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약초(ㅎ)

황백

초암 정만순 2014. 9. 19. 11:53

 

황백

 

황백(黃柏)은 산초과에 속하는 낙엽송 교목인 황벽나무의 껍질을 말린 것으로 황벽(黃蘗)이라고도 한다. 관황백(關黃柏)은 두께 2~4밀리미터, 길이 20~40센티미터로 특이한 냄새가 난다. 점액성으로 침을 황색으로 물들인다. 천황백(川黃柏)은 두께 3~6밀리미터로 길이가 불규칙하다. 꺾으면 섬유성으로 열편성(裂片狀)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황백나무는 절편으로 절단하기 전에는 연한 황색을 띠고 있으나, 건조를 시키면 노란빛이 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남과 충남을 제외한 각지에 자생한다. 특히 경기도 가평·양평·이천·포천, 강원도 평강·홍천·화천 등에서 수확한 것을 상품(上品)으로 친다.
황백은 식용(食用)보다는 약용(藥用)한다. 3~6월에 채취하여 겉껍질을 제거하고 말려서 쓴다. 맛이 쓰고
성질이 차다. 약성(藥性)이 신경(腎經), 방광경(膀胱經), 대장경(大腸經)에 작용한다. 주로 신화(腎火)를 사
(瀉)하여 하초(下焦)의 습열(濕熱)을 제거하는 데 특효가 있다. 따라서 하초의 습열로 인한 이질 설사, 혈
변, 임탁(淋濁), 대하(帶下), 생리통, 다리 부종 등을 치료하는 요약(要藥)이 된다. 그대로 쓰면 화(火)를 내
리는 작용이 크고, 소금물에 담갔다가 볶아서 쓰면 신경(腎經)에 들어가 사화(瀉火)시키는 효능이 증가한
다. 다만 황백이 허열(虛熱)을 내리고 골증(骨蒸)을 치료하는 것은 화(火)를 제거함으로써 음(陰)을 손상시
키지 않는다는 것이지 자음(滋陰) 작용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성질이 고한(苦寒)하여 위장과 음을 손상시
키기 쉬우므로 비위허약(脾胃虛弱), 신허설사(腎虛泄瀉), 옹저종통발열(癰疽腫痛發熱), 산후혈허발열(産後
血虛發熱), 음허소변불리(陰虛小便不利), 혈허(血虛)로 인해 손발이 떨리고 잠을 못 이루는 경우에는 복용
을 삼가야 한다. 옻나무의 즙을 말린 건칠(乾漆)을 싫어하고, 유황(硫黃)과 쇠(鐵) 성분을 꺼리므로 같이 배
합해서 쓰지 않는 게 좋다.
황백과 비슷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황금과 황련이 있는데, 모두 고한(苦寒)한 사화조습(瀉火燥濕)의 효능이
있다. 하지만 쓰임은 서로 다르다. 황금은 폐화(肺火)를 사(瀉)하고 안태(安胎)하는 효능이 있어 폐열로 인
한 해수와 태열(胎熱)로 인한 유산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 황련은 심화(心火)와 위화(胃火)를 사(瀉)하는
효능이 있어 가슴이 답답하면서 잠이 오지 않는 증상과 위열(胃熱)로 인한 구역질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황금은 상초(上焦), 황련은 중초(中焦), 황백은 하초의 습열을 제거하는 데 장점이 있다.
황백을 이용한 대표적인 전통의학 처방으로는 ‘황백탕(黃柏湯)’이 있다. 이 처방은 여름철에 어린 아이가
상한(傷寒)으로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열이 나면서 피곱이 섞인 변이 나오는 데 쓴다. 처방 내용은
황백·황련·백두옹·승마·당귀·모려분·석류피·황금·상기생·감초 각 0.8그램, 서각·애엽 각 0.4그램이다. 이
약재들을 알맞은 크기로 썰어 한 첩으로 하여 맑은 물을 붓고 달여서 복용한다. 단, 백일 된 아이부터 200
일 된 아이까지는 70cc를 복용한다.
지모를 활용한 대표적 전통의학 처방으로는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이 있다. 이 처방은 신음부족(腎陰不
足)으로 화(火)가 성하여 오후에 미열이 나면서 잘 때 식은땀이 나고, 기침을 하는 데 쓴다. 또한 가래에 피
가 섞여 나오고, 입맛이 없으며, 몸이 점차 여위는 데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서양의학의 개념으로 본다면
만성기관지염, 폐결핵, 신장결핵 등에 해당한다. 처방 내용은 백작약 5.2그램, 당귀 4.8그램, 숙지황·맥문
동·백출 각 4그램, 생지황 3.2그램, 진피 2.8그램, 지모(꿀물에 축여 볶은 것)·황백(꿀물에 축여 볶은 것)·구
감초 각 2그램, 대추 2알, 생강 3쪽이다. 이 약들을 한 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복용한다.
황백의 또 다른 처방으로는 ‘서각대청탕(犀角大靑湯)’이 있다. 이 처방은 어린 아기가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갑자기 열이 나거나, 목이 붓고 양독(陽毒)으로 반점이 생겼을 때 널리 사용된다. 처방 내용은 서각·대청·현
삼·감초·황련·황금·황백·산치자 각 6그램이다. 입이 타는 듯이 마를 경우에는 석고(石膏)를 가하고, 허증
(虛證)이 심할 경우에는 인삼을 가한다.
◈ 고방과 경험방 ◈
1. 만성 화농성 중이염이 있을 때 :황백 9그램, 창이자 10그램, 녹차 3그램을 달여 하루 두 번 나누어 마신다.
2. 염증성 관절과 덩어리지는 생리통이 있을 때 : 물 2리터 정도에 황백 40그램, 홍화 40그램 정도를 달여서 복용한다.
3. 열과 충혈에 의한 정신불안과 출혈이 있을 때 : 황련, 황금, 황백, 치자를 각 4.5그램을 달여서 마신다. 이것을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이라 한다.
4. 간농양이나 담관 장애가 있을 때 :시호 7.5그램, 치자 5.5그램, 황금·인삼·천궁·청피 각 3.5그램, 연교·길경 각 3그램, 감초 3그램을 물로 달여 복용한다.
5. 양쪽 귀에 급만성 중이염이 있을 때 :형개·연교·방풍·당귀·천궁·백작약·시호·지각·황금·치자·백지·길경 각 3그램, 감초 2그램을 달여 식후 30분에 복용한다.
6. 구내염 : 황백을 진하게 달여 식힌 후 입에 머금어 헹구어 내거나, 분말을 직접 입안의 점막이나 혀에 바른다. 통증이 완화되고, 입안도 살균된다. 죽염과 섞어서 쓰면 더욱 좋고, 삼켜도 해가 없다.
7. 위염 : 황백의 내피 10~15그램을 500~600cc의 물로 절반이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 3번 나누어 식후 30분에 복용한다.
8. 설사 : 황백 분말을 1일 20그램씩 3차례로 나누어 복용한다.
9. 화상·타박상 : 황백에 밀가루, 천연 식초, 계란흰자를 섞어 반죽해서 바르면 효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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