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약초(ㅎ)

향유

초암 정만순 2014. 9. 19. 11:59

향유

 

 

향유(香)는 강한 향기가 있는 방향(성芳香性) 식물로 꿀풀과에 속하는 일년생풀이다. 전국 각지의 들녘과 길가에서 비교적 흔하게 자란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의 온대에서 유럽에 걸쳐 분포해 있다. 다 크면 높이가 30∼60센티미터 정도 된다. 원줄기가 사각형이고, 곧게 자라며, 아기들의 솜털 같은 털이 돋아 있다. 잎은 마주 달리고, 들깻잎 모양이지만 긴 타원형으로 양쪽 끝이 좁다. 잎의 양면에 털이 있고,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가 길다. 8∼9월에 연한 자줏빛의 꽃이 줄기 끝에 한쪽으로 치우쳐서 이삭 모양으로 달린다. 꽃받침과 화관에 털이 있다. 10월에 열매가 맺히는데, 물에 젖으면 점성이 생긴다. 봄철에 난 어린순은 나물로 무쳐먹는다. 예전에 채소로 즐겨 먹었기 때문에 향기로운 야채란 뜻으로 향채(香菜)라고 불렀다. 『동의보감』에는 향여(香茹)라고 하는데,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야기, 산소자, 야소마, 수고화, 노아기, 쥐깨풀, 쇄기라, 배향초, 향계, 향이(香茸), 향초(香草), 밀봉초(蜜蜂草)고도 한다.
향유는 약재로 많이 이용된다. 여름과 가을에 열매가 성숙할 때 어느 부분이든 채취하여 그늘에 잘 말려 두
었다가 약으로 이용한다. 향기가 짙은 것이 좋은 품질이고, 오래 묵힐수록 약효가 좋다. 잎이 가는 것이 향
기가 더 진하다. 맛이 혀가 약간 아릴 정도로 맵고, 성질이 따뜻하며, 독이 없다. 약성이 폐경(肺經)과 위경
(胃經)에 작용한다.
향유는 해표제(解表劑)로서 발한(發汗)과 해열(解熱)에 약리적 효능을 발휘한다. 특히 더위를 먹고 쓰러진
병을 다스리는 데 향유 끓인 물을 으뜸으로 친다. 또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한랭한 환경에 오래 노출되었
거나, 냉한 음식을 먹고 일어난 여름철 감기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여름철에 지나치게 몸을 서늘하
게 했거나, 찬 것을 많이 먹어서 생긴 토사곽란·오한·두통·변조(便燥)·구갈(口渴)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마황이 겨울의 해표약이라면, 향유는 여름의 해표약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향유의 정유 성분은 신장의 사구체에 작용하여 여과압을 높임으로써 이뇨작용을 한다. 따라서 신장염
이나 각기로 몸이 붓는 데 쓸 수 있다. 그러나 이뇨작용이 강하지는 않다.
이밖에 향유는 방향성이 강하기 때문에 입 냄새가 나는 사람은 향유를 달여 그 물로 양치질을 하면 구취 해
소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민간에서는 목욕제나 식품의 향료로도 쓰기도 한다. 또 향유를 끓어 증기를 흡
입하면, 두통·신경과민·불안감·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향유는 성질이 따뜻하므로 차로 끓여서 복용할 때는 반드시 식혀서 차게 한 상태로 마셔야 한다. 그렇지 않
고 뜨거운 상태로 마시면 구토 증상이 생긴다. 그리고 향유를 더위 먹은 병에 쓰긴 하지만 지나치게 과로했
거나 무더위에 지쳐서 열이 날 때,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구토와 설사로 원기가 탈진되었을 때, 갈증이 아
주 심한 경우에는 쓸 수 없다. 그리고 발한과 해열 등 해표제로 쓸 때는 끓이는 시간을 짧게 해야 하고, 부
종 등 이뇨제로 쓸 때는 오랜 시간 끓여 농축해야 효과가 크다. 배추, 해초류, 복숭아, 자두, 청어, 참새고기
와는 복용을 피한다.
◈ 고방과 경험방
▷열이 없는 여름철 감기 : 향유 8~12그램에 물 300cc를 붓고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여 차처
럼 수시로 마신다. 혹은 향유 5그램, 후박 6그램, 백편두 18그램에 물 500~700cc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여 여러 차례 나누어 하루 동안 마신다. 특히 찬 곳에 오랫동안 노출되었거나, 냉랭한
음식을 먹고 일어난 위장형 여름 감기에 좋다. 백편두는 볶아서 사용한다.
▷여름철 소화 장애와 토사곽란가 있을 때 : 향유 80그램, 감초 20그램, 백편두·후박·백복신 각 40그램
을 곱게 분말한다. 이것을 한 번에 4~8그램씩 천일염을 풀어 끓인 물로 복용한다. 감초와 백편두는 볶
아서 사용하고, 후박은 껍질을 벗겨서 생강즙으로 볶아서 사용한다.
▷토사곽란으로 사지가 아프고, 식은땀이 나면서 목이 마를 때 : 향유 80그램과 오미자 40그램을 곱게
분말하여 매회 9그램씩 달여서 1일 3회 복용한다.
▷부종 : 향유 600그램과 백출 280그램을 준비하여 먼저 향유를 진하게 달인다. 그러고 나서 건더기를
건져 버리고, 여기에 백출 분말을 잘 썩어 반죽한다. 이것을 0.3그램의 환을 만들어 한 번에 10환씩 매
일 4~5회 복용한다.
▷일체 더위 먹은 병과 이로 인한 토사곽란 : 향유 12그램, 후박·백편두 각 6그램, 신곡·빈랑·지실·소엽·
오수유·모과 각 4그램을 달여서 하루 3번 나누어 마신다.
▷구토 : 향유·황금·행인 각 4그램을 하루 3번 달여서 마신다.
▷곽란을 앓고 난 뒤 명치 밑이 그득하고 답답한 증상 : 생강 120그램, 향유 15그램, 모과 1개를 짓찧어
생즙을 공복에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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