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食 漫步/식객유랑

향토 음식의 맛 - 대구 동인동찜갈비

초암 정만순 2021. 12. 15. 11:08

향토 음식의 맛 - 

대구 동인동찜갈비

 

 

 

동인동찜갈비

 

1960년대 중반 현 동인동 골목일대에 술안주와 식사용으로 소갈비에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어 연탄불에 양재기로 찜을 해 요리하는 것이 점차 호응을 얻어 한집 두집 개업하고 확장하여 현재의 찜갈비 골목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동인동 찜갈비는 대구 특유의 매운맛이 살아있는 전통 음식이기도 하다.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이후 더욱 널리 알려지면서, 현재 전국 각지에서 동인동 찜갈비를 맛보기 위해 대구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갈비하면 일반적으로 간장 양념을 떠올리게 되는데, 동인동찜갈비의 특성은 고춧가루와 마늘을 이용하여 매콤 달콤한 붉은 양념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신선하게 자극한다.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맛과 마지막 남은 양념에 비벼먹는 밥맛이 일품이다.

동인동찜갈비만의 매력은 찜갈비를 담는 용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세련된 용기 대신 6,70년대에 쓰던 노란색 찌그러진 양은 그릇이 밥상 위에 올라오는데, 이는 먹는 재미와 동시에 구수한 고향냄새까지 느낄 수 있으며 빠른시간에 조리가 되어 신선도가 좋은 찜갈비로 내·외국인 모두에게 각광받고 있는 음식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마늘과 생강 범벅인 양념을 처음 본 외지인들은 지레 겁을 먹지만, 한번 맛본 사람들은 그 특유의 맛에 빠져들어 다시 찾게 되는 음식이다.

느끼하지 않고 칼칼하고 개운한 맛으로 현재 대구 맛의 명소로 자리 잡았으며 매출액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기부하여 「착한골목 1호」로 지정되었다.

 

1970년대부터 중구 동인동 주택가에서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푹 익힌 소갈비를 담아, 매운 고춧가루와 다진 마 늘을 주 양념으로 조리하면서 시작된 동인동찜갈비는 간장으로만 맛을 내는 갈비찜과는 판이하게 다른 요리로 대구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술안주로도 알맞으며, 식사 후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맛이 맵싸하고 화끈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 경기권의 갈비찜과는 달리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우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이다.

 

 대구의 대표적인 밥도둑인 '찜갈비'. 갈비찜과 '찜'이라는 단어 위치만 다르지만, 맛은 천지 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찜갈비는 갈비찜처럼 밤이나 대추·무·당근 대신, 양재기로 불리는 낡은 냄비에 고춧가루·마늘 등을 섞은 매콤한 양념이 대가 붙은 소갈비를 가득 뒤덮고 있다.

‘맵고 얼얼한 시뻘건 맛’으로, 양재기에 젓가락을 계속 가게 한다.

 

이름부터 특이한 찜갈비는 대구의 맛을 대표하는 음식답게 동인동에 '찜갈비 골목'이 형성돼 있다.

저마다 찜갈비의 ‘원조’를 주장하는 찜갈비 식당 10여곳이 모여 있다.

 

1960년대 등장…가정집 요리가 시초

찜갈비라는 음식이 처음 등장한 건 1960년대라는 설이 유력하다.

식당이 아니라 대구 동인동 가정집에서 요리해 먹은 게 출발점이다.

 

찜갈비 식당의 태동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961년 5·16 군사정변 직전 군인이던 박 전 대통령은 동인동 한 가정집에서 찜갈비를 맛봤다고 한다.

화끈하고 맵고 달콤한 맛에 매료된 그는 "이 맛이면 내다 팔아도 되겠다"고 했단다.

몇 년 뒤 집 주인은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해 찜갈비를 팔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집 두 집 찜갈비 식당이 더 생겨났고 80년대 동인동 도로가 넓어지면서 주차장을 갖춘 지금 형태의 찜갈비 골목이 형성됐다.

 

 

갈비찜이다 VS 찜갈비다 '촌극' 

 

찜갈비 골목이 막 형성되기 시작한 70년대만 해도 이름을 놓고 촌극이 벌어지곤 했다.

갈비찜이 맞는지 찜갈비가 맞는지를 두고서다.

 

특히 간판집 주인들이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당연히 갈비찜이라고 생각하고 '00 갈비찜'이라는 간판을 제작하면 동인동에서 개업하는 식당 주인이 전화를 걸어와 '00 찜갈비'로 고쳐달라고 해서다.

찜갈비 식당을 찾은 손님 중에도 “갈비찜, 찜갈비를 구분해 적으라”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찜갈비는 화끈한 매운 양념이 무기다.

고춧가루만 범벅하면 안 되나 싶을만큼 보기엔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전국 어디에 가도 대구 찜갈비 골목의 그 독특한 화끈한 맛은 찾아볼 수 없다.

 

 "뚝배기보단 장맛"

사실 찜갈비는 “얼핏 보기엔 먹음직스럽진 못하다”는 핀잔도 듣는다.

낡은 냄비, 즉 양재기에 고기를 그냥 '툭'하고 담아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찜갈비 골목 전성기엔 상처투성이 양재기를 연구하기 위해 전국 식당 주인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 사 가기도 했다.

대구 토박이자 문화해설사인 백혜영(63)씨는 "대구에서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열리던 2011년 대구시청에서 "깨끗한 그릇을 사용하자"며 찜갈비 골목에 스테인리스 냄비를 나눠줬다.

그렇지만, '본연의 맛'이 안 난다며 결국 금세 찌그러진 양재기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땀 뚝뚝 떨어져도…젓가락 못 멈춰 

찜갈비를 받아 맛의 비밀이라는 마늘이 얼마나 들어갔나 봤더니 찜갈비 1인분에 20여쪽은 들어가 있어 보였다.

마늘의 매콤함 때문인지 땀이 뚝뚝 떨어지는 데도 자꾸 젓가락이 갔다.

비밀의 공간인 주방에 들어가니 매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요리하는 것을 엿보니 갈비를 오랜 시간 간장에 조려 부드럽게 쪄뒀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고춧가루와 마늘, 후추 등을 넣고 10여분간 다시 쪘다.

찌는 음식이니 '찜'갈비라는 이름이 생긴 듯했다.

 

양재기를 사용한 이유도 주방에서 알 수 있었다.

빠르게 갈비 안까지 매운 양념을 배게 하기 위한 필수 도구였다.

불에 양재기를 자꾸 올려 끓이고 오래 사용하다 보니 찌그러진 양재기가 생겨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