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症別 鍼處方/비위

역류성 식도염의 핵심 원리와 특효방

초암 정만순 2016. 7. 26. 12:48



역류성 식도염의 핵심 원리와 특효방


전중 혈에 침 놓고,‘선복대자탕’가감해 식도염 고친다

 

■ 박중철 | 裕天醫談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胃酸)이 식도로 역류하는 소화기질환이다. 식도는 괄약근의 움직임을 통하여 그 기능을 발휘하게 되어 있다. 밸브 식의 식도 괄약근은 음식을 삼킬 때 그 고리가 열렸다가 닫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이 들어가지 않을 때도 고리가 열리게 된다. 그 결과 위에서 위산과 소화효소 등 부식성 물질이 역류하여 식도의 점막을 자극한다. 이때 식도에 타오르는 듯한 작열감(灼熱感)이 나타나면서 염증이 생기게 된다. 위산과 소화효소가 계속 식도 점막을 자극하면 식도가 좁아지거나 개방성 상처도 발생한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 되면 식도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역류성 식도염을 조장하는 주요 원인은 그릇된 식생활이다. 특히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음식과 술, 담배, 탄산음료 등이 좋지 않다. 또 기름진 음식이나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자극성이 강한 음식도 식도 내의 산도(酸度)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또한 밤늦게 음식을 많이 섭취한 뒤 바로 누워서 자는 것도 소화액을 역류시켜 식도염을 유발한다. 임신 중의 심한 입덧이나 양방 병원에서 처방하는 각종 화학 약물도 식도 하부의 괄약근을 약화시켜 식도염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이밖에 너무 꽉 조이는 옷을 입었을 때나, 스트레스로 정신적인 압박을 받을 때도 식도염이 잘 생긴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면 음식을 넘기기 힘들고, 목구멍에 이물감과 작열감(灼熱感)이 생긴다. 또 음식이 들어가면 트림이 나오거나, 신물을 토하는 경우도 있다. 역류성 식도염에 대하여 『내경(內經)』은 “격새폐절(隔塞閉絶) 상하불통(上下不通)한 즉, 폭우(暴憂)의 병(病)”이라고 하였다. 수(隋) 나라 때의 소원방(巢元方)은 『제병원후론(諸病源候論)』에서 병증을 기(氣)·우(憂)·식(食)·노(勞)·사(思)의 다섯 가지로 나누어 오열(五)이라 하였으며, 우(憂)·에(쨌)·기(氣)·한(寒)·열(熱)을 오격(五膈)이라고 하였다. 송나라 장예(張銳)는 『계봉보제방(鷄峰普濟方)』에서 열격(膈)은 정신신경 활동 장애에 의한 신사간병(神思間病)으로 강조하면서 발병이 정신적인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였다. 명나라의 명의 장경악(張景岳)은 치료에서 비(脾)와 신(腎)을 중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역류성 식도염은 근심 걱정이 많을 때 기(氣)가 뭉치고 담(痰)이 응결되어서 생긴다. 또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기름기가 많은 튀김 음식을 자주 먹을 때 진액이 상하고 혈이 마름으로써 생긴다. 또한 과도한 성생활로 인해 신정(腎精)이 훼손된 경우에도 생긴다. 신정이 훼손되면 음(陰)이 손상되면서 양(陽)이 부족하게 되고, 이로 인해 약해진 명문(命門)의 열이 비위를 덥히지 못하여 끌고 가는 힘이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담(痰)과 어(瘀)가 서로 얽히어 식도를 상하게 함으로써 역류성 식도염을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의 원인을 구분한 뒤에 변증(辨證) 치료를 행해야 한다.

[참구요법]
1. 담기교조(痰氣交阻)되었을 때 : 주요 증상은 음식을 넘길 때의 막히는 감, 그리고 가슴이 더부룩하고 그득한 느낌의 흉격비만(胸膈틵滿)이다. 이에 따라 트림과 구역질이 나면서 신물이 올라와 입이 마르고, 인후가 건조하며, 대변이 참기 힘들어진다. 치료할 때는 개울행기(開鬱行氣)하고, 화담창격(化痰暢膈)하여 막힌 것을 파헤친다. 처방으로는 전중 혈에 화침(火鍼)을 하거나, 뜸을 뜬다. 전중 혈은 임맥에 속한 혈로서 상기해(上氣海)로 불리는데, 이기관흉(理氣寬胸)함으로써 기담(氣痰)으로 막힌 흉격을 뚫어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 혈은 족태음·족소음·수소양·수태양 등 4맥의 지회(支會)이기도 하므로 능히 비신(脾腎)의 공능(功能)을 조정하고, 전신의 수기(水氣) 통로를 조절하여 수습(水濕)을 운반하고 적취된 담음을 제거한다.
2. 진액이 훼손되어 열결(熱結)되었을 때 : 주요 증상으로 음식을 삼킬 때 목에 딱딱하면서 껄끄러운 느낌이 나고, 통증이 있다. 물은 넘길 수 있으나, 음식물은 잘 삼킬 수 없다. 입 안이 마르고 목구멍에 타는 감이 있어 늘 찬물을 마신다. 치료법은 익음(益陰)하고 사열하여 산결(散結)하는 목적으로 하렴 혈에 침자(針刺)한다. 수양명대장경에 속하는 하렴 혈은 양계 혈과 곡지 혈의 연결선에서 곡지 혈 아래로 4촌 되는 곳이다. 침은 사법(瀉法)으로 놓는다. 음식을 삼키기 힘든 것은 열독(熱毒)으로 음(陰)이 상하여 식도에 촉촉함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수양명경의 혈인 하렴 혈은 하격(下膈)으로서 대장(大腸)에 속한다. 또 수양명대장경과 족양명위경은 양명경으로서 서로 인접하여 경기(經氣)가 상통한다. 따라서 침으로 하렴 혈을 사(瀉)하면 능히 위장의 공능이 조절됨으로써 진액이 훼손되고 열결(熱結)된 증상을 낫게 한다. 즉, 하렴 혈은 음액(陰液)을 보하여 청설위열(淸泄胃熱)하고, 담결(痰結)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3. 담어내결(痰瘀內結)되었을 때 : 주요 증상으로 가슴과 배가 부어 아프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다. 또 신물을 토하고, 대변이 굳어져 변비가 생기며,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치료는 거어(祛瘀)하고 파결(破結)하는 목적으로 족삼리 혈에 침자한다. 담어내결로 허리가 아픈 것은 음(陰)이 상하여 장(腸)이 마르면서 어열(瘀熱)이 상락(傷絡)하기 때문이다. 족삼리 혈은 족양명위경 혈로서 위경에 속하고, 낙(絡)은 비(脾)에 속한다. 위경은 토(土)에 속하고, 양명경의 합혈(合穴)도 토에 속하므로 토로써 토를 치료하니 이는 전통의학의 중요한 변증 치료법의 하나이다. 족삼리 혈은 위의 하합혈(下合穴)이므로 비위를 통하게 하여 건운중초(健運中焦)하고 행기화담(行氣化痰)한다. 또한 족양명경은 위로 심(心)과 통하여 심주혈맥(心主血脈)이 된다. 따라서 족삼리 혈을 사(瀉)하면 심기(心氣)가 추동(推動)됨으로써 기혈이 운행되고, 어결(瘀結)이 제거된다.

[약물요법]
위기가 허하여 기역증(氣逆證)이 일게 되면 흉격에서 작열(灼熱)과 작통(灼痛)이 있다. 또, 음식을 삼킬 때 장애가 있고, 어깨부터 손목까지의 완부(腕部)가 결린다. 또한 음식을 많이 먹지도 못하면서 트림이 나고, 신물을 토한다. 정신적으로는 피로해 힘이 없고, 안색이 회백색이며, 맥이 유약하다. 치료는 건비익기(健脾益氣)하고, 화위강역(和胃降逆)하는 법으로 ‘선복대자탕’을 가감하여 쓴다. 이 방제는 『상한론(傷寒論)』에 소개된 것으로 위가 허하고, 기역(氣逆) 증세가 있으며, 트림이 나면서 토할 때 좋다고 하였다.
▶ 처방 내용 : 선복화 9그램, 인삼 6그램, 생강 12그램, 대자석 15~30그램, 감초·반하 각 12그램, 대추 4개
▶ 법제법 : 선복화를 여름과 가을에 꽃이 완전히 피었을 때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 복용법 : 물에 달여서 하루에 세 번 나누어 마신다.
▶ 처방 풀이 : 본방은 강역화담(降逆化痰)하고, 익기화위(益氣和胃)하는 작용이 있다. 주치는 위기허약(胃氣虛弱)하고 담탁내조(痰濁內阻)하여 트림이 나고, 식후에 배가 더부룩하며,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을 때 쓴다. 이런 환자는 침을 흘리고, 설태(舌苔)가 희고 매끄러우며, 맥이 현(弦)하면서 허(虛)하다. 『상한론』의 설명을 보면 땀을 흘리고, 토하면서 설사한 후에 표증(表症)에서 사(邪)한 것이 비록 나갔더라도 위기(胃氣)가 이미 상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허한 위를 보하고, 담탁한 것을 순화시키고, 기역한 것을 가라앉혀야 하므로 방제에서 강역화담과 익기화위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선복화는 맛이 쓰고 짜며, 성질이 맵고 따뜻하므로 소담산결(消痰散結)하고 하기강역(下氣降逆)한다. 대자석은 성미(性味)가 차갑고 달며, 질이 무겁다. 따라서 강충역기(降沖逆氣)하여 담을 없애고, 구토를 막으므로 본 처방에서 선복화와 더불어 군약(君藥)이 된다. 반하는 조습거담(燥濕祛痰)하고, 강역지구(降逆止嘔)하며, 소비산결(消틵散結)한다. 생강은 역기(逆氣)를 잡고, 구토를 그치게 하며, 담탁을 없앤다. 이 두 약은 군약과 배합되어 강기화담(降氣化痰)의 작용을 강하게 하므로 신약(臣藥)이 된다.
그런데 위기(胃氣)가 허약한 식도염은 강기거담(降氣祛痰)한다고 하여도 위주화강(胃主和降)하는 공능의 회복은 어렵다. 따라서 방제에서 인삼을 넣어 익기(益氣)·건비(健脾)·양위(養胃)하게 하여 위기가 허한 것을 보하였다. 대추와 감초는 인삼의 익기화중(益氣和中)하는 것을 협조하므로 모두 좌사약(佐使藥)이 된다. 임상에서 응용할 때 위기가 허한 것이 중한 자는 인삼을 많이 넣어 보기하고, 기역이 중한 자는 대자석을 많이 넣어 강역(降逆)한다. 반면 위기가 허하지 않은 자는 인삼, 감초, 대추를 감하여 감완옹기(甘緩壅氣)되는 것을 방지한다. 담이 많은 자는 진피와 복령을 가하여 화위화담(和胃化痰)한다. 위한(胃寒)이 중한 자는 정향과 감꼭지를 가하여 온위강기(溫胃降氣)한다. 한쪽이 허하고 열이 있는 자는 많은 양의 노근, 죽여, 맥문동, 비파엽으로 양음청열(養陰淸熱)한다.
한편 담습울조증(痰濕鬱阻症)에 의한 식도염일 때는 흉격에 작열(灼熱)이나 작통(灼痛)이 있고, 삼키는 것이 곤란하며, 배가 그득하고, 구역질이 난다. 또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어지럽기도 하며, 설태가 두텁고 끈적끈적하다. 이때는 청화담습(淸化痰濕)하고, 회위강역(和胃降逆)하는 처방으로 『삼인방(三因方)』 에 나오는 ‘황련온담탕’을 쓴다.
▶ 처방 내용 : 반하·죽여·지실 각 6그램, 진피 6그램, 복령 5그램, 감초 3그램
▶ 법제법 : 반하·죽여·지실은 볶고, 감초는 굽는다.
▶ 복용법 : 생강 5쪽과 대추 1개를 넣고 물에 달여서 하루에 두 번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이 방제는 담위불화(膽胃不和)하고, 근심이 위로 치솟을 때 쓴다. 담에 열이 있으면 위에까지 미쳐 위기가 실화(失和)되므로 진액이 흐르지 않고 말라서 담이 된다. 또 담열이 내울(內鬱)되어 청양(淸陽)의 상승을 방해하면서 담열이 위로 치솟아 머리가 어지럽게 된다. 또 담열이 위를 덥게 함으로써 위기가 하강하지 않아 탁음(濁陰)이 위로 솟구치므로 구토하고, 배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담열이 심장까지 올라가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며, 잠이 오지 않는다. 또한 담(痰)이 많으면서 입 안이 쓰고 마른다. 설태는 누렇고 두터우며, 맥은 활(滑)하거나 현삭(弦數)하다. 이것은 담열이 내울하는 증상이다.
위의 방제는 청담화위(淸膽和胃)하고, 조습거담(燥濕去痰) 작용을 한다. 처방에서 죽여와 지실은 담위(膽胃)의 열을 없애고, 강기(降氣)하여 담을 삭인다. 반하와 진피는 화위강역(和胃降逆)하고, 거담화탁(祛痰化濁)한다. 복령은 담삽이습(淡渗利濕)하여 수습(水濕)을 소변으로 나가게 한다. 감초·대추·생강은 화중(和中)·성비(醒脾)·배토(培土)하여 수습을 머물지 않게 한다. 모든 약이 배합되어 청담화위와 거담조습하는 공능을 발휘함으로써 담이 없어지고, 열이 사그라지며, 담위(膽胃)가 화하게 된다.
이 방제는 용도가 광범하므로 증상에 따라 가감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현훈에는 감국과 황금을 가하여 청열평간(淸熱平肝)한다. 구토가 있고 위열이 심하면 소엽과 황련을 가하여 청열강위(淸熱降胃)한다. 불면증이 있으면 생모려와 산조인(炒)을 가하여 진심안신(鎭心安神)한다. 가슴의 두근거림이 심하면 원지와 석창포를 가하여 영심정계(寧心定悸)한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이 방제는 청열거담제이므로 심허(心虛)로 인한 불면증, 혈허(血虛)로 인한 가슴 두근거림, 음허(陰虛)로 인한 어지러움, 위한(胃寒)으로 인한 구토에는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후기]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키는 강력한 주범은 그릇된 식생활과 생활습관이다. 즉,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식도 괄약근이 점점 느슨해진다. 인스턴트식품, 튀김, 피자, 삼겹살, 짜장면, 초콜릿, 케첩 사이다, 콜라, 카페인 등도 식도를 상하게 한다. 흡연이나 근육 이완제 등 화학 약물은 식도 하부의 괄약근의 힘을 약하게 한다. 불규칙한 식사와 복부 비만은 위산의 역류를 부추기며, 꽉 끼는 바지를 입거나 허리띠를 졸라매면 뱃속 압력이 높아져 위의 내용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야식을 하면 밤에 누워 있을 때 음식이 위(胃)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위산 역류 현상이 더 심해지고, 통증과 트림도 많이 나온다. 역류성 식도염은 생각보다 완치하기가 어려우므로 평상시의 식생활과 일상생활에서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