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은 ‘개체’라고도 한다. 겨울에 먹는 것은 ‘납채’라고 하고, 봄에 먹는 것을 ‘춘채’라 한다. 4월에 먹는 것을 ‘하개’라 하는데 겨울에서 봄 사이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갓은 생으로도 먹고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한다. 몇 년 전 초봄에 여수 여행을 하면서 먹었던 갓전어젓갈쌈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여린 갓은 살짝 데쳐 파와 마늘, 참기름, 깨를 넣고 무쳐 먹어도 좋다. 이렇게 무쳐 먹으면 심한 기침으로 가슴이 답답한 것을 다스리며 가래를 삭이고 기침이 심하여 일어나는 구토 증세를 완화한다. 갓김치는 전라도 지역의 대표적 김치로 고춧가루와 젓갈을 많이 넣어 매콤하면서도 갓 특유의 쌉쌀한 맛이 식욕을 돋운다. 갓에는 붉은빛이 도는 적갓과 푸른갓 등 두 가지가 있는데 붉은 갓으로도 양념 김치를 담그지만 김치용 갓은 줄기가 통통한 여수 돌산 갓이 좋다.
대부분 양념 갓김치가 알려져 있지만 무를 살짝 섞은 물김치도 별미다. 갓 물김치는 좀 더 빨리 익어 겨울 간식인 고구마와 잘 어울린다. 백김치나 동치미에는 색이 우러나지 않는 푸른 갓을 넣으면 풍미도 좋고 쉽게 익지 않아 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갓김치는 한 달 이상 두었다가 잘 익었을 때 꺼내 먹도록 한다. 돼지고기와 갓김치, 고추장아찌를 함께 먹으면 절묘한 그 맛이 기가 막힌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갓은 사람의 몸에 아홉 구멍을 통하게 한다 하여 신장의 나쁜 독을 없애주고 눈과 귀를 밝게 하며 대소변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의 본초강목에서도 “폐를 통하게 하며 가래를 삭이고 가슴을 이롭게 하여 위장의 기능을 돕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갓은 그만큼 열이 많기 때문에 치질, 창양, 빈혈이 있는 사람은 갓을 삼가는 것이 좋다. 갓은 깨끗이 다듬어 신문지에 싸서 팩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열량과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 기간에 적당량 섭취하면 좋다. 굴은 갓의 향과 어울려 감칠맛을 준다.
♣갓물김치
▷재료: 돌산 갓 4kg, 자색무 2개, 생수 3ℓ, 찹쌀풀 2컵, 새우젓 2큰술, 소금 적당량, 배즙 3컵, 양파즙 1컵, 청양고추 3개, 홍고추15개, 고운 고춧가루 1/2컵, 다진 마늘(또는 마늘즙)
①갓은 물 5컵을 넣어 간수 뺀 천일염을 고루 뿌려 절인다. ②다 절여지면 세 번 정도 씻어 소쿠리에 건진 후 먹기 좋게 5㎝ 크기로 자른다. ③청양고추와 홍고추, 새우젓은 갈아서 준비한다. ④생수에 찹쌀풀 끓여 식힌 것을 섞고, 양념재료를 모두 넣어 소금으로 심심하게 간을 맞춘다. ⑤자색무를 먹기 좋게 썰어 넣고 절인 갓을 넣어 물김치를 완성하고 통에 담아 서늘한 곳에서 하루 두었다가 냉장고에 보관한다.
♣갓김치
▷재료: 돌산 갓 4㎏ ▷육수: 물 1ℓ, 다시마 2장, 양파 1개, 건새우 2줌, 국물용 멸치 2줌, 대파 2대 (육수는 끓여 식혀서 사용한다) ▷양념: 고춧가루 8컵, 찹쌀풀 2컵, 양파즙 1컵, 배즙 2컵, 검은깨 3T, 생젓 1컵, 맑은 멸치액젓 2컵, 다진 마늘 1/2컵, 생강가루 2큰술. 통깨
①오동통한 갓의 겉잎은 떼어 내고 다듬는다. ②큰 그릇에 물 3컵을 붓고 소금 1컵 녹인 후 갓을 고루 적시고 켜켜이 소금을 뿌려 4~5시간 절인 후 3번 헹궈 소쿠리에 건진다. ③큰 냄비에 물과 다시마, 양파, 대파, 멸치, 건새우를 넣고 끓여 양념용 육수를 만든다.(북어대가리 한 개 더 넣어도 좋다) ④멸치젓국에 고춧가루를 불린 후 끓인 찹쌀풀과 마늘 등 양념재료를 넣어 양념을 만든다. ⑤고루 버무려서 하루나 이틀 시원한 곳에 두었다가 김치냉장고에 넣어 충분히 익혀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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