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 香氣/한시 한마당

臨終偈

초암 정만순 2022. 4. 24. 11:46

臨終偈

 

僧肇

 

 

 

四大元無主 (사대원무주)

사대는 원래 주인이 없고


五蘊本來空 (오온본래공)

오온은 본래 공한 것일 뿐


將頭臨白刃 (장두임백도)

칼날이 내 머리 내리치겠지만


恰似斬春風 (이사참춘풍)

봄바람을 베는 것과 같으리라.

 

 

구마라습의 수제자였던 승조법사는 벼슬을 맡아 달라는 왕명을 거역했다가 31세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유명한 임종게(臨終偈)를 남겼다.

사대와 오온은 사람의 육체와 정신이다.

내 몸뚱이가 주인이 없는 물건이라는 말이다.

마음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도 본래 아무것도 없는 것이란 말이다.

‘칼날이 내 목을 내리쳐도 봄바람을 베는 것에 불과하리라’고 한 이 말에서 생사를 초월한 공의 달인임이 느껴진다.

승조는 묘공(妙空)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것은 상대적 공이 아니라 절대적인 공이라고 주장하여 유(有)를 포함한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이치를 천명한 내용이다.

이렇게 공에 대하여 철저한 이론을 내세운 그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수보리처럼 해공제일(解空第一)이라 불리었다.

〈반야심경〉에서도 ‘오온개공(五蘊皆空)’을 설하여 일체의 상(相)을 부수고 있다.

‘사대가 공하고 오온이 공하다’는 것은 깨달음을 향하는 불교 수행의 중요한 관문이다.

공(空)을 통달해야 반야를 얻는다.


'古典 香氣 > 한시 한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揮霜刃斬春風  (0) 2022.04.24
三夢詞  (0) 2022.04.24
生也一片浮雲起  (0) 2022.04.24
남명매(南冥梅)   (0) 2019.02.25
草堂詠月  (0) 2019.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