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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숭총림 수덕사

초암 정만순 2014. 7. 31. 19:42

덕숭총림 수덕사

덕숭총림을 이끈 스님들

 

근대 선불교 요람’ 명성

   
 


‘한국 근대 선불교의 요람’인 덕숭총림 수덕사는 근현대에도 여러 선지식을 배출했다. 가장 대표적인 스님이 바로 경허, 만공스님이다.

경허스님은 조선 말기 쇠진해진 선풍을 투철한 정진력과 깨달음으로 진작시킨 근대 한국불교의 중흥조로 추앙받고 있다. 경허스님은 무애자재로운 생활 속에서도 전등(傳燈)의 법맥을 잇고 선불교를 진작시킨 혁명가이자 대승(大乘)의 실천자였다. 전국 각 사찰을 순력하며 선원을 잇따라 개원해 눈푸른 납자들의 안목을 열어 줬다.

경허스님의 수제자로는 흔히 ‘삼월(三月)’로 불리는 혜월(慧月), 수월(水月), 만공 월면(滿空月面)스님이 있다. 경허스님은 “만공은 복이 많아 대중을 많이 거느릴 테고, 정진력은 수월을 능가할 자가 없고, 지혜는 혜월을 당할 자가 없다”며 제자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만공스님은 스승인 경허스님의 선지를 계승해 선풍을 진작시켜 나갔다. 만공스님은 덕숭산에 금선대를 짓고 수년 동안 정진하면서 전국에서 모여든 납자들을 제접하며 수덕사와 정혜사, 견성암을 중창하고 많은 사부대중을 거느리며 선풍을 드날렸다. 또한 일제강점기 때 선학원을 설립하고 선승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선우공제회운동을 펼쳤다. 특히 만공스님은 조선총독부가 개최한 31본산 주지회의에서 미나미 조선총독이 “데라우치 전 총독이 조선불교에 끼친 공이 크다”고 말하자 “데라우치는 조선 승려로 하여금 일본승려를 본받아 파계하도록 하였으니 큰 죄인이다.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라고 한 뒤 정교분리론을 주장했다는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덕숭총림 초대 방장 혜암스님은 1929년 만공스님으로부터 전법을 받은 뒤에도 무섭도록 철저한 오후(悟後) 보림(補林)을 펼치는 등 정진을 늦추지 않은 선지식이다. 스님은 1956년 세수 72세 때 수덕사 조실로 추대돼 덕숭산에 주석하며 30년동안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 전통선의 진수를 전하기 위해 1984년 10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국 서부 능인선원 봉불식에 참석해 한국불교를 미국에 전파하는데 앞장섰다.

제2대 방장 벽초스님은 중창불사를 통해 수덕사를 오늘날의 대가람으로 일신시켰다. 잠시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선농일여(禪農一如)사상은 세간의 큰 귀감이 됐다. 또한 제자들에게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모든 것이 공부라고 강조한 스님은 1배 이상의 절을 사양하면서 말로 가르치기 보다는 행(行)으로써 제자들을 가르쳐 ‘보현보살의 화신’이라 칭송받았다.

제3대 방장 원담스님은 사부대중을 대할 때 언제나 자애로운 미소로 천진함을 잃지 않았다고 해 ‘덕숭산 천진불’로 널리 알려져 있는 선지식이다. 원담스님은 경허스님과 만공스님의 선풍을 계승해 현대의 선농일여(禪農一如) 가풍을 새롭게 진작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본 산케이신문 주최 국제 서예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서예가로서도 명망이 높았다.

제4대 방장 설정스님은 제11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에서 물러난 뒤 문경 봉암사와 정혜사 능인선원 등지에서 한철도 빠짐없이 방부를 들여 정진하는 등 이(理)와 사(事)를 두루 겸비했다. 출가한 뒤 사찰 운영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독학으로 서울대 원예학과를 다닌 수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2009년 8월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으로 추대됐으며 2011년 11월 대종사 법계를 품수한 뒤 현재까지 운수납자들의 지남이 되고 있다.

 

경허 만공 수월 혜월선사 등

많은 선지식 배출한 선불장

백제권 유일의 현존 사찰로

‘서산마애불’ 등 성보 보존 

 

   
덕숭총림 스님들은 해마다 음력 3월7일 만공스님 탄신다례를 맞아 만공탑을 찾아 선풍을 진작하고 세계일화를 주창한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덕숭총림 수덕사는 조선 500년의 숭유억불정책과 일제강점기의 왜색불교로 인해 침체됐던 선불교(禪佛敎)의 수행가풍을 진작시킨 선지종찰(禪之宗刹이다. 근대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로 추앙받고 있는 경허스님과 만공스님, 수월스님, 혜월스님, 한암스님 등 근대 한국불교를 대표할 만한 걸출한 선지식들이 수덕사를 거쳐 갔다. 또한 현대에는 혜암스님과 벽초스님, 원담스님, 설정스님 등이 방장 소임을 맡아 후학을 제접하며 수덕사의 수행가풍을 면면이 계승해 나가고 있다.

창건설화로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수덕사는 정확한 창건연대는 알 수 없지만 학계에서는 백제 위덕왕(554~597년) 재위 시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사서인 <북사>와 <주서> 등에 등장하는 12개의 백제 사찰 가운데 수덕사만이 백제권 유일의 사찰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 전인 16세기 전반에 편찬된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 권19 ‘덕산현 불우조’에 “덕숭산 내에는 취적루와 불운루 2개의 누각이 있다”는 기록으로 보아 수덕사는 대웅전 이외에 2개의 누각이 있을 만큼 대가람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대부분의 가람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대웅전은 다행히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 1911년 조선총독부의 사찰령 반포로 인해 수덕사는 마곡사 말사로 편입됐다가 1962년 통합종단 출범 후 조계종 제7교구본사로 승격했다. 이어 1984년 11월에는 근대 선풍을 진작한 선지종찰임을 인정받아 덕숭총림으로 승격됐으며 초대 방장에는 혜암스님이 추대됐다. 1996년에는 수덕사 승가대학을 개원해 학인 스님들이 청강과 강론에 진력하고 있으며 현재 22명의 학인 스님들이 수학 중이다. 수덕사는 현재 예산과 서산, 홍성, 태안, 당진 등지를 중심으로 총 78개의 말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700여 명의 재적 스님들이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수행과 포교를 위해 진력하고 있다. 

   
 


수덕사는 선지종찰인 만큼 무엇보다 수행 정진을 강조하고 있다. 덕숭총림 수덕사 조인선원을 비롯해 정혜사 능인선원, 견성암 제일선원, 향천사 천불선원, 개심사 보현선원, 보덕사 가야선원, 천장사 염궁선원, 법륜사 제일선원, 부여 매화무문관 등 여느 교구본사보다 많은 9곳의 선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견성암 제일선원은 최초의 비구니 선방으로 100여 명의 비구니 수좌들이 수도 정진하고 있다. 안거 때마다 200여 명의 눈푸른 운수납자가 정진하고 있는 수덕사는 수좌라면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동방제일선원(東方第一禪院)으로 손꼽히고 있다.

수덕사가 백제권 유일의 현존 사찰이다보니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뛰어난 성보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성보가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국보 제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다. 6세기말에서 7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뛰어난 불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인 국보 제49호 수덕사 대웅전도 수덕사의 자랑이다. 대웅전은 백제 계통의 목조건축 양식을 이은 고려시대 건물로 특히 건물 옆면의 장식적인 요소가 매우 아름다운 게 특징이다. 또한 건립연대가 분명하고 형태미가 뛰어나 한국 목조건축사에서 매우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수덕사 관내에는 국보 3점, 보물 25점을 비롯해 다양한 성보문화재를 간직하고 있으며 내포 가야산 일대에는 100여 곳의 사지와 불교유적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통알과 덕숭산 정화 펼쳐

사리 수습과 선거제 없어

 덕숭총림의 청백가풍

   
설날을 맞아 정혜사에서 수덕사까지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내려온 뒤 통알을 하며 대중화합을 도모하는 스님들.원융산림과 선농일여 실천도량


 

 덕숭총림 수덕사는 독특한 청백가풍과 전통을 잇고 있는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수덕사는 중생의 고(苦)의 원천인 상(相)을 경계하고 무상의 도를 지향하고 있다. 열반에 이르기 위해서는 유형과 무형의 상을 떠나야만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 면면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수덕사 스님이 입적하면 연화대에서 다비를 한 뒤 사리는 수습을 하지 않는 전통도 이같은 이유에서 연유됐다. 사리를 수습하지 않는 만큼 수덕사에서 사리를 봉안해 놓은 부도를 찾기가 힘들다.

원융산림도 수덕사가 총림으로서의 사격을 이어가는 가풍 가운데 하나다. 청정승가의 표본인 원융산림을 실현함으로써 대중 갈등을 해소하고 승속을 뛰어넘어 화합할 수 있다. 주지는 물론 중앙종회의원 선출도 선거없이 대중의 뜻을 모아 원융무애하게 결정하고 있다. 선거제도가 민주적 절차임에도 비승가적인 각종 병폐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상을 경계하는 수덕사의 가풍이 반영된 것이다.

대중화합을 위해 수덕사만의 통알(通謁)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해마다 설날이면 덕숭산에서 정진 중인 대중 스님들이 정혜사에 모여 수덕사 대웅전까지 1시간 여 동안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내려와 통알을 한 뒤 윷놀이를 하며 대중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안거 때마다 해제에 앞서 수좌들이 덕숭산 일대를 청소하는 환경정화운동도 수덕사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수덕사는 선농일여(禪農一如)의 정신을 계승하며 일(노동)에 대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행하고 있다. 벽초스님과 원담스님 등 역대 방장 스님들이 앞장서 논밭을 개간하는 등 선농일여의 가르침을 몸소 전했으며 지금도 채소 등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공양물은 최대한 자체 생산해 소비하고 있다. 이같은 노동을 통해 수행자로서의 진정성과 노동의 신성함을 이어갈 수 있으며 삼보정재와 불자들의 시주도 아낄 수 있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은 “덕숭총림 가풍은 철저한 청정승가, 무상의 가치를 지향한다는 점에 있다”면서 “청백가풍으로 수행정진은 물론 대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정진 또 정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지종찰답게 불자들에게도 참선 정진을 강조하고 있는 수덕사는 철야참선정진과 템플스테이 등을 통해 참선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수행가풍 기반으로 하화중생 길 걷는다

 

내포신도시 포교 박차

욕구 맞춘 템플 ‘대박’

 

일요법회 불교대학 활기

신도 젊어지고 수 늘어

 수덕사의 현재와 미래

 

수덕사는 무엇보다 선(禪)의 종가(宗家)로서 선풍 진작에 앞장서고 있다. 정혜사 능인선원과 견성암 제일선원 등 관내 9곳의 선원에서 200여 명의 운수납자들이 선지종찰 수덕사의 선풍을 면면이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또한 도제 양성을 위해 수덕사 승가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마다 만공스님 탄신일(음력 3월7일)과 열반일(음력 10월20일)에 맞춰 사찰 승가대학과 동국대, 중앙승가대 등지에서 수학중인 40~50여 명의 학인 스님들에게 만공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같은 상구보리를 바탕으로 수덕사는 하화중생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덕사는 초하루와 보름법회와 함께 2년전부터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마다 황하루에서 일요법회를 봉행하고, 불교대학과 입문반, 경전반 등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다 체계적이면서도 쉽게 전파하고 있다. 선지종찰답게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마다 철야참선 용맹정진을 이어가며 수행에 목마른 불자들의 수행을 지도해주고 있다. 또한 매달 전국 사찰을 순례하는 ‘선순례’를 펼치면서 사찰 인근 둘레길이나 명상길 등을 걸으며 불자들에게 신심은 물론 몸과 마음의 건강, 만족감 등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충남도청 등 각 기관이 지난 2013년 1월 수덕사 인근 내포신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포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일 내포신도시에서 점등탑을 점등한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처음으로 제등행렬도 펼치며 내포신도시에 대한 본격적인 포교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또한 내포신도시 내 종교부지를 확보해 유치원을 겸한 부처님도량을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템플스테이도 참가자들의 욕구와 눈높이에 맞춰 백제 미소의 길 걷기명상, 온천, 풍등날리기, 참선, 108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됨으로써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외부인에게 공개를 꺼리는 여느 선원과 달리 정혜사 능인선원의 수좌 스님들의 수행정진 현장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수덕사 템플스테이만의 큰 장점이다.

또한 홍성경찰서 등 인근 경찰서와 연계해 학교폭력 가해자와 가해자 주변인 등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템플스테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도 제공해주고 있다. 기업체 연수프로그램으로 참가했던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개인이나 가족, 지인들과 함께 다시 수덕사를 찾는 경우도 적지 않을 만큼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수덕사는 현대 미술계의 거장인 고암 이응로 화백과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 나혜석 작가의 예술혼이 담긴 수덕여관, 여류시인이자 비구니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일엽스님 등 문화 예술인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던 만큼 문화와 예술을 통한 포교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통사찰 최초로 사찰내에 미술관인 ‘선미술관’을 열어 지역 작가 초청 전시회를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보박물관인 근역성보관, 만공기념관 등을 운영하며 수덕사의 역사와 수행력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공간이 비좁은 성보박물관은 친환경적이면서도 운영비용은 줄일 수 있는 선진 기법을 도입해 추가로 공간을 확보한 뒤 보다 많은 성보를 참배객들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선미술관 바로 옆에는 차를 마시고 책도 읽으면서 휴식도 취할 수 있도록 북카페를 새롭게 조성하게 된다. 또한 최근 CF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국악인 송소희 양도 오랫동안 수덕사 홍보대사로 활약하며 수덕사를 알리고 있다.

전법단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수덕사 인근에는 논산 육군훈련소를 비롯해 괴산 학생중앙군사학교, 충주 중앙경찰학교, 아산 경찰교육원, 홍성교도소, 서산구치소 등 경찰과 군부대, 교정시설이 몰려 있는 만큼 스님과 포교사, 후원자가 함께 맞춤형 포교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포교사업의 일환으로 불자와 참배객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수덕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펼치고 있는 연등제작도 포교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웅전을 참배하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길마다 연등제작을 위한 임시 연등공예방을 조성한 뒤 참배객이라면 누구라도 무료로 연등과 컵등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덤으로 컵등을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 수덕사 참배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체험하는 필수코스가 됐다.

세계일화를 주창한 만공스님과 해외포교에 앞장섰던 숭산스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한국불교 세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유럽 내 한국식사찰인 헝가리 원광사의 주지 청안스님을 비롯해 숭산스님의 제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한국불교, 선불교를 알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천사에 비구 국제불교학교를 설립해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기틀을 다진다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수덕사 주지 지운스님이 (사)내포문화숲길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백제 미소의 길, 경허 깨달음의 길, 원효 깨달음의 길 등 명상길을 잇따라 조성해 자연파괴가 따르는 개발사업 대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면서 힐링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같은 다각적인 노력으로 초하루법회와 일요법회 때마다 200명 남짓 참여할 만큼 법회 참가자 수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신도층도 한층 젊어졌다. 불교대학에는 지역 각 기관장 등 지역 유지들이 몰리는 등 지역 내 수덕사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총림 주지에게 듣는다 / 수덕사 지운스님

   
 


 “시대 맞는 포교 전개하겠다”

“총림인 만큼 방장 스님을 잘 모시며 소통과 화합하며 원융산림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선지종찰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면서 현대에 맞는 새로운 포교사업도 전개하기 위해 수덕사 사부대중 모두가 정진 또 정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만난 덕숭총림 수덕사 주지 지운스님<사진>은 사찰 운영기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주지 지운스님은 총림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선지종찰로서의 위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림을 이루는 주요 수행기관인 염불원 개원을 추진할 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세계화를 위해 비구 스님을 위한 국제불교학교 설립도 추진한다. 또한 한국불교선학연구원의 성과를 계승하는 학술활동을 전개하고 어린이 중고등부 출가대안학교를 통해 출가 인적 자원을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절집에서는 수행이 제일 우선이겠지요. 수행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게 바로 주지 소임자의 제일 중요한 역할입니다. 선지종찰인 만큼 수행은 결코 소홀할 수 없는 일이며 선풍은 물론 승풍이 진작될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바라지할 것입니다.”

지운스님은 이같은 수행을 바탕으로 활발한 포교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충남도청을 비롯한 충남지역 주요 관광서가 수덕사에서 차량으로 20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만큼 포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한 도량정비는 물론 수림장인 탑림공원 조성, 친환경적인 박물관 이설, 사하촌 정비 등 수덕사 종합보존개발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만공스님의 선학원 설립정신을 잇기 위해 정혜사 문제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템플스테이와 불교대학, 일요법회, 사회복지, 신도조직 정비, 내포신도시 종교부지 확보, 인터넷, 내포문화숲길 조성 등을 통해 포교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재정적 어려움도 있지만 포교를 위한다면 대중 모두가 적극 협력하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포교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선학원 설립 정신 훼손돼선 안돼

수덕사와 선학원은 ‘한 뿌리’

왜색불교 아닌 선풍진작 위해

정혜사 등 사찰과 정재 시주

 

한 차례도 찾아 오지 않더니

법적 대응 운운은 어불성설 

   
지난 3월 덕숭총림 선학원대책위원회 스님 60여 명이 선학원을 방문했지만 선학원은 문을 막은 채 요구사항 수령 조차 거부했다.


정혜사에 대한 권리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지만 덕숭총림 수덕사와 재단법인 선학원은 한 뿌리를 가진 불가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스승 경허스님과 함께 한국 근대 불교 중흥조로 추앙받고 있는 수덕사 조실 만공스님이 토지를 출연해 재단법인 선학원 설립을 주도했고 초대 이사장 소임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특히 만공스님 등 당시 선지식은 왜색불교가 아닌 승풍 진작과 한국 전통선의 중흥, 수좌 외호, 수좌간의 상부상조 등을 목적으로 선학원을 설립했다. 막대한 자산이 소요되는 재단법인 설립과정에서 정혜사 등 많은 사찰과 스님들이 삼보정재를 출연했다. 특히 수덕사와 정혜사는 선학원 설립 시 전체 출연 토지 가운데 21.3%인 3만3781평을 희사했다. 이는 물가와 토지가격 상승 등 환경적 변화가 있긴 하지만 한국은행 화폐가치 계산프로그램에 따르면 약 10억9307만원이다.

만공스님이 3만평이 넘는 많은 토지를 출연했지만 이는 수덕사와 정혜사 명의의 토지가 아닌 스님 명의의 토지였다. 즉 만공스님은 정혜사를 선학원에 출연하지 않았던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선학원을 설립하면서 조선총독부의 허가를 받아 사찰 소유의 토지와 산림 등을 처분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수덕사에서 만난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은 선학원이 정혜사 권리문제와 법인법 제정문제로 수덕사는 물론 조계종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만공스님의 선학원 설립 정신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방장 설정스님은 “선학원은 승풍과 선풍을 진작하고 수좌를 지키고 공조하기 위해 만공스님 등 여러 선지식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단체”라며 “선학원의 설립 정신을 제대로 살리지도 못하고 선원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채, 잘 운영하고 있는 정혜사를 접수하려고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며 선학원 이사진을 질타했다.

설정스님은 이어 “선학원 이사진들은 정혜사가 자신들의 소유라고 주장하면서도 그동안 한차례도 이곳을 찾은 적이 없더니 이제 와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정혜사가 선학원 출연사찰 임에도 이사로 넣어주지 않고 정관에서 창립이사 명단까지 삭제하더니 갑자기 사찰까지 내놓으라는 건 이치에도 맞지 않다”고 피력했다.

설정스님은 탈종단화 하려는 선학원과 더불어 종단에 등록하지 않은 사설사암에 대해서도 “종단의 꿀만 빨아먹고 의무와 책임은 다하지 않고 있다가 조계종 승적까지 내팽겨치겠다는 것은 부처님과 시주의 은혜에 배은(背恩)하는 일”이라고 경책했다.

덕숭총림 선학원대책위원장 효성스님은 “지난 3월 선학원에 5대 요구사항을 전달하려 했지만 선학원은 건물 입구를 막은 채 요구사항 수령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각서를 쓰고 몇 분 안에 법당을 참배하고 나오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을 자행했다”면서 “만공선사께서 설립한 선학원의 설립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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