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비경을 찾아....천왕굴과 천왕할매상
▶ 천왕굴.
산속에 굴이 있고, 그것이 어떤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도 하나의 상품성으로 봐서 홍보를 하고 찾아오기를 도모 할 텐데,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 밑에 있는 천왕굴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사람의 발길을 멀리하여 그 존재 조차도 알려지기 꺼리는 듯한 조용한 암굴이 천왕굴이다.
가는 길은 천왕봉에서 중봉으로 20여m 가다 처음으로 만나는 암릉이 있다. 밧줄이 있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등로가 있는데, 거기서 암릉을 타고 계속 내려가야 한다. 우측의 직벽 낭떠러지를 보면서 계속 암릉을 타고 내려 간다. 약 30여m 정도 내려서면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보인다. 집중하면 보인다.
<이 암봉에서 암릉을 타고 직진하여 내려가야 한다>
<암릉으로 내려서 우측으로 보면, 저 기암이 보이는 곳이 천왕굴이다>
내려서서 암벽 밑을 다시 역으로 되돌아가는 길이 펼쳐진다. 그 길을 따라 목재 다리를 2번 건너고, 밧줄을 잡아 내려서면 천왕굴이 보인다.
굴 옆에는 얼굴 형상을 한 바위가 우뚝 서 있고, 굴 안에는 흰색의 십자가가 우선 눈에 띈다.
<목재 다리가 불안해 보이나 끄덕 없었다>
<천왕굴이 보이는 곳(하얀색 글씨)에 거대한 석상>
십자가와 성경구절, 예전엔 붉은 색으로 새겼다니 정말 어처구니 없다. 무속인들은 기도나 제사만 지내고 가서 훼손은 그런 대로 덜 하지만, 일부 종교인들이 와서 행한 것을 보면 종교를 떠나 인간의 보편적 가치와 기준으로 정말 몸쓸 짓을 해 데고 있다.
어떻게 이런 곳 까지 와서 남의 입장은 깡그리 무시한 체이렇게 할수 있을까? 정말 눈에 거슬린다.
<천왕굴>
<천왕굴 측면...굴 내부에는 긴 고드름도 열린다>
<정면부>
<굴 내부>
굴 입구는 돌로 제단을 쌓아 올렸고 서늘한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곳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 하는 곳이니 깨끗하게 사용하란 팻말도 있고, 천왕굴의 압권은 굴 안에서 밖을 보면 중봉이 고스라니 보인다는 것이다. 짙은 안개로 볼수 없고 마음으로 그려보지만 신성한 여기서 보는 전망은 가히 짐작이 가고 남는다.
<동굴 내부에서 본 그림..중봉이 한눈에>
<천왕굴에서 본 중봉의 아름다운 모습>
▶ 천왕 할매상(마야성모상)
일명 성모상이라고 하며,1,000년을 지리산 천왕봉에서 지리산을 지켜 온 지리산의 산신, 세월의 풍파와 인간들의 욕심으로 엄청나고 파란 만장한 일들을 몸소 겪어 낸 천왕 할매상, 그 구구절절한 사연도 길다.
천왕봉 근처 제단을 쌓고 성모사란 절에 안치되어 있다 가 왜적의 칼날도 맞고, 어떤 종교 광신도에 의해 산 아래로 굴러 떨어져 몸과 머리가 분리되기도 하고, 현몽을 꾼 어느 스님에 의해 천왕사로 옮겨졌다는 소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네이버 자료 인용.
"경상남도 민속자료 제14호. 지리산성모는 천왕(天王)·천왕할매·마고(麻姑)할매·마야부인(摩耶夫人) 등의 속칭을 가지고 있는 지리산 수호여신이다. 원래 이 신상은 1970년대 초까지 천왕봉에 있었으나, 그 뒤 행방불명 되었던 것을 천왕사 주지 혜범(慧凡)이 수년간 노력한 끝에 1978년 꿈의 계시로 찾아다가 절에 봉안하고, 음력 3월 7일과 10월 3일에 신도들과 함께 제사를 모시고 있다.
옥석(玉石)으로 만든 성모좌상의 크기는 높이 74cm, 얼굴높이 37cm, 얼굴너비 29cm, 앉은자리에서 목까지의 높이 38cm, 어깨너비 46cm,
몸너비 43cm이다. 형태는 귀와 손가락 끝은 없고 코는 옥석으로 만들어 붙였다. 천왕봉에 있을 때는 코를 시멘트로 만들어 붙였었다.
성모의 귀는 고려 말에 왜구 아지발도가 떼어 가다가 토혈 즉사했다는 속설이 지금까지도 전한다. 조소(造塑)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말 이전으로 보고 있다."
천왕사는 중산리에 중산자연휴양림 근처에 자리 하고 있다.중산리 탐방지원센터에서 약 3km 거리에 있어 걸어 갈수도 있으나, 산행을 하고 난 후라 무거운 발걸음 떼기가 어려워 그냥 택시를 잡고 천왕사로 향한다.
저녁이 내릴 무렵 천왕사는 조용했고, 여기저기 중장불사를 한창 하고 있었다.
<천왕사 절의 왼쪽 언덕위에 있다>
천왕 할매상은 계단을 가지런히 올라 왼쪽의 큰 법당(가건물 형태)으로 들어 가면 튼튼하고 큰 바위돌을 기단으로 삼아 연꽃무늬의 석좌대 위에 봉안되어져 있다. 슬픈 사연이 천왕 할매상의 얼굴에 고스라니 나타난다. 왜구의 칼질에 얼굴의 좌측이 베인 자리,산 위에서 굴러 떨어져 깨진 몸통을 보수한 흔적 등등,인간의 이기적 행동으로 아픈 상처가 곳곳에 배여 있었다.
<바위기단에 연꽃모양으로 단단히 고정시켜 더 이상의 수난은 없도록 한거 같다>
개인적으로 천왕할매상이 빨리 제자리인 천왕봉으로 돌아가 지리산 산신의 위용을 갖추었으면 한다.
그 중에서 천왕굴에 모셔진다면 더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뭔가 허전하고, 불안정한 듯한 지리산이 비로서 바로 서고 의연한 산의 정기를 이 한반도에 널리널리 뿜어 한배달 민족의 웅비를 다시 한번 기약할수 있으려면 좋으려만....
또 다른 천왕 할매상(성모상)이 두군데 더 있다. 중산리 버스터미널 다리 건너 언덕과 백무동 버스터미널 밑에 각각 성모상을 조성해 놓았다. 모두 최근에 조성한 한 것으로 외형적으로는 근사하지만 성모상의 의미와 정통성을 언급하기엔 무리가 있다.
중산리 터미널 건너편 언덕에 있는 성모상은 2000.8월 산청군과 군민들이 세운 것으로 할매상의 모습이 통통하고 인자한 모습에 크고,반듯하다. 하지만 지금은 무속인들의 기도처로 많이 쓰이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가는 길에 있는 중산 1교에서 본 천왕봉과 문창대의 모습이 훌륭하다.
<산청군에서 세운 중산리 버스터미널 건너편 성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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