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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비경을 찾아....묘향암과 실비단

초암 정만순 2015. 8. 14. 10:50

 

지리산 비경을 찾아....묘향암과 실비단 폭포

 

 

 

 

지리산에는 지리 10경이 있다.

일출,일몰,구름,달,단풍,꽃,폭포,강,계곡,암릉 이런 자연현상과 경관으로 정한 명승을 가리키는 것인데,

사실 이런 자연적 경관보다는 그 곳에 사연과 전설이 있고, 삶의 애환이 깃든, 어떤 이야기가 있어 무한 상상을 할수 있는 곳이 개인적으로 더 끌리고 명승이라고 본다. 

또한 개인적으로 그런 이야기들에 관심이 많고, 신비로운 일이나 현상이 나타나면 가끔은 꿈꿔 본 신선의 세계,무릉도원,이상향,청학동,유토피아 등등이 실존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특히나 나는 그런 신비주의적 현상과 신기한 일들에 관심이 다른 것 보다 약간 높다.

 

그래서 푸른 오동나무에 청학과 백학이 날고, 깊은 산속의 바위연못으로 보름달이 떠오르는 곳,  무지개가 걸쳐 있는 하얀  암반에 노송이 자리한 곳, 이런 신선계를 가끔은 갈망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산에 들면서도 이런 곳들에 대한 갈망이 다른 곳들 보다는 좀더 강한 거 같다.

즉 산속에 위치한 연못(탕), 바위우물(석정),마애불(석불),폭포,동굴,전설과 이야기가 있는 곳은 꼭 둘러 보는 편이다.

 

그런 곳이 다른 산 보다 우리나라 산의 대표격인 지리산에 많은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도를 구하기 위해, 이상향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에 들어 공부하고 수행하고, 가끔은 그들 중 일부는 신선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내려오고 있다. 정걸방 이야기, 지리산의 도인 이야기 등등.

하지만 이러한 곳이 공단의 폐쇄조치로 인해 상당부분이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금지를 시키는 명분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나 또한 산에서 산에 오지 말아야 할 인간군상들도 많이 봐 왔기에 애석하면서도 섭섭한 느낌이 많이 든다.

 

서로 지키자고 정한 룰이 있으면 지켜야 하는데, 사실 그 룰을 정할 때 대다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체 결정되는 게 사실이고 편의적이고 일방적인 조치가 없다고는 할수 없다. 두 발 달린 짐승이 어딘들 못 가겠냐 하겠지만 지킬 것은 지키고, 룰의 근본 정신에 훼손이 안되게(혹은 최소한) 한다면 일생에 한,두번 해보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것은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애써 찾지 말고 순리 대로 인연이 닿으면 그런 곳을 알게 될 것이고, 알게 되어 강한 끌림이 일어날 때 한번 찾아보고, 느껴 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 하는 생각에서 지리산의 숨은 절경,비경을 찾아본다.

 

 

 

▶ 묘향암.

 

묘향암을 가리켜, 하늘이 감춰 둔 암자, 하늘 아래 첫 암자, 반야성지에 자리한 한국불교 최고의 선방, 세속의 발길이 닿지 않은 길 없는 길에서 만나는 암자 등 여러 수식어가 따른다.

그도 그럴 것이 남한 에서 최고 높이의 해발고도에 자리한 암자(중산리 법계사 보다 50m 높다고 한다) 이고 가는 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길을 따라 가야 하는 것이다.

묘향암이란 말은 반야봉에서 묘시 방향에 있다  하여 묘향암으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길이 없을 수도 있고, 없는 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어떤 것에 중점을 두느냐에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나는 길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에 중점을 두고 들어간다.  

가는 길은 노루목 근처 반야봉 삼거리에서 시작된다. 반야봉 삼거리에서 삼도봉 방향으로 5m 정도 가다 좌측 으로 가면된다.



지리산 10대를 찾아서(2)_묘향대





1:25,000지형도 = 덕동


<개요>


지리산 10대중에 숨은 기도처가 많이 있지만 사람이 살고있는 곳은 우번대,문수대 그리고 묘향대가 있다. 우번대와 문수대는 주능선 부근이라 비교적 접근이 쉬운편이다.

묘향대는 반야봉 동쪽 급경사 지역에 자리하고 있어고 태고적 원시림에 가려 정면이 아니면 잘 보이지 않아 일반인은 범접하기 힘든곳에 있다. 날씨가 흐린날엔 뱀사골에서 피어오른 물안개가 폭포수골을 타고 올라 절 주변은 신비감 마져 든다.

 

개운조사로부터 70년대 도장스님까지 법통이 이어져오다가 2004년부터 <호림>스님이 그 계보를 잇고있다. 

2014년에 팥죽색깔 지붕이던 것을 황금색으로 덧칠을 했다. 지은지 4~50년된 인법당는 부엌가는 쪽이 침하가 진행되어 허물어지고 있지만 구경만 할뿐....

아마도 무거운 시멘트를 지고 오느니 다른 생필품이 더 급했을 것이다. 

빈 몸으로 올라가도 힘든 험한길에 필요한게 한두가지 겠는가?

지난 초파일에 이곳을 찾았을때 초가 필요하다고해서 큰초 10개를 지고 갔다. 10kg가 넘는 양초 무게에 노고단 고개마루를 넘기도 전에 땀으로 목욕을 했다.

다행히 대장님과 동행한 분들이 짐을 나눠서 무사히 반야봉을 올랐다.   


묘향대 가는길은 성삼재에서 삼도봉 못미쳐서(소금쟁이무덤) 반야봉 아래로 접근하는 위성지도에 표시된 ③번길(묘향대길)이 제일 편하지만 보통은 힘든 순례길을 따라 반야봉을 넘어 중봉 헬기장에서 접근하는 ①번길을 선호한다. 반야봉에서 보는 조망도 좋고 중봉에서 급경사로 이어진 묘향대로 가는 내리막길은 위험하지만 아름다운 길이다. 묘향대까지 갔다면 하산길은 박영발 비트가 있는<폭포수골>과 이끼폭포가 있는 <함박골>로 나뉜다. 초행인 분들은 멋진 이끼폭포가 있는 <함박골>을 선호하는 편이다.


 

<출임금지 푯말이 때론 출입 이정표가 된다>  

 

 

 

 

 

밤새 내린 이슬비와 운무로 가득한, 길에 대한 약간의 의구심이 드는 마음을 가지고  길을 따라 계속 들어간다. 수풀의 물기로 바지가 다 젖어버리고, 너무나 적막해 불안하기까지 한 길을 집중하면서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수평의 길을 따라 개울도 건너고, 작은 폭포도 지나 약 40여분 후 암벽 사이로 탈색되고 녹 슬어 있는 붉은 지붕의 아담한 묘향암 옆면을 볼수있다.

 

<가는 길에 형성된 작은 폭포>
 

 

 

<절벽 사면을 타고 들어선다>
 

 

 

<묘향암 샘터>
 

 

 

<들어 온 길 : 절벽 사이>
 

 

 

 

 

길손을 먼저 맞이하는 것은 절벽아래 놓인 샘터를 지나 묘향암 측면으로 들어간다. 체격 건장한 호림스님과 길상이라 부르는 하얀 개 한 마리가(2014년 지금은 없다) 뜰에서 놀라듯 나를 본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 본다. 이른 시간에 왔다는 이야기, 어제 밤 지리산에 별이 무척 반짝거렸는데 며칠동안 낮에 햇빛이 안 들어 빨래가 안 마른다는 이야기 등등...

 

<묘향암>
 

 

 

 

 

스님께 양해를 구하고 젖은 바지 그대로 신발 끈을 풀고 법당에 들어가 참배를 한다.  법당의 주불은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고, 전형적인 수행자의 토굴 분위기가 물씬 났다. 비교적 넓은  법당과 좌우로 한 칸식의 공간이 배치되었고, 묘향암 앞에는 뱀사골과 토끼봉이 펼쳐지고 코끼리 상을 얹은 참선 좌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법당 내부>

 

 


<하얀 개..길상이> 

 

 

 

<수행좌대>
 

 

 

 

 

기이한 것은 묘향암에 있을 때 계속 흐리던 날씨가 갑자기 햇살이 비추고 밝아 오는 것이였다. 스님도 빨래 마를 것을 좋아하는 듯 했다.아주 짧게 흰 구름과 산마루가 보이는 멋있는 풍광을 보여 주었다.  호림스님께 이끼폭포 길을 물어 보고 다시 합장 후 내려 온다.   

 

<세걸산>



 

 

 

<묘향암에서 이끼폭으로 하산하는 길의 이정표 :  작은 채마밭과 돌탑>

 

 

 

그 옛날 설악산 봉정암의 푸른 기와에서 받았던 청정한 계율과 수행처의 이미지를 다시 느끼게 하는 한국불교 최고의 수행도량으로 길 없는 길을 찾는 한 줄기 외등으로 영원히 남길 바라고, 호림스님의 성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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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다시 찾은 묘향암...(2013.6월)

이번에는 반야봉에서 내려 선다.  반야봉 오름길에서 표지석을 지나 직진을 하면 한 길로 된 길을 따라 가까이 있는 중봉을 거쳐 연안김씨 묘를 지난다. 고산지대에 묘지만 아주 잘 가꿔놓아 정갈한 묘소다.  여기서 거의 직진길이 반야성지 묘향암 가는 길이고 왼쪽길이 심원이나 심마니 능선으로 가는 길이다.

 

 

<두 그루 구상나무 사이로>

 

 

 

<묘향암을 안내하는 외등처럼 리본이 나풀거린다>

 

 

 

 

묘지에서 내림길을 잡고 조금 길게 느껴질 정도로 내려서면 묘향암 우측으로 내려서게 된다. 이끼폭포 가는 길과 만나 우측은 묘향암, 좌측은 이끼폭포 가는 길이 된다.

 

<호림스님과 묘향암....하늘이 감춰둔 암자 답다>

 

 

 

<수행좌대 코끼리 상이 금빛으로 바뀌었다>



 

 

 

<2014. 5월의 묘향암>








 

 

 

<암자 우측 방에서 하룻밤 숙박을 했다>

 

 

 

 

 

▶ 실비단 폭포(이끼폭포).

 

실비단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움이 묻어 나고 별칭의 이끼폭포에서는 폭포가 어떤 형태인지 어림 짐작을 할수 있을 거 같다. 이끼폭포는 뱀사골의 지류계곡에 있는 폭포여서 뱀사골에서 오를 수도 있고 묘향암의 우측,작은 텃밭으로 내려 가는 길에 돌탑이 이끼폭포 가는 이정표이다.

 

이 곳을 지나면 길이 거칠어 진다. 윤곽은 확실하지만 가파른 내림길, 너덜길이 많다. 특히나 비에 젖은 내리막 너덜길을 지나갈 때는 주의를 해야 하는 곳이 많다.  왼쪽 심마니능선을 두고 계곡으로 떨어지는 산길이다. 밧줄을 잡고 내려 오는 구간도 있고, 산사태로 깍인 사면을 지나는 구간도 있고 대체로 통제구역 이라 길이 거친 편이다.

 

그렇게 계곡 상류부에 내려서 지류를 건너고 이제부터는 계곡치기를 하면서 내려 가야 한다. 계곡수가 많을 때,돌이 비에 젖어 있을 때는 조심해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면서 청정한 폭포가 보이고, 계곡을 좌우로 몇번 갔다 왔다 한후 계곡의 좌측 길에서 내려오다가 지류에서 떨어지는 작은 물줄기와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보이면 그곳 으로 내려가면 이끼폭포가 나온다.   묘향암에서 1시간 정도 소요.

 

<계곡치기를 하면서 이런 이름없는 폭포도 지나고>

 

 

 

 

초록색 원시림을 방불케 하여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초록색 폭포가 펼쳐진다.

계곡의 지류 계곡으로 물이 어느 정도 있어야 제 모습을 보여 주고 여기서 계곡을 건너 우측으로 뱀사골로 내려 가게 된다.

 

<수량이 조금더 많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