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 遺跡 /정자 누각 원림

정자 찿아 가는 길 - 문경 주암정

초암 정만순 2021. 5. 22. 10:03

정자 찿아 가는 길 - 문경 주암정

 

 

 

♥ 바위로 지은 배가 떠 있는 풍경

 

문경 금천에는 "석문구곡"이 있고 그 중 제2곡이 주암정(舟庵亭) 이다.

빼어난 자연 경관에 이름을 달아놓은 구곡은 팔경(八景)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이치 속에서 삶의 도리를 찾았던 선비들의 유가적 전통을 드러낸다.

주암정이 있는 웅창 마을 이라는 지명은 조선 시대 백성들에게 거둬들인 양곡을 보관하는 곰처럼 큰 창고가 있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라 전해지고 있다.

 

주암정(舟巖亭)은 경상북도 문경시(聞慶市) 산북면(山北面) 서중리(書中里) 44-4번지에 있는 정자다

 

현종(顯宗) 때의 생원인 주암 채익하(舟巖 蔡翊夏,1573-1615)가 세웠다.

마을의 동남쪽을 흐르는 금천 변에 배의 형상을 한 바위 위에 정자를 짓고 이름을 주암(舟巖)이라 하였다.

채익하(1633~1676)는 인천채씨(仁川蔡氏)이며 조선 전기의 문신인 나재 채수(懶齋 蔡壽)의 6세손이다.

주암의 9대손이 쓴 주암정기(舟巖亭記)가 전한다.

 

주암정(舟庵亭)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1칸 반 규모의 아담한 팔작지붕 기와집으로, 평면은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에 온돌방 1칸씩을 둔 중당협실형이다

대청의 전면에는 4분합 들문을 설치하여 마루와 방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마루방을 이루게 하였다. 

또한 전면으로 반 칸 크기의 툇간을 두었고 툇간의 전면에는 평난간을 설치하였으며, 가구는 오량가이며 겹처마이며 전면 기둥의 상부에는 초익공으로 장식하였다.

 

지금의 정자는 500년 전 조상을 기리기 위해 인천 채씨 문중에서 해방 한 해 전인 1944년에 댜시 세웠다

본래 금천의 물가에 있었던 것인데, 물길이 달라지면서 천변에 물을 가둬 연못을 조성했다.

 

주암정은 ‘배 주(舟)’자에 ‘바위 암(巖)’자를 쓰는데 이름처럼 배 모양의 바위 위에 지어놓은 정자다.

물 위의 바위가 영락없는 배의 형상이니 선실같이 세워진 아름다운 정자는 너무나 잘 어울린디

 

 

비록 지금의 정자가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정자 앞에 서면 500년 전 바위배에서 풍류를 즐기며 격물치지수신제가 하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옛날에는 금천 이라는 강이 배 모양의 주암정 바로 앞을 지나고 있어 마치 흐르는 강물 위에 떠 있는 모양의 정자였다

어느 해 큰 홍수로 인해 물길이 멀어져 정자 앞에는 모래가 쌓이게 되어 더 이상은 물 위에 떠 있는 배 모양의 정자가 아닌 육지에 정박한 듯한 정자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제법 큰 규모의 연못이 생겨나 예전처럼 물위에 떠있는 정자로 제 모습을 찾고 연못 안에는 연꽃이, 정자의 앞뜰에는 능소화가 탐스럽게 피고 연못 주위에는 산수유가 곱게 피어나서, 지역의 예술인들이 찾아와 작은 음악회도 하고 전시회도 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는다

문경의 숨은 명소가 되기까지 10대손인 채문식옹의 주암정(舟庵亭)을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지금의 모습이 이루어 졌다고 한다.

 

 

정자앞 큰바위로 건널수 있는 자연석 돌다리인 승선교도 멋스럽다.

 

 

주암정(舟庵亭)의 입구로서 여름이면 능소화가 만발하여 아름다운 곳인데 아직 꽃을 매달지 않았네

 

 

 연지 너머로 보이는 주위 풍광도 너무 평온하고 아릅답다

연꽃이 피면 그야말로 향기가 천지를 진동할 듯 하다

 

 

마루방에 올려져있는 주암정(舟庵亭)의 내력을 알려주는 주암정기(舟庵亭記) 편액

 

 

주암정(舟庵亭) 기둥에는 주련이 걸려있는데 1944년 건립한 후 어느 문인이 행초서체로 쓴 주련이다

 

舟巖萬古泛錦川 (주암만고범금천)     

주암은 금천 가에 만고토록 떠 있고

絶壁?松倒立奇 (절벽횡송도입기)      

소나무는 절벽에 넘어질 듯 매달렸네

顯祖醉月遊常處 (현조취월유상처)     

그 선조가 달에 취해 노닐던 자리에

賢孫羹墻築小亭 (현손랑장축소정)     

어진 후손이 사모해서 정자를 세웠네

柳岸樓花娟春輝 (유안루화연춘휘)     

버들 언덕에 깃든 꽃은 봄빛에 아리땁고

煙霞依然包削壁 (연하의연포삭벽)     

연하는 변함없이 깍은 벼랑을 안고 있네

 

 

 

 

◆ 사진첩