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약초(ㅅ)

초암 정만순 2014. 9. 7. 11:50

 

 

세계 어느 곳을 가 봐도 우리나라처럼 쑥이 많은 나라는 없다. 산과 들 어디를 가도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게
쑥이요, 밭에 밟히는 게 쑥이다. 이렇게 쑥이 많다 보니 생활 속에서 쑥을 활용하는 것 또한 다양하다. 쑥을
이용해 떡이나 국 등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질병 치료의 약재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쑥은 국화과의 다년생 식물로 애엽(艾葉), 황초(黃草), 구초(灸草)라고도 한다. 전통의학에서 여러 질병 치
료에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커 부인과질환에 치료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뜸이라 하면 쑥뜸을 떠올릴 만큼 대표적인 뜸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쑥은 피를 정화시키고, 부족한 피를 보충해 주며, 혈액순환을 순조롭게 하고, 몸속의 냉기를 몰아내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효능이 크다. 따라서 부인들의 냉대하증은 물론,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간질
환, 빈혈, 천식, 두통, 신경통, 류머티즘, 생리불순, 대사성 질환에 활용하면 좋은 효과가 있다.
또 쑥은 방사선에 오염된 일본의 원폭지역에서 가장 먼저 생명의 싹을 틔울 만큼 해독력과 생명력이 강하
다. 따라서 방사선독은 물론, 위염, 위궤양, 알레르기질환에 활용하면 좋은 효과가 있다. 특히 쑥에 함유된
성분인 유파틸린(eupatilin)은 암을 유발하는 독소를 해독하는 작용이 아주 강하여 백혈병, 위암, 유방암 등
에 치료 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져 있다. 또한 화학 농약이나 각종 화학약을 분해해서 체외로 내보내는 작용
이 강하여 음독자살했을 경우 즉시 쑥 생즙을 내어 한 주전자 정도 먹이면 기사회생하게 된다.
쑥에 대한 『동의학사전』의 설명을 보면, “맛은 쓰고, 성질은 따뜻하다. 경맥(經脈)을 잘 통하게 하고, 풍
한(風寒)을 없애며, 비위를 덥혀 준다. 또 아픔을 멎게 하고, 출혈을 멈추게 하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비위
가 허한(虛寒)하여 아픈 데, 한성(寒性) 이질, 각종 출혈, 냉대하, 월경불순, 유산, 불임증 등에 사용한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쑥 중에서 약효가 가장 뛰어난 쑥은 강화도에 자생하는 사자발쑥이다. 사자발쑥은 잎
이 사자발처럼 생긴 쑥이다. 생육 초기에는 줄기가 다소 굵고, 보랏빛이 도는 흰색을 띤다. 잎은 결각(缺刻)
이 비교적 단조롭고 각이 지면서 하늘 쪽으로 약간 오므라진다. 마른 쑥 잎을 손바닥에 비빈 후 그 향을 맡
아 보면 박하향이 품어 나온다.
참고로 강화에서 자생하는 또 다른 토종 약쑥인 싸주아리쑥은 줄기가 가늘면서 흰색을 띤다. 잎은 결각이
다소 많으나 부드러우면서도 평편하고 둥근 모양이다. 색깔은 밝은 녹색을 띠는데, 지역별로 형태가 다르
다.
약쑥의 효능은 사람에 따라 녹용보다도 더 큰 경우가 있다. 녹용이 지닌 생혈작용과 보혈작용뿐만 아니라
청혈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 중 쑥뜸이나 약재로 쓰이는 것은 약쑥으로 바닷바람을 맞히며 음건(陰乾)한
강화 약쑥을 으뜸으로 친다.
얼마 전 강화도에 가서 한 마을에서 80세가 넘어 보이는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는데, 건강 비결이 무엇이냐
고 묻자 무조건 강화쑥으로 국을 끓여 먹고 떡을 해 먹는다고 하였다. 심지어 쑥을 삶은 물로 샤워를 한다
고 하였다. 노인의 얼굴이 맑고, 화색을 띠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고방과 경험방>
종기가 터져서 고름이 흐를 때 : 쑥을 달여서 환부를 씻는다.
냉대하증 : 쑥을 솥에 가득 넣은 다음 그 속에 달걀을 넣고 삶아 먹는다.
어린아이가 배꼽이 헐었을 때 : 쑥을 불에 태워 그 재를 배꼽 위에 바르고 붕대를 감아 둔다.
인후에 종기가 났을 때 : 생쑥을 짓찧어 자연 발효식초에 개어서 목에 붙인다.
산후에 사지가 마비되었을 때 : 쑥과 뽕잎을 온돌에 편 다음 그 위에 누워 땀을 흡신 내면 낫는다.
벌레에 물렸을 때 : 쑥을 생즙 내어 환부에 바르면 가려움이 즉시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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