다. 약을 붙인 국부에는 열이 나고, 가려운 감이 있으며, 작은 발진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없으므로 별다른 처리를 할 필요는 없다. 열결 혈은 수태음폐경의 낙혈(絡穴)이면서 동시에 8맥이 교회(交會)하는 혈로서 임맥의 기와 상통된다. 경혈의 순행 노선과 공능(功能)으로 볼 때 가히 가슴·폐·후부(喉部)의 질환을 치료하는 데 명혈(名穴)이라 할 수 있다. 이 혈을 자침(刺針)하면 폐부의 면역력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폐부(肺部)의 동기량(動氣量)이 조절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열결 혈에 시술하는 방법은 위로 10도 정도 비스듬하게 1~2센티미터 자침하여 침감(鍼感)이 엄지손가락 혹은 주관절까지 미치도록 한 후 30분가량 유침(留針)한다. 척택 혈은 기침·각혈·인후종통에 효과가 있는 혈이다. 또 실열증을 해소하는 데 효능이 있다. 시술 방법은 척택 혈에서 공최 혈까지 평자(平刺)하여 침감이 아래 손목까지 방산되도록 하고, 30분가량 유침한다. 중간에 5분마다 한 번씩 행침(行針)하여 득기(得氣)를 준다.
◎ 식사 치료법 피가 멎고 나면 환자를 안정시키면서 1~2일간은 미음이나 죽을 조금씩 주는 것이 좋다.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이나 많은 양의 음식을 먹게 되면 위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것은 결국 폐에 부담이 되므로 다시 각혈을 할 수도 있다.
◎ 약물 치료법 1. 진한 소금물을 한 사발 마신다. 소금은 피를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다. 이 방법은 각혈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2. 대암풀뿌리를 보드랍게 가루 내어 한 번에 3~4그램씩 하루에 2~3번 복용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루 낸 것을 10그램 정도 미음에 타서 먹기도 한다. 대암풀뿌리는 빨리 피가 응고되도록 도와서 피나는 시간을 줄여준다. 특히 폐를 보하고 폐병으로 인한 출혈을 멎게 하는 효능이 강하다. 3. 연꽃의 뿌리 10~20그램을 물 200밀리리터에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복용한다. 전통의학에서 연꽃 뿌리는 여러 가지 원인의 출혈을 멈추게 하고, 어혈을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된다. 4. 조뱅이 6~12그램을 물 200밀리리터에 달여서 하루 3번에 걸쳐 나누어 먹는다. 또는 신선한 조뱅이 20~40그램을 짓찧어 즙을 내어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먹기도 한다. 조뱅이의 탕제(湯劑)나 생즙은 혈액의 응고 시간을 짧게 하고, 혈소판 수를 증가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다. 이 작용은 비타민 K2보다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부시깃꼬리고사리 40그램을 물에 달여 하루에 3번 나누어 먹어도 피가 빨리 멎는다. 6. 선인장을 잘게 썰어서 물에 넣고 우려낸 다음 그것을 다시 졸인다. 진하게 졸인 선인장탕을 하루에 100밀리리터씩 3번에 나누어 먹는다. 이 방법은 출혈 시간을 줄이고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낮추어 주므로 지혈 작용에 큰 효과가 있다. 7. 갖풀을 약한 불에 볶아서 가루 낸 것을 1회에 3~4그램씩 하루 3~4번 나누어 먹는다. 갖풀의 성분은 피브리노겐의 함유량을 증가시켜 혈액의 점도를 증가시키므로 지혈에 좋은 효과가 있다. 8. 부들꽃가루와 박하를 각각 같은 양으로 보드랍게 가루 내어 한 번에 4그램씩 하루 3번에 걸쳐 나누어 먹는다. 이것을 뽕나무껍질 달인 물에 타서 먹으면 더욱 효과가 좋다. 부들꽃가루는 혈소판 수를 늘려서 피를 멈추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9. 관동화와 나리를 4:5의 비율로 해서 보드랍게 가루 내어 둥글게 환을 만든 다음, 한 번에 4~6그램씩 하루 3번 먹는다. 관동화와 나리는 기침을 멎게 하는 작용, 거담(去痰) 작용, 지혈(止血) 작용을 동시에 하므로 각혈에 큰 효과가 있다. 10. 수박의 씨와 껍질을 각각 300그램씩 물로 달인 다음 찌꺼기를 버린다. 남아 있는 탕액에 유기농 설탕을 적당히 넣어서 하루에 2번 나누어 먹는다. 수박의 씨에 들어 있는 타닌 성분과 정유 성분이 피를 응고시키는 작용을 하여 출혈을 멈추게 한다.
◎ 뜸 치료법 제2 흉추와 제3 흉추 사이에서 양 옆으로 2치 되는 곳에 위치한 신유 혈과 신유 혈에서 옆으로 1.5치 되는 곳에 위치한 지실 혈에 3~5장 정도 뜸을 한다.
◎ 찜질 치료법 1. 얼음찜질 : 폐의 어느 부위에서 피가 나오는가를 알아보고 피가 나오는 가슴 쪽에 얼음주머니로 찜질을 한다. 이때 팔과 다리에 섭씨 39~40도 정도로 덥힌 뜨거운 물을 부어 주면서 동시에 찜질하면 팔과 다리로 혈액이 많이 흘러서 폐에 흐르는 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폐에 흐르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면 각혈은 금방 사라진다. 단, 가슴 부위에 얼음찜질을 할 때는 반드시 심장 부위에 얼음을 대서는 안 된다. ◎ 부항 치료법 세 번째 등뼈와 네 번째 등뼈 사이에서 양 옆으로 2치 되는 곳에 위치한 격유 혈에 부항을 6~10개 정도 한꺼번에 붙이고 10~15분 정도 그대로 둔다. 이렇게 부항으로 발기하는 것은 피가래가 조금씩 나올 경우에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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