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
40~50대 이상이면 어렸을 적 발목을 삐었을 때 치자를 밀가루에 반죽하여 발목에 붙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치자를 붙이고 하룻밤 자고 나면 어혈이 파랗게 빠져나오고, 관절의 붓기가 빠져 발목
을 삔 고통이 손쉽게 해결되었다. 이런 이유로 예전에 각 가정에서는 치자를 비상약으로 비치해 두곤 하였
다.
이렇게 치자를 붙이면 발목 삔 고통이 손쉽게 해결되었던 것은 치자가 열독(熱毒)을 풀어주는 강한 효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혈열(血熱)과 어혈을 해소하는 강한 효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런 치자의 효능을 고려해 볼 때 치자를 오늘날 창궐하는 대사 장애성 질병 치료에 활용한다면, 간에 쌓인
열도 풀고 체내에 축적된 독소도 해독하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본다.
즉 오늘날 우리의 식생활을 보면 화학적으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또 화학 농약과 화학 항생제 등에 오염된 식품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여기에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정신적으로 압박감이 심한 실정이다. 그 결과 간에 열이 뭉치고 체내에 화학 독소가 쌓여 많은 사람들이 암, 고혈압, 당뇨병, 정신병 등 각종 대사 장애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열과 독소를 풀어주는 데 효능이 큰 치자를 활용하면, 오늘날 만연한 각종 대사 장애 질환 치료에 큰 효과를 발휘하리라 본
다.
▲치자
치자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치자나무의 열매를 말린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부 이남과 중국 · 만주 · 대만 ·
일본 등 더운 지방의 깊은 산중에 자생한다. 9월에 길이 3.5센티미터의 황홍색(黃紅色) 열매를 맺는데, 열
매에 7개의 각이 진 것이 약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서리가 내린 후에 채취한 것이 약성이 뛰어
나다고 한다.
치자에 대한 『동의학사전』의 설명을 보면, “간열(肝熱)을 내리고, 가슴이 답답한 것을 해소하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또한 피나는 것을 멎게 하고, 부은 것을 내리며, 독을 푼다. 약리실험에서 당뇨병, 고혈압,
불면증, 황달, 소변장애, 안구 충혈, 결막염, 토혈(吐血), 자궁출혈, 혈뇨, 타박상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였다.
또 『본초강목』의 설명을 보면, “치자는 열을 내려 토혈, 코피, 혈리(血痢), 하혈(下血)을 멈추게 한다. 또
혈열(血熱), 혈궐(血厥) 두통, 산기(疝氣), 탕화상(湯火傷) 등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민간에서 치자를 활용한 예를 보면, 앞서 언급한 관절 타박상 외에 버섯의 해독제로 사용했다. 버섯독에 중
독되었을 때 치자를 진하게 달여 마시면 특효약이라 한다. 또. 음식의 색소와 옷감의 천연 염료로도 많이
활용하였다.
<고방과 경험방>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불면 : 치자와 합환화, 산조인을 같은 양으로 넣고 살짝 볶아서 차를 만들어 마
신다. 이내 머리가 맑아지고 잠이 잘 온다.
▶코피 나는 데 : 치자를 태워 재를 콧구멍에 불어 넣으면 반드시 낫는다.
▶소변 불통 : 치자 14개와 통마늘 1개에 소금을 조금 넣고 짓찧어 배꼽과 남자의 음낭(陰囊)에 붙이면 시
원하게 통한다.
▶피가 나오는 설사 : 치자를 태워 물로 4그램씩 먹는다.
▶급성 임질 : 치자를 분말한 다음 활석과 같은 양으로 섞어 4그램씩 총백탕(蔥白湯)으로 복용한다.
▶술독으로 하혈하는 데 : 묵은 치자를 볶아 가루로 만들어 4그램씩 물로 먹는다.
▶냉열 복통으로 음식을 먹지 못할 때 : 치자와 천오두를 같은 양으로 넣고 분말한 다음 술이나 물로 오동
씨알 크기의 환을 만들어 15개씩 생강탕으로 먹는다.
▶밥을 먹으면 즉시 토할 때 : 치자 20개를 약간 볶아 껍질을 벗겨 버리고 물로 달여 마신다.
▶두통으로 참기 어려울 때 : 치자가루를 꿀에 개어 혓바닥에 붙이면 즉시 토하고 그친다.
▶개에 물렸을 때 : 치자 껍질을 태워 분말하여 석웅황 가루와 같은 양으로 섞은 다음 물에 개어 환부에 붙
인다.
▶끓는 물에 데었을 때 : 치자가루를 달걀 흰자위에 개어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