賢者 殿閣/조용헌 살롱

미세 먼지와 방사능

초암 정만순 2014. 2. 19. 12:55

미세 먼지와 방사능

 

오행가(五行家)는 세태 변화와 인간사의 각종 사건·사고를 오행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한다. 중국에서 발생한 중금속 미세 먼지가 한반도에까지 날아와 한국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리라고는 예전에 미처 몰랐다. 20세기까지는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이다. 일본의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닷물로 흘러들어 한국인들의 해산물에 대한 식욕을 감퇴시키고 있다. 중국은 공기 오염으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고, 일본은 바닷물 오염으로 한국을 긴장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양쪽에서 두들겨 맞고 있다.

미세 먼지의 원인을 소급해 올라가면 결국 불(火)에서 온 것이다. 굴뚝에서 나온 연기는 불로 태운 찌꺼기 아닌가? 원전에서 나온 세슘도 불의 찌꺼기이니까 이것도 불에서 온 것이다. 불의 찌꺼기가 공기(風)도 오염시키고, 바닷물(水)도 오염시킨 셈이다.

불은 병도 주고 약도 준다. 불이란 무엇인가? 밝음이다. 어둠을 몰아내고, 추위를 막아주고, 맹수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었다. 문명은 인간이 불을 다루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불은 또한 순식간에 유(有)에서 무(無)로 변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필자는 십 몇 년 전 화장터에서 친한 친구의 시신이 재로 변하는 것을 보고 짧은 시간에 유에서 무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것이 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쇠를 금으로 변화시키는 연금술(鍊金術)과 불로장생의 단약(丹藥)을 만드는 도교의 연단술(鍊丹術)도 모두 불이 핵심 작용을 한다. 물질이나 인간이나 단련이 되려면 불의 세례를 받아야 한다. 기독교에서도 거듭 나려면 불판에 한 번 올라가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말한다. 뜨거운 불로 업장 소멸을 해야 하는 것이다.

샤먼이 지녀야 할 필수적인 능력 가운데 하나도 불을 다루는 능력이다. 고대사회에서 불을 다룬다는 것은 신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였다. 불을 다루는 대장장이는 범상한 직업이 아니라 야장신(冶匠神)으로 추앙받는 비의적(秘儀的) 성격의 직업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원전(原電)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은 현대판 제사장에 해당한다. 불을 다루는 원전의 제사장 계급이 타락하면 그 사회가 흔들린다.

'賢者 殿閣 > 조용헌 살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龍八虎一  (0) 2014.02.24
演說力과 文章力  (0) 2014.02.19
철새의 상징  (0) 2014.02.18
三姓穴과 김정은  (0) 2014.02.18
金鰲島(금오도) 비렁길  (0) 201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